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적 공부습관을 길러 주는 학습코칭 - 공부의 달인을 만드는 맛있는 공부방법
전도근 지음 / 학지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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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밝히고 들어가련다. 지금 내 나이, 마흔을 훌쩍 넘은 나이, 고교졸업 후 어느새 스물 다섯 해가 지났다. 이 책을 읽으며 혼자서 끙끙대며 나름대로 열심이던 그날들이 떠올라 피식피식 웃기도 하고 나도 이랬었지하며 고개를 주억거리기도 하였다. 제목 그대로 '공부습관을 길러 주는' 그런 책인데 희한하게도 재미있다. 표현이 이상하지만 이 책, 정말 재미있게 다가온다.  
 
 책을 펼치자마자 만나는 "이 책의 특징","이 책의 사용방법","머리말"에서 일러주는 말처럼 이 책은 아이들의 공부습관을 정착시키거나 성적을 높이는 목적을 뚜렷이 하고 작성된 일종의 교재이자 학습서이다.  그런데 재미있다고? 거짓말 하지말라고? 아니다. 이 책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뚜렷한 관점과 방향성으로 지은이가 집필한 책이기에 확실히 다르다.
 
 책의 목차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가 있는데 제 1부, 제 1장의 제목이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이다. 책을 읽다 문득 올해 6학년이 되는 딸아이에게 똑같이 물어보았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란다. 짜슥, 내 딸이지만 꽤 똘똘하다는 생각이 든다. [표1]공부의 의미(19)에는 '공부의 사전적,수단적,목적적 의미'와 '학생들이 생각하는 의미'가 고루 소개된다. 물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시험, 좋은 대학,좋은 직업' 등은 학생들이 생각하는 의미이고 제대로된 뜻은 목적적 의미인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 위해, 자아실현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이다.
 
 내가, 우리가 공부를 하면서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을 하여가며 공부한 적이 있었던가? 아무리 생각하여도 그런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도입부부터 근원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왜? 공부에 기적은 없기때문이다. 내가, 왜, 무엇때문에 공부를 하여야하는지를 모르고 하는 공부는 결코 오래가지 못하고 얻는 바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말처럼 '공부를 안 하면 먹고 살 수는 있어도 성공은 할 수 없'기에 우리는 이 나이가 되어도 공부를 하여야 하는 것이다. '자아 실현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 말이다.
 
 1장에서 공부를 하는 목적을 알고, 2장에서는 공부를 하는 주대상인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특징들을 만난다. 그리고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싶게 만드는 학습동기'를 유발시키는 법을 배운다. 이어 등장하는 것이 자신의 '비전 설정과 비전 선언문 작성 - 공부목표 설정 - 학습동기 검사' 등을 차례차례 행하게 된다. 여기부터가 이 책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각 항목마다 구체적인 검사표와 분석자료, 대처방법등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어 스스로 깨달으려는 중고생들이나 코칭을 하려는 학부형들이 단계를 밟아 따라가기에 수월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따분하지 않기에 읽는 속도도 붙는다.
 
 '자기 효능감 검사 - 귀인 검사 - 집중력 높이기 - 긍정적 생각 가지기 - 성취감 높이기'등으로 이어지는 1부의 마지막 단계들을 통과하면 공부를 할 마음먹기 과정은 끝나고 구체적인 공부의 시작 단계로 들어선다.  "2부 공부의 시작은 기초학습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 "3부 공부에 약이 되는 자기관리전략"에서는 그 구체적인 학습전략들을 배울 수 있는데 이 과정 역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검사'들과 피드백 과정들을 거치면 정말 공부를 한 단계 더 잘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이 중에는 내가 예전에 해보던 방법들도 등장하고... 다시 공부를 한다면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도 있을 것 같고....생각이 많아진다.
 
 이어지는 4부에서는 '학습코치'라는 '미래의 유망 직업'에 대한 전망과 코칭의 매력 등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십 여년 전 과외로 여러 고딩!들을 가르치던 시간들이 제법 있었는데 그 때 내가 생각하던 이상적인 과외교사의 모습이 이 책에서 이야기되는 '학습코치'랑 너무 비슷하다. 내 진작에 이 길로 들어섰더라면 지금쯤 이 책은 쓰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하여 이 책,한창 공부에 물이 올라 좀 더 잘해보려는 학생들, 그리고 집안에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기대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는 아이들을 두신 학부형들이라면 무조건 정독을 추천한다. 투자한 시간만큼의 몫을 충분히 해내도록 도와줄 책임에 틀림없다. 특히 초등학생보다는 본격적으로 공부의 '늪'에 빠져드는 중학생 이상의 학생들,학부모들에게 이 책을 권해드린다. 나는? 이제 6학년인 딸이 중학생이 될 내년까지 이 책을 고이 모셔두었다가 함께 처음부터 다시 이 책을 만날 것이다. 끝으로 독서의 중요성에 관한 지은이의 옳은 지적을 한자락 옮겨둔다.  
 
 독서의 양이 아니라 한 권을 읽더라도 책의 내용에 깊이 빠져서 웃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느끼는 독서 체험이 중요하다. 어렸을 때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읽는 습관을 들인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 고학년이 되면서 점차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로 변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93) 
 
 요즘 아이에게 독서를 많이 읽기로 억지로 권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자제하고 깊이 읽기로 함께 나아가야겠다는 깨달음 하나 얻는다, 또 배운다.
 
 
2009.2.27. 가문 이 땅 적셔줄 비 내려 고마운 날입니다.
 
들풀처럼
*2009-057-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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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호의 문학터치 2.0 - 21세기 젊은 문학에 관한 발칙한 보고서
손민호 지음 / 민음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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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지은이에 대한 두 가지 짧은 생각. 1. 이른바 '조-중-동'찌라시로 일컫어지는 신문들에대하여는 아예 접근을 금지하기에 '손민호'라는 기자의 이름을 처음 들었다는 것이다. 2. 그런데 그 이름이 왠지 정감이 가고 좋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왜냐구? ○○자이언츠 프로야구단의 광팬인 내게 손민한과 강민호를 합쳐놓은 지은이의 이름이 어찌 정겹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지은이의 책을 선뜻 손에 든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지은이가 우리 시대의 젊은 작가들과 나눈 사적인 이야기들이 탐나서이다. 서른명의 등장 작가들중 내가 직접 만나본 작가들이야 반도 채 안되지만 그래도 스무명 가까이는 문학판을 기웃거리는 내가 들어본 이름들이었고 게다가 단순히 작품에 대한 평이라기보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이라 재미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그 기대는 빗나가지 않는다.
 
 개별 작가들에 관한 지은이의 이야기들도 좋지만 특정 작품에 대한 찬사, 예를들어, 무려 두 쪽(356~357)에 이르는, 소설 [고래]에 대한 넘쳐나는 찬사만으로도 나는 이 지은이의 취향이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책을 읽는 내내 약간은 들뜬 기분으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속에서 노닐 수 있었다. 나도 비슷한 세대임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고래]의 작가 천명관, 강건한 느낌의 여류!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선우,그리고 최근 시단의 핵인 문태준 시인 등의 이야기가 나를 매혹시키는 맛있는 이야기들이었다. 마치 맛난 음식을 앞에두고 쩝쩝거리듯이 말이다. 그리고 지은이는 내가 즐겨쓰는 낱말인 '쩝'를 제대로 구사할 줄 안다. 이것 역시 마음에 든다.
 
 이 정도면, 군대에서 최소한 중대장이다. ! ( "서문"에서 ) (7)
 
 책의 구성중 개별 작가의 이야기를 몇 명씩 나누어 갈무리하는 끝자락에 더해진 그의 글들도 좋다. 특히나 "김훈에 관하여"(136~139)와 "우리들의 일그러진 마광수"(178~181)이야기는 전혀 다른 두 작가의 이야기임에도 내게는 그들을 바라보는 지은이의 일관된 애정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이런 글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상이 되는 사람-작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충만하여야만 가능한 글들을 손민호라는 처음 만난 기자가 써내고 있는 것이다. 아, 나는 다시 기자라는 직업이, 부러워진다. 쩝.
 
 참, 그리고 이 책의 매력중 한가지, 작가들의 흑백사진이 던져주는 앞 이야기와의 조화 혹은 부조화도 놓치면 안될 것이다. 어쩌면 소소하거나 시시콜롤한 지은이와 작가와의 술자리 이야기들 뒤에 묵묵히 등장하는 작가들의 모습은 여태 알아왔던 느낌과는 다른 모습을 전해준다. 이럴테면 비슷한 느낌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글을 통하여 다시 한 번 의식하게된 김선우 시인의 눈동자 같은 것 말이다.
 
 하여, 지금 이 시대의 작가들을 만나고픈 이들이라면, 그들의 목소리를 한단계 걸러서라도 들어보고 싶은 이라면 이 책으로 오시라. 다른 어디에서 들을 수 없는 이야기도 만날 수 있으리니 - 문태준 시인의 아내도 모르는 숨겨둔 비화(189)도 있다. - 궁금하시면 덤벼드시기를…. 이 시대 젊은 작가들과 뜻밖에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 책, 권할만하다. 끝으로 이 책에서 만난 통쾌한 시 한편 옮겨둔다.
 
서른 해 넘도록 연인들과 노닐 때마다 내가 조금쯤 부끄러웠던 순간은 오줌 눌 때였는데 문밖까지 소리 들리면 어쩌나 힘주어 졸졸 개울물 만들거나 성급하게 변기 물을 폭포수로 내리며 일 보던 것인데
 
마흔 넘은 여자들과 시골 산보를 하다가 오동나무 아래에서 오줌을 누게 된 것이었다 뜨듯한 흙냄새와 시원한 바람 속에 엉덩이 내놓은 여자들 사이, 나도 편안히 바지를 벗어 내린 것인데
 
소리 한 번 좋구나! 그중 맏언니가 운으르 뗀 것이었다 젊었을 땐 왜 그 소릴 부끄러워했나 몰라, 나이 드니 졸졸 개울물 소리 되려 창피해지더라고 내 오줌 누는 소리 시원타고 좋아라 하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딸애들은 누구 오줌발이 더 힘이 좋은지, 더 넓게, 더 따듯하게 번지는지 그런 놀이는 왜 못하고 자라는지 몰라, 궁금해하며 여자들 깔깔거리는 사이
 
문밖까지 땅끝까지 강물 소리 자분자분 번져 가고 푸른 잎새 축축 휘늘어지도록 열매 주렁주렁 매단 오동나무가 흐뭇하게 따님들을 굽어 보시는 것이었다
 
           - <오동나무의 웃음소리>, 김선우 [도화아래 잠들다] (272)
 
 이 詩도, 이 冊도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어서 참 좋다.
 
 
2009.2.26. 가문 이 땅 적셔줄 비를 기다리는 날들입니다.
 
들풀처럼
*2009-056-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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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일곱 가지 주문
양광모 지음 / 갈매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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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것도 시도할 용기를 갖지 못한다면 인생은 대체 무엇이겠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화가) (15)
 
 비슷비슷한 자기계발서려니 했다. '7가지'의 원칙이나 비밀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열을 투자하였던가? 이 책도 그러려니 했다. 그와중에 한두어 가지라도 나에게 자극이 되어 찔러줄 날카로움을 기대하던 책이었다. 그것으로도 만족하리라 마음먹고 덤빈 책이었다.
 
 근데, 이건 또 뭔가? 왠 '마법의 램프'라니, '요정'이라니,게다가 '알리바바' 이야기까지..얼씨구나..막 가자는거구나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어느새 알리바바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주인공 - 직장에서 곤경에 처하고 가정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지지리도 못난 사람,의 곁에 앉아 나도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마음을 여는 첫 번째 주문이 '관심'이라니, 그 소개하는 방법이 가수 이선희의 "알고 싶어요"라는 노래라니, 어, 이거 제법 신선한데…  서서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나를 내가 바라본다. 그래도, 이건 뻔한 이야기인데~ 하면서도 따라간다.
 
  그런데 기껏 용기를 내어 따라가는 '일곱 가지 주문'이 길이 두 번째에서 벌써 막혀버린다. 너무도 유명한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37)로 호통치는 두 번째 주문은 '신호'란다. 응, 신호,무슨? '당신의 마음을 알고 싶습니다'라는 신호를 주고 받아야 된다는 이야기인데 이야기 그 자체는 평범할 수도 있다.
 
 그런데 33쪽에 등장하는 박과장에 대한 주인공의 30가지 질문목록을 만나자 어이쿠야, 난, 도대체 뭘 알고 있는거야,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나름대로 동료,부하직원들에 대하여 자유롭게 해주면서 잘 안다고 생각하였었는데 주인공처럼 각각의 질문지에 특정인을 넣어보니 5가지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 형제관계라든지,특기나 약점 혹은 심지어 업무추진 스타일까지 헷갈리는 직원들도 있다. 다시 한 번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래서, 그러하기에 이처럼 공부하고 배우고 반성하고 깨우치는 것이 아니던가? 계속 따라가며 "마음을 여는 일곱 가지 주문"을 끝내 다 받아 적는다.일단은 받아 적어놓고 다시 공부해야할 것 아닌가?
 
 1. 관심 - 마음의 문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2. 신호 - 두드려라, 그러면 물을 것이다.
 3. 호의 - 나는 당신 편입니다.
 4. 공감 -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5. 유용성 - 나는 당신을 도울 수 있습니다. 
 6. 초대 - 당신을 내 마음속에 초대합니다.
 7. 보호 - 닫혀라 참깨!   - (요약 : 155)
  - ( "NOTE : 마음의 문을 여는 마법의 주문" ) (155)
 
 너무 쉬워보이는가? 그러면 도전해보시기를…. 단, 어느 항목이든 자신의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성의껏 대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이룰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을 것임을 잊지 마시고…. 그럼 어려워보이면…. 답은 오히려 쉽다. 이 책에서 일러주는 대로 단계를 밟아 차근차근 하나씩 마음을 열어가면 되는 것이다.
 
 근데 어찌 그리 자신있게 이야기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이렇게 답하리다. '부끄럽지만 나 역시 이 책의 주인공과 비슷한 경험을 서너해전 이미 겪었기에 지금은 이처럼 여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거라고. 사람의 마음을 여는 일은 아주 어려운 것도 너무 쉬운 것도 아니라, 진심을 가지고 성심껏 다가서는 그 속에서 길이 열리는 법이라고. 그 대상이 회사내 직장 동료이든, 가족 누구이든 말입니다.'라고….
 
 
2009.2.24. 새벽, 마음은 '열기'보다 '얻기'가 더욱 힘들답니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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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傳 5 - 위기를 기회로 바꾼 진정한 승자들의 역사 한국사傳 5
KBS 한국사傳 제작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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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기순의 익숙한 역사도 아니고 특정인의 일생을 가르치는 교훈적인 전기도 아니면서 무슨 역사책이 이리도 재미나게 읽힌단 말인가? 당장 달려가서 나머지 네 권을 만나보리라 생각하게 만드는 책. 깔끔한 편집, 적절한 컬러 사진들, 그리고 맛깔나는 이야기투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데 없는 역사이야기라니…고맙다, 재미까지 더해져 더욱 고맙다. - <한국사前 4권 서평 "다행이다">에서
 
 그렇다. 맛깔나는 역사 이야기 시리즈 <한국사傳>의 마지막권인 5권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역시 단숨에 읽어 내려간다. 일부러 집중하거나 주목할 필요가 없다. 그냥 눈에 들어오는 한글자 한글자를 읽어가노라면 어느새 나는 조선의 명의가 되었다가 독립운동의 대부가 되었다가 암행어사도 된다. 그리고 겨레의 영웅, 이순신 장군까지 꿈꾸어 보는 것이다.
 
 5권에는 10편의 이야기에 7명의 사람이 등장하는데 8,9,10편에는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자, 그럼 가슴뛰는 역사 속으로 함께 가보자꾸나.
 
 "홍역으로부터 조선을 구한 명의 이헌길"(1편)의 주인공 이헌길은 정약용까지 살려낸 홍역 전문가이건만 나는 그 이름을 처음 만난다. 또 시작부터 충격이다. 도대체 내가 아는 역사란 무엇인가? 여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런 역사의 한줌이라도 될 것인가?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그 시대 속의 한계를 극복하고 꿋꿋이 병든 사람들 속에서 홍역을 치료해나간 명의 이헌길같은 이가 있어 지금, 우리를 기쁘게 한다. 참 다행이다.
 
 "잊혀진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2편) 과 "국보를 되찾은 문화유산 지킴이 간송 전형필"(4편)의 이야기는 가진 사람이 자신의 시대적 소명을 어떻게 풀어내는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자수성가한 뒤 이룬 재산을 몽땅 털어 독립운동에 바치고도 모자라 결국엔 총살까지 당한 '항일운동의 거목' 최재형은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실질적으로 기획한 사람이라하니 이 또한 얼마나 놀랍고 고마운 일인가?  
 
 또한 '종로의 대재력가 집안에서 태어나' 그 많은 재산으로 '14점의 국보와 12점의 보물을 포함, 5천여 점에 달하는 문화유산을' 혼자의 힘으로 수집한 믿기지 않는 '문화유산 지킴이' 간송 전형필의 이야기 또한 감동과 고마움 그 자체이다. 세상은 살만하다는걸 몸으로 보여준 사례들이라 더 더욱 기쁜 이야기였다. 특히 지방에서 '간송 미술관' 이름만 알고있었는데 그 주인공의 모습이 이토록 자랑스런 한국인이라니 나 또한 괜시리 으쓱해진다.
 
 "암행어사의 전설이 된 남자 박문수"(3편) 이야기는 혼탁한 요즘 시대에 더욱 생각나는 그이기에 반가운만큼 그리웠다. 희한하게도 나는 아직도 그의 노래를 기억하고 부를 수 있다. 도대체 몇 년도인지도 희미하지만 KBS방송국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방영하던 인형극 "암행어사 박문수"의 주제곡을 삼십여년이 흐른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날던 새~도 떨어지네~  산천초목도 벌벌떠네~  탐관오리 쥐구멍 찾고 어진 백성 춤을 추네~  암행어사 박문수 천하충신 박문수. 그가 떠난 그 자리에 인정만이 남는구나~ ( 1970년대 초반?, 인형극 주제가로 기억함, 10살 무렵?, 노래 마지막에 손에 줄달린 인형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던 장면까지도….) 
 
 이 책에 소개된 그의 이야기는 이 노래의 구체적인 사례에 해당될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30여년전 그 노래를, 그 이야기를 여태 내 가슴에 기억하게 하였을까?  없는 사람, 약한 사람, 불쌍한 백성들을 따뜻이 감싸주는 그의 선정(善政)이 그 어린 맘에도 감동으로 남아 있었던 것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시대에 더 더욱 그와 같은 이가 그리운 것은 사실이다. '탐관오리 쥐구멍 찾'도록 하는 그런 참된 정치인 말이다. 
 
 "붓과 총을 들었던 여성 의병장 윤희순"(7편)은 시대를 잘 못 타고났지만 조국과 겨레를 위하여 한 평생을 바친 여장부의 이야기이다. 대단하고 또 부끄럽다.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그리 할 수 있었을까? 고개를 가로 젓는 밤이다. 시아버지, 남편, 아들까지 독립운동의 제단에 바치고 자신 역시 40여년 독립을 향한 고난의 길을 걸었던 윤희순은 스스로의 삶을 갈무리하며 <일생록>을 남김으로써 우리에게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를 되묻고 있다.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 "혁명을 꿈꿨던 자유주의자 허균"(5편) 과 "역사가 지워버린 천재과학자 장영실"(6편), "<난중일기>,인간 이순신의 기록 Ⅰ,Ⅱ,Ⅲ"(8,9,10편)은 우리가 그나마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분들의 이야기라 어설픈 요약전달을 생략하련다. 
 
 하지만 그래도 두어가지 짚어둘 바는 있다. 허균의 죽음과 관련된 안타까운 이야기나 장영실의 이해가 가지 않는 역사 속 사라짐, 이순신의 죽음이 갖는 의미들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역사를 찾아 실마리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 다행히 문학쪽부터 그러한 노력들이 피어나고는 있지만 - <구텐베르그의 조선>(오세영作)에서 역사 속에서 사라진 장영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거나, <칼의 노래>(김훈作)라는 아름답고 슬픈 걸작속에서 인간 이순신의 참면모가 드러나거나 하듯이 -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이처럼 드러나지 않은 항일독립운동가들의 공로는 비단 최재형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수천 명의 전사자들의 이름이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기억하고 보존하기에 이미 늦어버린 역사란 아무것도 없다. (67) 
 
 
2009.2.23. 밤, 그래요, 아직도 갈 길은 멉니다.
 
들풀처럼
*2009-05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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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다 뇌 자극 공부법 - 합격바이블
요시다 다카요시 지음, 전경아 옮김 / 지상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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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단언합니다. 공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효율입니다. 효율적이지 않은 공부를 계속해봤자 결과는 향상되지 않습니다. 머리만 나빠질 뿐입니다.  ( "들어가기 전에" ) (11)
 
 시작하자마자 '단언'하는 지은이의 이야기, '시간'이 아니라 '효율'이라는 선언! 이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어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열심히만 한다고 다 잘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에 '열심히'보다는 '어떻게',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이 진실이다. 
 
 '효율'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던가. 회사일도 업무도 사람과의 관계도 '효율'보다 우선시 되는 말은 없다. 그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어떤 일을 해야할 때가 한시적이라는 제약이 근원적으로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인데 마냥 느긋하게 즐길 수만은 없지않은가. 하여 우리는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면에서 그동안 나 나름대로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여왔다는 사실이 그나마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주어진 시간이 다섯 시간이 남아 있을 때 세 시간은 주변 환경을 정리하고 두 시간을 집중하는 것이 무턱대고 다섯 시간 공부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사실이다. 
 
 '몰입하는 순간의 슈퍼파워'(40),  '5분의 운동이 성적을 향상시킨다'(51),  '소리를 내서 자신을 격려하자'(69),  '뇌간망양체를 자극하는 걷기 메디스법'(142),  '작은 일 세가지 버리기'(146),  '30초 체조에는 세 가지 장점이 있다'(152)
 
 위의 항목들은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구체적인 효과적인 학습법중 내가 직접 겪어보고 실천 해보고 효과를 본 몇가지 학습법들이다. 그래서 스스로 나는 효율적인 공부를 해왔다고 감히 표현한 것이다. 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학습법을 100% 다 시행한다고 하여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스스로가 바라는 어떤 지점까지의 성취를 이뤄내는데에는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공부를 통하여 우리가 더 욕심내야 할 것은 무엇일까. 혼자만의 성공과 성취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한걸음 더 나아가는 그런 공부여야 하지 않을까? 이 책에는 그 생생한 사례가 등장한다. 세계 교육경쟁력 1위, 학업 성취도 1위인 핀란드의 사례를 만나보자.
 
 그런데 핀란드는 모든 학생에게 같은 교육을 받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획기적이었던 것은 '진도가 빠른 학생이 느린 학생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방식'을 취한 것입니다. '그래서는 진도가 빠른 아이의 학습에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진도가 느린 아이는 물론이고 진도가 빠른 아이의 성적도 더 좋아졌던 것입니다. ('핀란드 학생은 왜 학력이 높을까'에서 ) (112) 
 
 위 사례에서 보여주듯 공부 역시 '나눔'이 중요하다는 것, 게다가 핀란드는 서열 평가같은 것이 없이도 세계 1위의 교육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하니 최근 학력평가 조작등으로 뒤숭숭한 못난 교육계에 많은 참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뭐, 그네들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뭉게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하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 이 책을 통하면 실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공부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됨은 분명하니 많이들 활용하시를, 그리고 그 공부 속에서도 혼자만이 잘 되는 것이 아닌 주변의 모자라는 사람들까지 챙겨볼 줄 아는 마음의 여유까지 배워나간다면 좋으리라.
 
 
2009.2.22. 이렇게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배움이고 공부입니다.
 
들풀처럼
*2009-05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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