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에는 헤로도토스와 투퀴디데스에 관한 재미있는 책이 나와서 얼른 소개하고 싶다. 폴란드의 저널리스트 리샤르드 카푸시친스키가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담긴 발걸음을 직접 옮겨보며 쓴 르포르타주인 <헤로도토스의 여행>이 번역됐다. 인류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부분'이 아닌 '전체'의 관점으로 끌어올린 문장가가 바로 헤로도토스인데 당시 그 '전체'의 관점이 녹아 든 책이 바로 <역사>다. <역사>는 주로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을 다루는데 할애하고 있고 헤로도토스 본인이 수집하고 보고 들은 모든 것을 종합해 기술했다고 한다. <헤로도토스의 여행>은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이해하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지만 저자인 카푸시친스키가 발걸음을 디딘 곳을 마치 '헤로도토스 처럼' 보고 듣고 썼다는 점에서 특징을 가질만한 책이라고 본다.

 이와 함께 근래 나온 책이 <투퀴디데스, 역사를 다시 쓰다>이다. 저자는 까치글방에서 나온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쓴 도널드 케이건이다. <투퀴디데스, 역사를 다시 쓰다>는 특이하게도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서술한 투퀴디데스와 그의 저작을 지적하는데서 시작한다. 그리스 원전들에 조금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반문할 것이다. 투퀴디데스가 왜에~? 투퀴디데스는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을 기록한 헤로도토스에 조금 뒤쳐져 역사를 서술한 역사가지만, 후세에 그리스 시대 역사서로 누구나 훌륭하게 꼽는 저작이 바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도널드 케이건이 던지는 의문은 크게 이렇다.

 

"전쟁 발발 원인은 무엇인가, 페리클레스의 전쟁 전략은 타당했는가, 아테나이의 정체(政體)는 민주정이었나, 클레온에 대한 평가는 무엇이 올바른가, 시칠리아 원정 결정은 누가 했으며, 또 이 원정이 재앙으로 끝나게 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저자는 투퀴디데스를 이해하려면 투퀴디데스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비판적으로 회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이 모든 것을 알려면 결국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도 읽고 이 책도 읽어야 한다는 소리다. 그리스 고전을 많이 섭렵하지 못한 나같은 독자들은 원전의 이해에 상당히 도움이 될 책임에 틀림없다. 물론 원전인 헤로도토스의 <역사>와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도 옆에 둬야 할 것이다. (역시나 원전은 천병희 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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