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겨울 찬바람이 지속되고 있지만, 교정의 신록스러움은 이미 봄이 도래했음을 인지시켜준다. 몸 속을 스며드는 찬 바람과도 곧 이별을 고해야 할 것이다. 이미 사계절이 뚜렷한 게 우리나라기에 그 이별은 내년으로의 기약으로 남겨진다. 하지만, 매 해마다 조금씩 다른 기대를 갖는 것은, 이런 자연의 변화와 더불어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적인 면이나, 심리적인 상태도 많은 영향을 차지하는 듯하다. 일생에서 수없이 많은 계절을 맛보고 또한 비슷한 경험을 하지만, 면면히 살펴보면 어느 계절도 똑같은 느낌으로 다가온 적은 없었다. 그리고 이런 느낌마저 없다면 평생 몇십년 살이 우리 인생은 극도로 무미건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마치 봄이 바로 앞에 있는 듯하게 느껴지며, 겨울과 자웅을 겨루는 모습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인 것이다.
교정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표정과 모습은 다분히 상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신입생들과, 저학생들의 표정엔 활기가 뛰지만, 예비 직업생들의 모습엔 왠지모를 상념이 존재하는 듯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서 준비하는구나라고 매번 느낄 때쯤이면, 이 세상에서 '진정한 파랑새'를 찾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하고 생각해본다. 수많은 경쟁을 통과하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게 되지만, 결국 다른 사람들이 찾고자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이 추종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목적지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은 없단 말인가!'는 말은 그 어투조차도 너무도 이질감이 느껴진다. 설사 즐기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하는 사람도, '아둥바둥한 세상 삶에 자신을 세뇌시키고 있지 않는가.' 반문해 본다.
인생이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내 자아를 충족시키는 일, 입신 양명하는 것,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 남들이 하지 못한 여러 경험들을 하는 것...등 여러가지가 있다. 하지만 마음 한 곳에서는 이 세상의 관점과는 상반되게 노자의 무위자연을 꿈꾼다. 하지만 원초적으로 현재 사회에는 타당하지 않는 일이다. 서구 물질 사회가 점령한 이 사회는, 적자생존의 사회이다. 결국 강한자만 살아 남을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한다.
결언을 완성해야 하나 쓰고 싶지 않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인생에 대한 깊은 고찰과 답안 제시를 위해
꾸준히 정진할 것이다. 마음을 추스르려 몇 글자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