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쪽도 휴가철인 모양인지 뒤적거릴 만한 책이 이 주에는 확 줄어버렸다. 기분탓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여하튼 그렇다. 그 속에서 편혜역의 소설집 <밤이 지나간다>가 창비에서 나왔다. 마침 <저녁의 구애>를 읽고 있는데 새로운 책이 나와서 반갑다. 문학동네에서는 비교적 신진작가군에 있는 손보미의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도 출간됐다. 2012 제3회 젊은작가대상 대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새 번역작 <시간의 습속>도 출간됐다. 띠지에는 <점과 선> 2탄으로 나와있는데 세이초 작품이 어디까지 번역 될 지도 관심이다.

 

 

 

 

 

 

 

 

 

 

 

 

 

 

영미문학이나 일본문학쪽에서도 이 주에는 그다지 건질게 없다. <잘가요 내사랑, 안녕>은 다소 오글거리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표지는 살벌하다. 이탈리아 작가 마시모 카를로토의 작품이고 이미 영화화도 됐다고 한다. 원서는 13년전 출간됐다. <프릭스>는 '~관의 살인' 시리즈로 유명한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이다. 나는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만 읽은 기억이 있다.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은 시마다 소지의 '요시키 형사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책은 해문출판사에서 작년에 나왔는데 출판사가 바뀌었다.

 

 

 

 

 

 

 

 

 

 

 

 

 

 

문학동네 평론집으로 <포즈와 프러포즈>란 평론집이 나왔다. 2006년 신춘문예 평론으로 등단했다고만 나와있다. "비평이란 몸짓(pose)에 자신을 던짐(pro)으로써 삶과 문학에 구애(propose)하는 일 아닐까"라고 저자 서문에 적고 있다. (언제쯤 이런 멋있는 말을 구사할 수 있을지) 목수정의 <월경독서>와 최보기의 <놓치기 아까운 젊은날의 책들>은 책에 관한 책중 오랜만에 눈에 띄어 올렸다.

 

 

 

 

 

 

 

 

 

 

 

 

 

 

독일 비평가인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의 <작가의 얼굴>이 번역됐다. 10년정도 된 책인데 이제야 나온 연유는 모르겠지만 제목 그대로 독문학 작가를 중심으로 작가의 자화상이나 드로잉등을 모아 엮었다. 걔중에는 얼굴로는 처음 접하는 작가들도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는 폴란드 출신의 작가이자 교수인 엘즈비에타 에팅거의 저작이다. 아렌트와 하이데거가 이런 관계였다는 사실은 미처 몰랐다. 그들의 철학만 단편적으로 핥고 있었을 뿐. 살펴보면 꽤 재미있는 책이 될 것 같다. <월경의 아방가르드>는 서구의 아방가르드와 비교해 동양권의 아방가라드는 어떠했는가를 훑어볼 수 있는 책이다. 일본학 연구서라 주로 일본쪽에 치우쳐 있으니 참고해야겠다.

 

 

 

 

 

 

 

 

 

 

 

 

 

 

심리쪽에서는 두 권이 눈에 띈다.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한스 요아힘 마츠의 <나는 아직도 사랑이 필요하다>는 "유소년기의 애정결핍이 평생 그 인간을 좌우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가는 책이다. 어쩌면 당연한 듯 보이지만 그 말이 당연해지는 과정을 읽을 수 있다. <왜 나는 늘 눈치를 보는 걸까>는 현역 임상심리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근영씨의 책이다. 거추장스런 이론 없이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 <지금은 철학자를 만나야 할 시간>은 배재대 심리철학과 서정욱 교수의 책이다. 인물중심으로 살펴보는 철학책이다.

 

 

 

 

 

 

 

 

 

 

 

 

 

<제국의 위안부>는 어쩌면 불편한 시기에 나온 불편한 책일지 모르겠다. 세종대 일문과 박유하 교수의 저서인 이 책에서는 "일본군에 의해 모집돼 전쟁터로 불려간 것은 맞지만 기만적인 위안부 모집방식이나 수단까지 일본군의 탓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언뜻보면 이 사람 친일파 아니냐고 따져물을 수 있겠지만 일단 이 책을 입수해 끝까지 보는 그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하도록 해야겠다. <시간 지도의 탄생>은 겉모습에 비해 가격이 꽤 나가는 책인데, 이른바 '연표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관련 사진과 유물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불온열전>은 식민지시기 한반도에서 정말 '불온한 언동'을 했다는 죄로 일제에 의해 투옥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상이 필요하다>는 한국이 주목해야 할 사회적 논제들을 추려보고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출간됐다. 여러명이 공동집필해서 내용은 좀 어수선 할 수 있다. <중국을 인터뷰하다>도 다수의 저자가 집필한 책이다. 이 책은 현재의 중국을 살펴보는 의미에서 기획출간됐다. <경성의 모던걸>은 '여이연이론' 시리즈의 일환으로 나왔다. '벤야민의 시선을 한국의 역사속으로 소환' 했다고 하는데 뭐 어떻게 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사회과학쪽에서는 유달리 볼 게 없었다. 그나마 카를 카우츠키의 <프롤레타리아 독재> 신판이 나왔고 <인터넷 자유 투쟁>이라는 저작이 눈에 띤다.

 

 

 

 

 

 

 

 

 

 

 

 

 

 

경제쪽에서는 화폐불평등에 대해 연구한 책인 <화폐를 점령하라>와 다니엘 핑크의 <파는것이 인간이다> 그리고 중동경제에 대해 비교적 명료하게 설명한 <아랍파워>를 골라봤다.

 

 

 

 

 

 

 

 

 

 

 

 

 

 

과학에서는 예전 <시사in>에서 봤던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의 프로젝트인 <백인천 프로젝트>가 책으로 엮였다. 다수의 트위터리안과 함께 공동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현대야구에서 왜 더이상 4할타자가 나오지 않는가에 대해 과학적으로 분석해 본 것이다. 야구 좋아하는 독자들은 마음이 동할 것이다. <별밤의 산책자들>은 간만에 구입하고 싶은 과학책인데, 독일 콘스탄츠 대학교 과학사 교수인 에른스트 페터 피셔의 책이다.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천문학자들을 인물중심으로 쭉 서술한 책인데 꽤 재미있어 보여서 관심이 간다.

 

 

 

 

 

 

 

 

예술분야에서는 자잘하게 관심가는 도서가 많은데 <실내악과의 만남>이나 <공포영화 서바이벌 핸드북>이 그런축이다. <중국 현대미술의 얼굴들>은 중국현대미술의 오늘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영화의 실천>은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위원을 거친 노엘 버치의 저작이다. 1950-60년대 예술영화를 타깃으로 잡고 분석한 연구서다. 서울대 건축학부 백진 교수의 <풍경류행>은 자신이 돌아본 풍경들에 대한 사색이다. 일반 여행서랑은 조금 느낌이 다르다.

 

 

 

 

 

 

 

 

 

 

 

 

 

에세이쪽에서는 일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와 영혼 치료 전문가 윌리엄 레이넨이 1년여 동안 주고받은 편지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요즘 이런 류의 책이 왠지 유행같기도 하다.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신을 교환하고 그것을 묶어 내는... <겹겹>은 <제국의 위안부>와 함께 읽어도 좋을 책이다. 중국에 남겨진 위안부에 대한 이야기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가 책으로 나왔다. 근데 왠만하면 예민한 사람은 이런 프로 안봐야 한다. 보면 먹을게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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