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독립만세 - 걸음마다 꽃이다
김명자 지음 / 소동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9년 1월 6일


망초꽃





그대 찾아가는 길섶에
망초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네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는
지천에 널린 흰 망초꽃
은은한 향이 가슴 에이네.

우리가 만난 순간 인연이 되며
긴 세월도 아닌 것을 길게 느끼며
우웅다웅 토닥였으니
지금은 가버린 당신이 그리워
뜨거운 태양 아래 그냥 서있네.

* 김영자 지음, [할머니 독립만세]에서 (239)
- 소동, 초판, 2018. 11. 6


:
우리는 끔찍한 지경의 삶을 연명하고 있었다. 내 몸은 견디기 힘든 만신창이가 되어갔고, 더 이상 지탱해 나갈 기력이 없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폭발했다. (28)

우리네 옛날분들이 그러하듯 급작스런 결혼, 고된 시집살이, 소통하지 않는 남편, 이윽고 다다르는 질병, 그 질곡의 시간들을 오롯이 겪어내신 분의 이야기는 어떻게 만나더라도 눈물겹고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말기암의 단계에까지 이르러서도 함께하지 못하는 남편과 시댁을 둔 아내, 엄마인 주인공의 상황은 더욱 그러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시련과 시절을 견뎌내고 이제는 아들 며느리와의 삶에서도 홀로 스스로 독립하여 살아가는 '맹자씨'(139)의 이야기는 뜻밖에도 활기차고 따듯합니다.

"늙기는 쉽지만 아름답게 늙기는 어렵다." (217)라고 앙드레 지드가 말한 바처럼 '맹자씨'는 겪어온 고통의 시간만큼 남은 시간을 아름답게 살아가고 계셔서 반갑고마웠습니다. 제 나이 겨우 만 스무 살도 전에 암으로 떠나가신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도 하였습니다.

모쪼록 더 오래 건강하게 즐겁게 행복하게 삶을 누리시기를 한 사람의 독자로서, 아들로서 기원합니다. 축복합니다. 어. 머. 님.

1979년 2월 28일 (당시, 서른일곱, 암수술 후 퇴원 전날 쓰신 일기에서)
산을 오를 때 꼭대기를 쳐다보면 겁부터 나고 못 오를 것 같지만 앞만 보고 한발 한발 떼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주어진 인생 끝이 어딘지 모르지만 그냥 한 발짝 한 발짝 내딛어보자. 오늘 하루만 살아보자. 딱 오늘 하루만······. (50)

( 190106 들풀처럼 )


#오늘의_시
#보다 - [할머니 독립만세]

만세! 만세! 만만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렌지모텔 현대시세계 시인선 72
배선옥 지음 / 북인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2019년 1월 5일


우리의 일용할 양식을 위하여


바다의 저고리 앞섶을 헤치고 뛰쳐나와 줄 풀린 개처럼 겅중거리는 갯내 밀물이 도착하기 전 저녁사냥을 서둘러야 해 천천히 그러나 음흉하게 움직이는 물살을 헤아려 잽싸게 날개를 펼치고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하루를 낚아채 물어 올린다 낚시바늘보다 더 억센 부리에 붙들린 일상이 몸부림을 치면 그 서슬에 놀라 먼지처럼 부서져 날리는 노을 자동지급기에서 인출해갈 안락한 저녁과 풍요로운 식탁을 숫자판을 꾹꾹 눌러 가늠해본다 이른 어둠 속에서 하얗게 초저녁 달 나타나면 조개젓 파는 할머니 비로소 허리를 편다 6시다

* 배선옥 시집, [오렌지모텔]에서 (25)
- 현대시세계 시인선 072, 도서출판 북인, 1판 1쇄, 2018. 5. 8



:
'모텔'이라는 말이 제목에 있으니 가벼운 시집을 손에 들며 먼저 '음흉하게' 딴생각(?)부터 하게 됩니다. 그러나 시인은 '우리 정말 잠시 쉬어가도 좋을 작은 파라다이스'(76)로 "오렌지모텔"을 이야기합니다.

"변방 사람들", "요양병원", "남동공단 블루스", "심야영업 노래방 삐끼"... 몇몇 시의 제목만으로도 시인이 노래하고자 하는 시들이 따뜻하고 므흣하고 후끈한 노래가 아니라 삶의 밑바닥에서부터 길어 올리는 노동요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해묵은 기미처럼 촉수를 오그려 납작 엎드려 있을 뿐
언제든 손톱을 세워
얇은 얼굴을 할퀼 때를 노려 피부 가까이에서
영글어갈 뿐
- "샤넬 노래방, 미쓰 킴"에서 (38)

그리고 끝내 "천사는 없다"(39)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네 삶에서 고통만 바라본다면 시가 노래가 될 수 없음을 시인은 잘 알고 있습니다. '사라지지 않는' '상처'를 잘 버무려 '모두모두 예쁘고 고맙다'(17)고 말하며 따뜻한 노래를 건네 옵니다.

은종이 울렸지요
반짝이는 은가루를
소리의 끄나풀에 매달려
날아다녔지요
세상이
그렇게 쌀쌀맞은 것만은 아니라고
하야, 저는 꽁꽁 여며져 있던
장갑을 벗어 그대의
손을
잡았습니다
함박눈이
오래도록
내려주기를
바라면서요
- "참 좋은 날"(13)

그래요, '세상이 / 그렇게 쌀쌀맞은 것만은 아니라고' 믿으며 경험하며 끌어안으며 '손을 잡'으며 우리는 살아가는 거지요. 이렇게, 겨울이 깊을수록 더욱더.

( 190105 들풀처럼 )


#오늘의_시
#보다 - [오렌지모텔]
'어수선한 한 시절을 살아내'(59)며, 우리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지의 걸작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김호영 옮김 / 녹색광선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단 손에 들고 만져보고 있습니다. 미지의 걸작 속으로 다녀 온 뒤에 새로운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죠~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 김수영 50주기 기념 시 해설집
김수영연구회 지음 / 민음사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새, 그의 50주기이다. 난 그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울지 않으리라, 난 울지 않으리라,,다짐하며 만나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