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 '산산'이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이 하루종일 들려왔다. 많은 강풍을 수반한다고 하니, 다시 한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소리를 들으며, 감동적인 드라마를 찾고 있었다. 일상 생활이든, 아니면 영화속이던 간에, 비오는 날이면 무엇인가 가슴 뭉클한 감동을 맛보고 싶다.
실은 영화가 방영된지 많은 날들이 흘렀다. 그 동안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영화였고. 많은 사람들간에 회자되었던 영화였다. 하지만, 마치 중고품에 관심이 많은 나처럼 관심이 시들어진 것에 대해서 또 관심을 부여하는 것은 나만의 취미랄까. 너무도 빠른 스피드 시대에 살고 있기에 최근 영화에 대해서 무관심하면 구석기인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나는 그런 것과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계속 나만의 영화 관람 세계를 추구할 것이다.
요즘도 각종 연극 무대에서 아낌없는 찬사를 받고 있는 조승우를 처음 접한 것은 영화 클래식에서였다. 물론 그가 무명 생활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클래식'에서 그는 순수한 미소년의 이미지였고, 오랫동안 그런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두 번째 그를 접한 것은 이번 영화를 통해서다. 역시 순수한 이미지를 지닌 장애인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줄거리는 이렇다. 자폐증을 앓고 있던 어린이를 자녀로 둔 어머니는 아이의 발전을 위해서 하나의 취미를 갖게 하려한다. 우여곡절 끝에 달리기를 시키게 되고, 그 취미는 아이를 점점 더 사회속에 적응토록 만드는 매개체가 된다. 하지만, 마라톤이라는 큰 도전을 경험하기 전에 어머니는 많은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과연 그렇게 좋아한다는 달리기가 아이한테 강요한 자신의 신념이지 않았는가.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결국은 마라톤을 통해서 자신의 자아를 찾게 되는 승우의 모습을 통해서 정상인으로서 맛보기 힘든 대리 만족을 얻었다. 무엇이든 한결같이 매진할 수 있다면. 그 의미를 찾지 않겠는가 하는 신념이 생겼다.
조물주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한번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기회와 결과의 불평등한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지 않은가. 악 조건에서도 자신의 처지에 감사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저 우울해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번 삶에 대해서 고찰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