지난 두 번의 '민중총궐기'가 있었으나 민중의 호응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8만명, 4만명 나온것은 적은 숫자가 아니지만 예전의 시위들을 보노라면 적다면 적은 숫자이고, 민중들을 그리 설득한 것 같지도 않다. 그래도 이런 외침의 빈도와 크기가 더해진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그래서인지 회사에서 내 노동의 근원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책도 많아졌다. <사축일기>가 나올때만 해도 그냥 회사 환멸기 하나 더 나왔겠거니 했는데 그간 나온 관련서들을 톺아보니 리스트가 심상찮음(?)을 감지했다. <사표의 이유>또한 본인이 '사축'임을 인지하고 더 '건강하게' 노동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의 글을 모은 것이라 본다. (고.. 본인은 생각했으나. 저자분히 친히 의견을 남겨주셨다! 노동이 싫어 박차고 나온 사람들의 글을 모았다기보다는 좀 더 진중하게 그런 사례의 '목소리'를 담아낸 것이라고 말이다. 독자 입장이지만 타당한 저자의 지적은 늘 도움이 된다.)
그래서 직종을 좀 더 파고든 책도 몇 나왔다. 출판노동자와 이른바 '비정규교수'로 불리는 시간강사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다룬 책 말이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와 <출판, 노동, 목소리>는 관련직종이 아니라도 일반 노동 현장의 현실을 실증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책이다. 여기에 아예 데이터까지 들이댄 <비정규 사회>라는 책도 있으니 말해 뭐하나.
알랭 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을 따지지까진 못하더라도 우리가 일과 노동을 하면서도 왜 즐겁지 못한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왜 이런 시간을 견디고 있는가>, <왜 우리는 행복을 일에서 찾고, 일을 하며 병들어갈까>,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라는 책들로 갈음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제목만 봐도 대충 사이즈 나오는 책들이다.
노동해서 힘들고 지치는 이유를 알았으니 좀 더 철학적으로 들어가볼 분들은 위의 책을 선택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노동에 대한 새로운 철학>, <노동>은 봤지만 <그림자 노동>의 실물은 아직 접하지 못했다. 이반 일리치의 선집으로 나온만큼 일단 믿고 봐도 될 듯 하다.
지금 하는 노농에서 해방되거나 자유를 찾을 용기가 부족하다면, 혹은 지금의 생활을 쉬이 바꿀 수 없다면. 버티는쪽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회사에서 버티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들도 많이 출간 돼 있다. 작년 이맘 즈음에는 신입사원들이 직장에서 살아남는 유형의 책들이 많이 출간 된 바 있는데 올해는 유형이 조금 달라졌다. 에이 나는 이런거 저런거 다 모르겠다. 피곤하다. 하는 분들은 <미생>,<송곳> 이라도 보면 적어도 본인이 어떤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지는 자각하지 않을까 싶다. 원래는 좀 더 알찬 구성의 도서목록이었는데 몇 권을 까먹었다. 추후 보강할 수 있으면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