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에는 한국소설을 첫머리에 띄우고 싶다. <마당깊은 집>의 작가 김원일이 아주 오랜만에 소설을 냈다. <아들의 아버지>라는 제목으로 냈는데, 왠지 뚜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이 생각난다. 김주영의 대하소설 <객주>가 10권을 마지막으로 완간됐다. 지난한 세월이었는데 마무리가 지어지긴 했다. <조의 두번째 지도>는 신진작가군에 속하는 한수영의 소설이다. 2004년에 등단한 작가니 채 10년이 안 된 작가다.

 

 

 

 

 

 

 

 

 

 

 

 

 

 

영미권에서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파운데이션>이 단연 넘버원이다. 그간 제대로 된, 완역된 판본이 없다시피 한 걸로 아는데 이번에 아예 세트로 나와주셨다. 장르문학에 지속적인 공을 들이고 있는 황금가지가 출판을 맡았고 <죽음의 한가운데>라는 소설도 밀리언셀러클럽에 추가했다. 미국작가 에드 멕베인의 '87분서' 시리즈인 <조각맞추기>가 나왔다. 아직 미출간 상태인데 <킹의 몸값>이후로 번역되는 것 같다.

 

 

 

 

 

 

 

 

 

 

 

 

 

 

일본문학은 요네자와 호노부라는 작가의 고등학교 고전부를 다룬 두 권짜리 책이 주목할 만 하다. 이전까지 이 작가의 이름은 모르고 있었지만 국내에 꽤 소개가 됐다. 이번에 번역된 작품은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와 <빙과>인데 소설로는 참 일본다운 소재라고 생각한다. 혼자 외롭게 있는 <제거명령>은 빈스 플린의 장르소설인데 9.11 이후 CIA요원의 눈으로 정치적 혼돈을 풀어낸 소설이라고 한다. 내 구미에 당기는 소설이다.

 

 

 

 

 

 

 

 

 

 

 

 

 

 

그 외 나라 소설들로는 독일 작가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새 소설 <지옥 계곡>과 프랑스 작가 미셸리오의 <불확정성의 원리>, 그리고 이란 작가인 파리누쉬 시니이의 <나의 몫>이 눈에띈다. 이란에서 판금된 소설은 타 언어권에서는 수상감인 모양이다. 헤다야트의 소설도 그랬고.. 이 소설도 그렇다.

 

 

 

 

 

 

 

 

이 주에 나온 고전으로는 최민순 신부가 옮긴 <단테의 신곡>과 문학동네에서 나온 아베 고보의 <불타버린 지도>,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레일라 아브렐라의 <번역사>,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미셸 오스트의 <밤의 노예>, 펭귄클래식에서 나온 톨스토이의 <유년시설 소년시절 청년시절>이 있다. <단테의 신곡> 역자인 최민순 신부는 1975년 선종한 걸로 나와있는데 그럼 이 번역은 대체 몇해나 묵은 번역을 다시 내는건지 모르겠다.

 

 

 

 

 

 

 

 

 

 

 

 

 

바로 인문으로 넘어오면 <기원과 혁명>은 고고학의 권위자 클라이브 겜블이 쓴 고고학 관련서다.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는 일본의 철학자 오가와 히토시의 '고전 해제집'이다. 우리가 어렵게 느끼는 고전 48선을 정해 교양수준에서 풀어준다. <법의 한계>는 어려운 법을 일반인이 그나마 읽기 쉽게 만든다고 만든 책이란다. 근데 이미 목차부터 질려버리는건 왜일까. 그래도 법이 궁금한 나로서는 한번 들춰보고 싶은 책.

 

 

 

 

 

 

 

 

 

 

 

 

 

 

 

한글날을 맞아 역시 한글에 대한 책이 나왔다. <훈민정음>이 올해는 그 대표주자를 맡을 셈인가 보다. 지은이는 훈민정음의 연구 권위자 서울대 김주원 교수다. 근데 이 시리즈는 왜 서울대 교원들만 다루는지 알 수 없다. 한글에 관한 책이 나온김에 골라본 <100명중 98명이 틀리는 한글 맞춤법>도 골라봤다. 우리가 흔히 틀리는 용례들을 기억하기 쉽게 짚었다. <부산은 넓다>는 흔한 지역 여행기가 아니라 부산을 인문학적으로 꼼꼼히 다녀본 인문답사기다.

 

 

 

 

 

 

 

 

 

 

 

 

 

 

심리쪽에서는 대니얼 데닛의 <의식의 수수께끼를 풀다>라는 대작이 번역됐다. 대단한 사람이다 마음의 수수께끼를 풀다니. 의식은 곧 마음이 아니던가? 다른가? <고삐풀린 뇌>와 <디퓨징>도 볼 만 한데 특히 <고삐풀린 뇌>는 욕망을 '쾌감회로'라는 신경학적 연구로 알기 쉽게 풀었다고 한다. 관심이 가는 책이다.

 

 

 

 

 

 

 

 

 

 

 

 

 

 

역사분야에서는 후지와라 아키라의 <일본군사사: 하편>이 나왔다. 상편이 나왔을 때 하편이 못나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책인데 나와줘서 반갑다. <진시황 강의>는 <한무제 강의>와 <항우 강의>로 소개 된 바 있는 왕리췬의 책이다. 중국에서는 국보급 학자로 불린다 하니 믿고 보는 시리즈에 추가해도 되겠다. <예교주의>는 다소 어려워 보이는 책인데, 17-18세기 중국 지식인의 윤리와 학문을 다룬 책이다. 그 중심에 '유가 예교주의'가 있었고 그것이 당대 지식인들의 사상적 경향이었음을 쭈욱 따라간다. 아 어렵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분석한 <지배와 비지배>가 나왔다. 저자는 공화주의 연구와 마키아벨리 관련 연구자로 알려진 곽준혁 교수다. 저자의 몇 편의 논문과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아직 군주론을 못 읽은 김에 이 책과 함께 읽어야 할 듯 하다. <교실 카스트>는 10대들의 '교실 내 계급'에 관한 책이다. 이미 한국에서도 '노스페이스' 점퍼 때문에 사회적 문제로 나타난 '교실 내 계급' 문제를 한번 짚어보자. <나를 빌려드립니다>는 사생활을 사고파는 아웃소싱 자본주의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알고보니 <감정노동>의 저자 앨리 혹실드였다. 

 

 

 

 

 

 

 

 

 

 

 

 

 

 

<그들은 왜 신발 대신 휴대전화를 선택했는가>는 세계은행 컨설턴트 여한구가 지은 책이다. 개발도상국이었던 국가들이 어떻게 이제 세계경제에서 일익을 담당하게 됐는지 그 뒷이야기를 밝힌다. <역사 교육으로 읽는 한국현대사>는 전교조 활동하다 퇴직한 김한종씨가 지은 한국현대사에 관한 책이다. 교학사 쓰레기 역사교과서로 시끄러운 지금 요런 책 한 권 읽어주는 건 어떨지. <세계화: 사회이론과 전 지구적 문화>는 다소 학술적인 책이다. 사회학자 롤런드 로버트슨이 쓴 이 책은 세계화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저자의 내공이 돋보이는 책이다.

 

 

 

 

 

 

 

 

 

 

 

 

 

 

경제분야에서는 글로벌 슈퍼리치의 삶을 파헤친 <플루토 크라트>, 기업의 횡포와 정경유착을 다룬 크리스 헤지스의 <파멸의 시대 저항의 시대>가 돋보인다. 곁가지로 <북유럽 자본주의 형성론>은 복지국가로 유명한 나라들이 어떻게 자본주의를 운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책.

 

 

 

 

 

 

 

 

 

 

 

 

 

 

과학쪽에서는 인간행동을 사회구조적 관점으로 설명한 <우리는 왜 먹고 사랑하고 가족을 이루는가?>와 에드워드 윌슨의 <과학자의 관찰노트>가 돋보인다. 윌슨의 책은 꾸준히 번역되는 듯. 알마 과학과 미래 시리즈로 <미래의 컴퓨터>도 나왔다. 시리즈 중단을 이겨내고 꾸준히 나와주니 감사할 따름.

 

 

 

 

 

 

 

 

 

 

 

 

 

 

예술분야에서는 건질만한 책이 꽤 된다. 다큐멘터리의 제작에 관해 다룬 <현실을 상상하다>와 이탈리아 디자인을 다룬 <이탈리아 디자인 산책> 그리고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이다. 보통의 책으로는 정이현 작가와 함께 지은 <사랑의 기초> 개정판이 나오기도 했다.

 

 

 

 

 

 

 

 

 

 

 

 

 

<내가 그림이 되다>는 작가 마틴 게이퍼드와 화가 루시안 프로이드의 만남을 기록한 책이다. 하나의 초상화 또 그에 얽힌 작가의 글. <영화같은 시간>은 당대 한국 영화 아카데미즘을 선도하는 10명을 추려 대담형식으로 묶어 낸 책이다. 영화광이거나 관련 학생들은 참고해 봐야 할 책이다. 건축쪽에서는 <르 코르뷔지에의 죽음>이 그나마 건질만 하다. 역자는 <이미지의 삶과 죽음>을 번역한 정진국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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