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막시즘의 선구자 김수행 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73세. 한국인의 높아진 기대수명과 의료현실을 감안해보면 세상을 떠나기에 조금은 일렀던 그와의 이별이 못내 아쉽다. 1980년대말~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에게 김수행 교수의 존재는 거의 절대적이었으리라고 짐작된다. 지금도 비봉출판사에서 출판하고 있는 <자본론> 번역이 이를 반증하는 역사의 증거다. 사실 나도 <자본론>을 한국 최초로 '완역'해낸 공이 있는 학자로만 알고 있었고, 그의 다른 저작들을 감히 읽어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돌베개에서 마침 벙커1에서 강의한 강의록을 추린 <자본론 공부>라는 책을 펴냈고, <자본론>을 해설하는 그 어떤 책보다 한국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쓴 '자본' 해설서였다. 맑스가 '자본'을 완성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듯, '자본'을 기초로 현대사회의 작동원리를 정리하는 원대한 프로젝트를 채 끝마치지 못하고 떠났다. 이제 그를 이어 그 숙제를 풀 후학들의 역할을 기대할 수 밖에 없겠다. 사진을 고르다가 어떤걸 올릴까 고민을 좀 했다. 저 사진은 한창 <자본론>을 완역했을 때 즈음 사진이라고 한다. 그가 학자로서 가장 총기넘칠때의 사진이라 괜시리 올리고 싶었다. 외로운 학자로만 비쳐진 김수행 교수 떠나는 길에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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