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저자 로버트 스키델스키와 그의 아들 에드워드 스키델스키가 공저한 'How much is enoght?' 가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로 번역 출간됐다. 아들 스키델스키는 19-20세기 독일철학 연구자인데, 아무래도 철학자이다보니 돈에 관해 아버지 스키델스키가 정치적, 역사적으로만 바라보는 관점에서 철학적 관점을 보태 더욱 다양한 시각에서 돈을 조망한다. 아무래도 케인스 전문가가 집필한 경제서이기에 케인스적인 시각이 있기 마련이다. 이쯤에서 케인스가 예언한 정말 유토피아적 미담을 하나 소개한다.

 

"자본 축적과 기술 진보에 의해 100년 뒤 선진 국가에서의 생활 표준은 4배에서 8배까지 더 높아져 있을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당 15시간만 일해도 물질적 필요가 충족되어 인류는 처음으로 경제적인 걱정거리에서 벗어나 자유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여가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 하는 자신의 진정한 문제를 만나게 된다" (책소개 활용) 

 

 정말 이상향 아닌가. 주당 15시간 노동이면 하루 세시간 일하고 핑핑 논다는 건데, 생산직 작업장의 경우 기업의 사정에따라 12시간 맞교대를 하는 회사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뭐 수당이나 근로기준법에 의거한 노동시간은 억지로 지켜지고 있는 편이지만 아직도 한국은 비효율적으로 노동시간이 길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러한 한국사회의 현실을 비웃기라도 하듯 케인즈의 저 이상향을 다시 가져온다. 그러면서 돈보다 좋은 삶을 위한 조건으로 '건강, 안전, 존중, 개성, 자연과의 조화, 우정, 여가'의 개념을 끌어온다고 한다. 이게 바로 역사나 경제학에서 다룰 수 없는 인문학적인 문제가 아닌가? 간만에 돈과 행복의 관계에 대해 말하는 진짜 경제서가 나온 듯 해서 구미가 당긴다. 근래 나온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와도 함께 읽어 볼 만 할 듯 싶다.

 

 

 

 

 

 

 

 

 

 

 

 

 

 

책 소개에 이 책과 맥을 같이하는 책으로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와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꼽았다. 전자는 이제 막 접한 책인데, <얼마나 충분한가>와 맥을 같이 할 수 있다니 독서에 탄력이 붙을 듯 하다.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총 여섯권이다. 세권으로 합본해서 양장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김덕영 교수의 번역본이 정전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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