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의 스위스 베른대학에서의 박사학위 논문인 <독일 낭만주의의 예술비평 개념>이 도서출판b에서 출간됐다. 알라딘의 하반기 인문서 출간예정 책자에서 확인은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나올 줄은 예상을 못했다. 초역인 줄 알았으나, 1992년 솔에서 <베를린의 유년시절>안에 편역되어 묶였었다. 그러나 이미 솔의 번역본은 절판이 돼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으니 새로운 번역본으로 벤야민의 초기 사상의 궤적을 그려 볼 수 밖에 없다. 이에 반해 한길사에서 국내 초역됐던 <독일 비애극의 원천>은 프랑크푸르트 대학에 제출한 교수자격논문인데 심사위원들에게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아먹을 수가 없네" 라는 소리를 듣고 직접 논문심사청구를 철회한다. 물론 지금까지도 이 텍스트는 독일에서도 무슨 말인지 알아먹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하니 그 텍스트의 난해성을 가히 알만하다. 교수로의 길은 좌절됐지만 다행히 단행본으로 출간이 돼 세상에 빛은 봤다.

 

 

 

 

 

 

 

 

 

 

 

 

 

 

 

도서출판 길에서는 벤야민 선집을 전 10권으로 기획하고 단 두권만이 남아있다. 이 선집이 반응이 꽤 있었던 탓인지 선집에서 제일 많은 분량의 번역을 맡은 최성만 교수는 <서사 기억 비평의 자리> 서문에서 다섯권 정도가 출판사측에서 추가로 계획 돼 있다고 밝혔다. 선집에 포함되지 않았던 '생산자로서의 작가' 나 미학관련 글이 많이 번역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참에 길에서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재번역 하는것도 나쁘지 않을텐데 리스크가 커서 그건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초역해준 새물결의 공을 잊을 수는 없다. 현재 양장본은 절판상태고 인접한 주제별로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해부해 6권의 번역본으로 분권해 출간했다. 그 중 <부르주아의 꿈>은 아무곳에서도 구할 수가 없고 중고조차 보이질 않는다.

 

 

 

 

 

 

 

 

외국저자가 쓴 벤야민 관련 번역서로는 역시 게르숌 숄렘의 <한 우정의 역사>를 먼저 집어들어야 할 것이고 수전 벅 모스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도 필독할 만 하다. 비평쪽의 글이 구미가 당긴다면 단연 테리 이글턴의 <발터 벤야민 혹은 혁명적 비평을 향하여>를 집어들어야 한다. 그러나 마르크시즘이 아직도 많이 녹아있어 거부감이 들 수 있다.

 

 

 

 

 

 

 

 

발터 벤야민에 관한 국내저자의 단행본으로는 손에 꼽을 정도다. 가장 최근 나온것이 조효원 교수의 <부서진 이름(들)>이다. 미학관련 연구를 수행한 강수미 교수의 <아이스테시스>도 그리 어렵지 않아 볼 만 하고 벤야민 사상의 전반을 다룬 최문규 교수의 <파편과 형세>도 벤야민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구해두어야 할 것이다.

 

 

 

 

 

 

 

 

추가로 벤야민의 글에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주요 작가들의 번역본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아직 완역이 안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와 니콜라이 레스코프의 <왼손잡이>는 게 중에서도 중요한 텍스트로 꼽힌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도 마찬가지다. 횔덜린이나 요한 페터 헤벨의 작품도 간과할 수 는 없다. 모두가 그의 저술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작가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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