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과 성장에 관해 성찰해 보는 책이 연이어 나왔다. 프랑스 출신의 질베르 리스트의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과 미국 학자 필립 맥마이클의 <거대한 역설>이다. 전자의 저자는 '발전'이라는 신화 자체가 서구의 종교적 믿음과 같은 것에서 기인한다고 말하며 아우구스티누스까지 그 바닥을 훑는다. 그 이후 역사적, 사회적 계몽이 이루어지며 중상주의, 자본주의의 심화를 거쳐 '발전'이라는 성장의 신화가 공고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후에 저자는 더 이상 '발전'이라는 '환상'에 얽매지 말고 인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이는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의 주장과 맥이 닿아있다.
필립 맥마이클의 <거대한 역설>도 '왜 개발할 수록 불평등해지는가'라는 부제를 가지고 개발과 불평등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한다. 보도자료에는 "그동안 우리는 개발을 모두를 위한 경제 성장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추구해 왔다. 대체 언제부터 '개발'을 국가의 존립 근거이자 목표로 삼게 되었을까? 왜 모든 나라가 예외 없이 ‘개발의 사다리’에 위태롭게 올라서서 위를 쳐다보게 되었을까? 어떻게 개발이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 후진국으로 국가의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 되었을까?" 라는 의문을 생각해보는 책이라고 소개한다. 특히, 개발의 총아라고 소개하는 한국의 사례가 인상적인데, 왜 다 같이 잘살자고 새마을운동도 하고 개발계획도 세웠으면서 다 같이 잘 살지 못하는 것인지 그 연유를 설명한다. 한국과 라틴아메리카의 '성장'에 대한 사례가 조금 지난 이야기라면 독일의 마인하르트 미겔이 쓴 <성장의 광기>는 신자유주의의 광기어린 집착에 가까운 '성장'의 폐해에 대해 고발한다. 무엇이 더 옳은지는 여전히 우리의 숙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