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은 UAE와 싸움이었다. 여기도 덥지만 경기 당시 중국쪽도 상당히 더웠던지라 UAE가 다소 체력적으로 우세하겠구나하고 생각했다. 기우였을까!
하지만 기우보다는 현실감있게 찾아왔다. 우리 선수들은 초반 뭔가 톱니바퀴가 잘 안 맞는듯 삐걱거렸고 전반 30분까지 답답함이 밀려왔다. 쭉 그러다가 얼마 안되어서 이동국이 한 골을 뽑은 것 같다. 스트라이커로서 화면에서 그다지 잡히지 않았던 것은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은 탓이었는데 결정적으로 한 골을 뽑게 되어 제 몫은 다 했다고 본다. 하지만, 유럽이나 남미의 특급 골잡이다운 카리스마를 찾아 보기는 힘들었다.
비오듯 흐르는 땀방울만큼이나 날씨는 더웠고, 우리 선수들은 지쳐만 가는 듯 했다. 한일월드컵 때처럼 이을용의 움직임은 활발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불안한 수비에다 답답한 공격력을 보인 전반이었다.
후반은 이을용 대신 박지성을 투입하면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지칠줄 모르는 체력, 함부로 넘어지지 않는 뚝심은 우리 선수들에게 활기를 가져다 주었다.
박재홍의 퇴장으로 10명으로 UAE와 맞서 싸워야 했지만 그래도 안정환에게 불을 지피기까지 박지성의 활약은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전후반기 통틀어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다름아닌 박지성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아, 수문장 이운재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오늘도 엄청난 선방을 했다. 전반전까지는 이운재가 오늘의 수훈감이었다.
결론적으로 약체에 대해서 어렵게 승리를 이끌어낸 점과 수비 라인의 허점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전진하는데 많은 장애물이 될 듯하다.
그래서인지 노장인 최진철과 김태영의 빈 자리가 커 보였을까.
다음 경기에서는 더욱더 성숙한 플레이로 선진축구를 선사했으면 한다.
이 어지러운 현실 속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신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