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한쪽에서는 물이 모자라 몸과 마음이 모두 타들어가고 있는데 말이다. 교과서 문제,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서는 분명 중요한 일인 건 맞다. 하지만 그 방향과 시기가 적어도 지금은 옳다고 보기는 힘들다. 아무래도 이런 책들이 작년부터 나온 의미가 다 나름대로 있었나보다.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를 유시민 저자의 시각으로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저자도 이 책을 쓰며 자잘한 오류가 발견돼 정오표를 다는 촌극을 벌였다고 고백했다. (한 저자의 책이 이럴진데, 교과서는 하물며 어떨지 감이 오는가?)

앞서 먼저 띄운 <대한민국은 왜?>는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학부 교수가 쓴 책이다. 본격 역사서는 아니지만 한국 근대사 아래 대한민국의 주류 세력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에 대한 역사를 다룬 책이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소재의 책인데, 대한민국을 주도해온 친일-친미-반공-성장 세력의 본질을 밝힌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 '기독교' 까지 더해진 연구가 있다면 더욱 금상첨화일 것. 김동춘 교수의 글은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으로 처음 접한 바 있는데, 시간 있으신 분들은 이 책도 꼭 일독해 보길 권한다.

 

 

 

 

 

 

 

 

 

 

 

 

 

 

얼마 전 박세길씨가 쓴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개정판이 나왔다. 80년대와 90년대 초반 대학생이라면 교양으로 읽고 넘어가야 할 책이라고 소개받은 적이 있다. 그간 책이 낡아서 마음이 쓰였는데 판갈이를 해 다시 나와서 반가운 책이다. 다만, 북한 관련 서술은 군데군데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색다른 시각으로 한국 현대사를 볼 수 있는 괜찮은 책임에는 틀림없다.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올해의 '현대사' 책이다. 한국 현대사 분야의 거두인 서중석 교수와 프레시안 김덕련 교수가 함께한 코너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전체 주제는 1945년 해방 공간에서부터 1987년 6월항쟁까지를 다루고 있고 먼저 나온 두 권은 1차분으로 발간한 것이다. 일단은 한국전쟁까지를 다루고 있다. 구어체로 문장을 풀어놓고 있어 가독성도 좋다. 총 10권 완간이라는데 언제 다 나올지 벌써부터 현기증이 날 판.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는 언론인 출신의 임기상씨가 진행한 역사관련 방송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위에 소개한 책들보다 좀 더 읽기 편하지만 결코 내용이 가볍다거나 팩트의 밀도가 떨어지는 책은 아니다. 그동안 의문을 가졌던 자잘한 한국 현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낸다.

 

 

 

 

 

 

 

 

 

 

 

 

 

 

 

마지막은 '현대사'와 관련해 읽기 쉽게 쓴 역사비평서들을 골랐다. <한국 현대사의 민낯>은 평전으로 유명한 김삼웅씨와 출판인 장동석씨가 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한국 현대사'다. 한홍구의 <역사와 책임>은 한국 현대사를 통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의 세월호 문제를 시작으로 오욕의 한국 현대사를 마주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려준다. <역사 교육으로 읽는 한국현대사>는 이번 포스트를 준비하다 알게 된 책이다. 현 시점에 가장 알맞은 제목과 내용의 책이 아닌가 싶어 골랐다. 위에 열거한 책들만 봐도 어느정도 한국 현대사에 대한 감을 잠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꼭 교과서에 나오는 역사만이 정설은 아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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