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요아힘 모겐소. (독어로는 모르겐타우가 맞다.) 독일 코부르크 출신의 국제정치학자다. 나치의 박해를 피해 스페인 마드리드로 넘어갔지만 여의치 않자 미국으로 망명해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학문을 이어갔다. 내가 모겐소의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아마 대학 1학년 교양강의 시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현대정치인가 국제정치인가하는 과목을 들었는데, 1차대전 이후 국제정치의 '판'을 이해 하는데 모겐소가 중요시 됐던 걸로...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여튼 지금의 국제정치의 판도를 이해함에 있어 빠질 수 없었던 저서가 바로 <국가 간의 정치>였다. 그런 <국가 간의 정치>가 출간 70년만에 제대로 된 번역본이 나왔다. (너무 늦었다.) 사실 전공자들은 원서로 다 접해봤을 책이기에 더 이상의 설명도 진부할 것이다. 나도 직접 읽어본 책은 아니기에 이 책의 핵심적인 설명을 덧붙여 놓는다.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유럽사회는 인간을 이성적 주체로 파악하는 유토피아적 정치관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을 통해 인간과 국가는 이성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권력에 대한 욕망, 타인이나 타국을 지배하고 착취하려는 본성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나며 이런 유토피아적 사고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홉스나 마키아벨리가 주장했던 ‘힘의 정치’, ‘권력 정치’ 같은 철학적 사조가 미국을 중심으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한스 모겐소가 바로 그 대표적인 정치학자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현실주의라는 현대적 의미의 국제정치 인식체계를 제시하며 이후 미국의 국제정치학이 글로벌 차원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기를 확고히 했다. 전후 미국의 외교정책은 국가 간의 관계를 권력정치, 현상유지, 동맹, 세력균형 등의 현실주의 개념을 통해 인식한 그의 철학을 바탕으로 설계되었고 지금까지도 그 근간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
독일 만하임 출신의 또 다른 국제정치 학자 헨리 모겐소와 착오가 없길 바란다. 2차세계대전 중 '모겐소 계획'을 입안한 사람은 헨리 모겐소다. 이 책의 저자인 한스 모겐소와는 관련이 없다. 출생시기가 13년차이라 동시대에 미국에서 함께 활동한 공통점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