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바리 부인>이 펭귄판으로 나왔다. 근데 표지가 이상하다. 거무튀튀한 표지에서 산뜻한 오렌지색으로 변신했다! 이번만 그런건지 쭉 이어지는건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1권부터 이 표지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는데 뭐 이제라도 산뜻해지면 좋겠다. 작품이야 플로베르의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더 말할 필요 없을 것 같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파이브 데이즈>도 나왔다. <빅픽처>이후 번역이 계속 돼고 있긴 한데 반응은 그때만 못하다. 일본문학에서도 거물들의 신작이 속속 등장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식에 이어 요시다 슈이치의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가 나온다. 언제 나올지는 아직 미정~!
백민석의 소설집 <혀끝의 남자>가 나왔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미디어나 블로그 등에서 반응이 좋은 것 같아 한 번 보고싶다. <선량한 시민>은 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다. 작가는 김선진이며 40대 주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추리소설이다. <해마도시>는 200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 김휘의 새 소설이다.
일본문학에서는 <오싱>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올려둔다. 어려서부터 80에 이르기까지 한 여인의 인생을 소설로 다룬 것이라고 하는데, 1984년 초판이 나온 이후로 지금까지도 쭈욱 팔리고 있는 초스테디셀러라고. 드라마화도 되고 외국에도 많이 번역된 작품이라고 하니 작품성은 확실한 모양이다.
<백일홍 나무 아래>는 김전일의 할아버지로 등장하는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다. 일본 장르물 좋아하면 이 시리즈는 무조건 읽어야 한다. 김전일을 좋아해도 마찬가지. <11월의 고양이>는 독일작가 미리암 프레슬러의 소설이다. 11월에 버려진 고양이와 한 소녀가 펼쳐나가는 성장스토리다. 우리 집 밖 11월의 고양이들은 시끄럽기만 한데.. <파리인간>은 간만의 북유럽 문학이다. 노르웨이 작가인 한스 올라브 랄룸의 소설인데, 역자가 저자를 직접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실제 노르웨이에서 강사로 있는 분이 번역했으니, 중역이 아닌 원전 번역인 듯 하다. 북유럽 문학 원전 번역은 흔치 않을텐데 일단 번역의 희소성이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평론쪽에서 괜찮은 책 세 권이 함께 나와 묶어본다. 문학동네에서는 2008년 등단한 권희철의 <당신의 얼굴이 되어라>, 민음사에서는 2007년 등단한 백지은의 <독자시점>, 21세기북스에서는 2006년 등단한 박수현의 첫 평론집이 나왔다. 특히 백지은의 <독자시점>은 정말 오랜만에 나온 민음의 평론집이라 더 반갑다. 앞으로도 계속 낼 모양이다.
시집에서는 고은 시인의 <무제 시편>이 묵직하게 자리를 잡고 있고, 한강의 첫 시집인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잘 모르는 시인 이향의 <희다>라는 시집도 나와있다. 소설가도 잘 모르는판에 시인쪽은 내게 더 버겁다. 시를 많이 읽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정말 와닿는 시는 단 한줄이라도 마음을 울리더라. 그게 시의 힘 아닌가?
인문학으로 넘어와보면, 이 주에는 무겁고 재미없어보이는 책들이 많이 나와있다. 그래도 스티븐 트롬블리의 <인문학 지도>는 그 무게가 덜하다. 생각의 거인들이 펼치는 지식의 향연이라고 하는데, 어찌보면 이 책에 나온 인물의 지식총량을 합쳐본다면 가장 무거운 책은 이 책을 수도 있겠다 싶다. <자살론>은 솔직히 별 기대도 안한 책이다. 서점에서 책을 직접 보고 몇 장 읽어봤는데 자살을 한국적 관점으로 매우 신선(?)하게 풀어썼다. 다른 자살 관련서를 탐독하지 못해서 어떤 논지가 이미 나왔는지는 자세하게 말할 수 없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책인건 맞다. <현대 중국 지식인 지도>는 신좌파, 자유주의, 신유가의 틀로 현대 중국인의 지식인 계보를 짜본것이다. 진짜 계보적 도표들도 많이 나와있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시미즈 이쿠타로의 <교양인의 독서생활>의 원서가 나온것은 1972년이다. 허나 그 논의점은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유효하게 느껴질만한 것들이 많다. 인문학과 책을 비판하는 대목에서는 무릎을 탁 칠 만큼 강한 동의를 하게 된다.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칸트와 독일관념론의 자아의식 이론>이라는 거창한 책은 독일 관념론철학자인 칸트의 한 이론을 분석한 책이다. 물론 전공자 아니면 거의 아무도 보지 않을 책. 칸트에 관해 이런 책이 나왔다는 것 정도만 알아두자. <중국 도시 이야기 고찰명>은 5천년 중화문명을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로 고(顧) 찰(察) 명(明)을 제시한다. 거창한거 없이 그냥 중국의 도시사라고 보면 되겠다. 책이름 잘못 지었다. 괜히 어렵네.

현재는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김용민의 한국 기독교 비판서 <맨 얼굴의 예수>가 나왔다. 점점 왜곡되는 한국의 기독교 현실을 보며 언젠가 꼭 이런 책을 쓰겠노라고 말했었는데, 꽤 빨리나왔다. 꼼꼼하게 성경구절을 인용했다. 같이 짠 것도 아닐텐데 신학자 박영돈의 <일그러진 한국 교회의 얼굴>도 함께 나와있다. 성경이 비추는 이상과 한국교회의 현실을 비교하면서 이건 아니다! 라고 말하는 용감한 책이다. 종교관련 책으로 <종교 속의 철학, 철학 속의 종교>도 주목 할 만 하다. 거의 나오지 않는 종교철학에 관한 귀중한 책이 될 것 같다.
앞서 중국 도시사에 관한 책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유럽 도시사에 관한 책이다. <도시로 보는 유럽통합사>는 유럽합중국의 원대한 이상을 꿈꾸는 유럽의 중추적인 도시에 관한 역사다. 물론 정치사회적 맥락을 고려했음은 당연지사. <레닌 평전 4>는 3권으로 끝난 줄 알았던 레닌 평전의 진짜 마지막 권이다. 로버스 서비스의 <레닌>과 함께 봐야할 책. <유라시아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아픈역사 150년>은 한 많은 중앙아시아의 고려인에 대한 역사다. 진짜 이런게 흑역사가 아니고 무엇인겠나. 해외에서의 아픈 우리역사도 한번 쯤은 되돌아 보자.
<민간이 사찰과 그의 주인>은 지난 정권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이 행한 불법적 민간인 사찰에 관한 추적기다. 지난 전두환 관련서를 냈던 북콤마이기에 한번 믿고 볼란다. <현대 인도 저항운동사>는 가려져서 하마터면 발견을 못할 뻔 한 책이다. 현재 인도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회운동들을 다루고 있고 여기서 진보쪽 사람들이 배워할 점도 한번 찾아봐야 할 듯 싶다. <이 세상이 백 명이 놀러 온 캠핑장이라면>은 마르크스주의자인 제러드 앨런 코헨의 사회주의적 우화다. 정치적 이념에 앞서 '평등한 공동체 정신'이 요지가 되는 책이다. 번역은 <공화국을 위하여>를 쓴 조승래 교수가 맡았다.
<왜 오스트리아 모델인가>는 오스트리아에서 학위를 하고 한국에서 장관까지 지낸 안병영씨의 책이다.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오스트리아 모델을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사실 그렇게 실증적인 책은 아니고 오스트리아 현대정치사 정도로 볼 수 있겠다. 꽤 재밌는 책이 될 것 같다. <식수혁명>은 마실물을 직접적으로 끌고 나온 책이다. 물부족 물부족 하지만 진짜 부족한건 이 마실물이다. 울리히 벡의 <자기만의 신>은 점점 내면화 되가는 종교에 대해 이제 과거의 규율화된 종교적 정체성을 수정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사회경제 민주주의의 경제학>은 주류경제학과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기반으로 한 경제학을 뛰어넘는 제3의 경제학을 지향한다고 하는데.. 뭐 어쩌려는 건지 모를일이다. 실물을 보고 마음에 들어 체크해놓긴 했으나 버거울 듯 싶다.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는 당대 최고의 구루들을 모시고 아앞으로 오년이 어찌됐겠냐는 썰을 풀어본거다. <라이프 트렌드 2014 그녀의 작은 사치>는 읽어놔서 나쁠 것 없을 책이다. 트랜드를 알고 세상에 대처할 수 있으니까.
<물리학 오디세이>는 빅맹에서 힉스입자까지 물리학의 역사를 짚어 본 책이란다. 힉스입자가 화두가 된 2013년 물리학이었던 만큼 알아두면 좋을 책. <소스필드>는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미스터리에 관한 과학적 책이다. 비주류였던 과학지식들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보겠다는 아리송한 책. <소리로 읽는 세상>은 그것이알고싶다에 자주 등장하는 숭실대 배명진 교수의 책이다. 개에 관한한 이웅종 소장을 찾아가고 소리에 관한한 한국에서 이분을 찾아가라.
예술분야에서는 <한국의 디자인>과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찍지 못한 순간에 관하여> 이렇게 세 권만 걸렸다. 특히 중간에 있는 책이 마음에 들었는데, 폐기된 옛 발전소를 멋진 예술장소로 탈바꿈시킨 아이디어와 컨텐츠가 매우 본받을만 하다.


에세이쪽에서는 시오노 나나미의 <생각의 궤적>과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인 <포트레이트 인 재즈>, 곽재구의 <길귀신의 노래>가 추천할 만 하다. 세 권 다 출판계에서는 거물급이라 에세이 대전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