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관해 외부의 시선으로 쓴 책 중 단연 으뜸은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이다. 이제껏 여러가지 번역이 있었지만 을유문화사판의 거의 정본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번에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달의 이면>은 일본에 관해 썼던 여러가지 형태의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2011년에 출간됐다. 책의 장정은 한병철의 <피로사회>나 <투명사회> 시리즈 크기와 똑같다. <음모론의 시대>도 같은 크기로 나왔는데 비슷한 유형의 비슷한 분량의 책들은 모두 이 크기로 당분간 나올성싶다. (가벼운 인문학이 대세이기에..) 제목인 '달의 이면'만큼 우리가 일본에 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서양적인 관점을 많이 엿 볼 수 있다.

 더 읽어 볼 책으로는 단연 <일본의 재구성>이 떠오른다. 창비에서 나온 <일본 이야기>나 개번 매코맥의 <일본, 허울뿐인 풍요>도 외부적 시선으로 '달의 이면'을 본 책들이라고 할 수 있다. (허나 개번 매코맥의 책은 양서임에도 불구 나온지 오래돼 알라딘에 이미지 등록이 안되었다!) 일본에서 자민당이 또 다시 압승을 거둠으로써 아베의 우경화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일본 국민들은 아베의 길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개개인이 힘들대로 힘든 사회이기 때문에 그들이 가는길에 침묵으로서 '지지'하지는 않지만 '동의'는 하고있는 모양새다. 며칠 후면 민비가 시해됐던 을미사변 120년만에 다시 을미년이 돌아온다. 또 다시 역사의 불운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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