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뇌종양으로 세상을 등진 출판 평론가 故 최성일의 아내 신순옥씨가 쓴 <남편의 서가>가 나왔다. 더이상 최성일의 글을 접할 수 없기에 왠지 더욱 귀해보이는 책이다. 사실 내가 최성일이라는 이름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아마 그가 고인이 되고 나서 얼마 뒤였을 것이다. 아마도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이 양장으로 합본 돼 나올 즈음인 듯 하다. 그 당시까지는 에세이나 평론에 관심이 없었던 터라 주의깊게 보지 않았던 탓이다. 허나 그 책을 보고 넉넉한 사이즈와 알찬 내용에 반해 구매를 했고 그의 저작을 찾아보던 중 그가 작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 서문에서 봤던가?> 여튼 그렇게 우리는 걸출한 리뷰어, 또는 독서가 또는 평론가 한 명을 잃게 되었다.

 작고한지 2주기가 되어가는 지금 그의 아내 신순옥이 낸 책 <남편의 서가>는 괜시리 먹먹하게 다가온다. 남편이 남기고 간 책을 미처 처분하지 못하고 그 책더미를 오롯이 살피며 읽어내려간 또 다른 최성일의 독서기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책 소개를 보니 아이들도 그 책들이 자신의 '아빠'처럼 느껴진다며 버리는 것을 만류했다고 하니, 과연 그 아버지의 그 자식들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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