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에서 강의하는 장용순 교수의 <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 생기론>이 나왔다. 이제 벌써 네번 째 시리즈인데 이 책은 이번에 알게 됐다. 건축을 했지만 파리8대학에서 알랭 바디우에게 철학을 지도 받기도 한 이력이 있어서인지 건축을 상당히 철학적으로 깊게 접근하는 느낌이 든다. 일단 건축과 철학에 왠만큼 관심있는 독자가 아니라면 위상학이고 어쩌고 하는 얘기에서부터 벌써 질리기 시작할 것이다. 또 요즘 유행하는 학문간 융합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건축에도 있다가 철학으로도 갔다가 왔다리 갔다리하기도 하고 합쳐지기도 하면서 개념의 확장이 이루어진다. 아직 새로나온 4권은 실물로 접해보지 않았지만 1권부터 3권까지 관통하는 철학이 바로 들뢰즈의 철학이기 때문에 들뢰즈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면 다소 읽어내기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각 권마다 건축학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특이한 시각이 곳곳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건축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신선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곁가지로 임석재의 <한국 현대건축 지평>과 묵직한 <한국건축 개념사전>을 탐독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