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65회 제헌절이다. 이 땅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세워지고 그 나라를 작동시킬 근간인 '헌법'을 공포한 날이다. 흔히들 법을 만든 날이라고 알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틀린 것이다. 법을 만들었다기 보다 만든 법을 7월 17일부터 발효시키겠다는 의미가 더 짙다. 훈민정음 제정과 반포의 의미를 떠올리면 쉬울 것 같다. 대한민국 정부가 1946년 8월 15일에 수립되었고 대한민국 헌법의 공포가 1948년 7월 17일에 이루어졌으니 정부 수립 2년이 채 지나기 전에 헌법을 제정, 공포했던 것이다. 뒷얘기지만 헌법을 만들기 위한 법도 있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총대를 매고 헌법을 입안하고 작성해야 했기에 헌법의 틀을 만들기 위한 임시적 법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법들은 알려진 바와 같이 독일법에서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나도 법에 관한 책은 많이 보지 않아서 뚜렷한 역사와 함의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에 돌베개에서 나온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에서 헌법 제1조에 담긴 역사적 맥락과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더불이 창비에서 나온 <대한민국 헌법의 탄생>과 함께 보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헌법을 소개하는 교양서로는 이미 여러번 소개를 한 책이 몇 권 걸렸다. 비타악티바 시리즈의 <헌법>과 헌법 교양서중 느리지만 꾸준하게 쇄를 거듭하고 있는 <안녕 헌법> 그리고 가장 최근(?)의 헌법 교양서라고 할 수 있는 <헌법 사용 설명서>가 그렇다. 이 책의 경우 헌법과 공화국과의 관계에 대해 모색하기 때문에 앞의 두 책에서 조금 더 진일보한 담론을 접할 수 있다.

 

 

 

 

 

 

 

 

 

 

 

 

 

 

예전에 나온 김두식 교수의 <헌법의 풍경>도 2011년에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헌법 교양서로는 베스트셀러에 꼽힐만한 책이다. 법조인 특유의 딱딱한 문체가 아니라 대중에게 친근한 문체로 쓰였다. 서해문집에서 나온 <우리헌버의 탄생>은 품절상태인데 알음알음 구할 수는 있다. 다소 콤팩트하게 나왔지만 대한민국 헌법의 탄생과 그 배경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탄생>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프레임을 단 대한민국이 탄생하기까지의 역사적 맥락을 거슬러 오른다. 조선에 일었던 민주주의 기원부터 그것이 차곡차곡 제도화 되기까지의 궤적을 그렸다.

 

 

 

 

 

 

 

 

 

 

 

 

 

 

다음으로 소개할 책들은 공화주의 카테고리에 있는 책들이다. 외국 학자들의 공화주의 담론을 번역한 책들도 많지만 일단 우리 학자들이 쓴 공화주의 책들만 추렸다. 가장 콤팩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김경희의 <공화주의>다. 비타악티바 시리즈가 그렇듯 매우 쉽고 빨리 읽힌다. 그 다음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철학자 김상봉과 정치학자 박명림이 '공화주의 국가'에 대해 서신토론한 것을 엮은 <다음 국가를 말하다>이다. 한가지 주제로 이렇게 질 좋은 대담집이 탄생할 수 있다는 선례를 보인 책이다. 다음으론 조승래의 <공화국을 위하여>다. 서구의 공화주의 형성과정과 그 속에 있는 사상을 설명했다. 다소 학술적인 문체지만 위 세 권을 일단 읽어두면 공화주의에 대한 대강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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