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은 무너졌다고 사회주의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크게 보자면 역사는 과장이지 완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일직선으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어서, 물러서기도 하고 돌아가기도 하면서 나아가는 것이다.-22쪽
자본주의도 1789년 프랑스 대혁명 뒤에 몇번이나 퇴보와 전진을 계속하다가 1871년 파리 꼬뮌 이후에야 비로소 부루주아의 승리를 확인하지 않았던가. 소련이 무너지고 사회주의가 한때 퇴보했어도 반드시 좀 더 나은 사회주의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새로운 사회주의의 전형이 나와야 할 때이다. -23쪽
"지도부로서 권력을 누리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맞는 존중만 받을 뿐이라구요? 그것이 과연 가능한가요? 역사를 보면 권력을 가진 자가 그 힘을 누리지 않고 그저 자신의 역할만 충실히 수행한다는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니깐요"-178쪽
"지도부가 권위를 가지기는 해요. 하지만 이론과 실천에서 모범이 될 때 주어지는 거예요. 제대로 인민을 위하지 못한다면 절대 권위를 가질 수 없는 겁니다. 남쪽처럼 사람들에게 군림하는 지위가 절대 아니라는 거지요. 오히려 정책을 마련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일은 다 당원들이 맡아요."-178쪽
"그곳에서 선생님이 부딪치고 깨지고 하면서 마음으로 크게 느끼고 보신 것이 과연 무엇일까 여쭙고 싶네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일을 직접 하면서 이제껏 꿈꾸었던 이상향을 장풍군에서 경험한 것이지요."-183쪽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좀 더 높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그 점에서 나는 '인간의 의식 개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인간은 오랫동안 사유 제도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272쪽
맑스 이론에서 중요한 것은 사회 발전의 동력을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문제로 본다는 거예요. 생산력이 발전하면서 생산 관계는 따라서 발전한다고 맑스주의는 설명해요.
그 때문인지 맑스주의는 눈에 보이는 노동 도구를 인간의 정신이 결합하는 노동력보다 앞세웠던 것 같아요.
바로 그런점에서 맑스주의도 인간의 의식 개조에 소홀한 면이 있다는 거지요. 그렇다고 해서 정신이 물질보다 먼저라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정신은 물질에서 파생했지만 물질세계를 바꿀 수 있는 막강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거죠. "이론도 대중을 파악하자마자 물질적 힘으로 전화한다"라고 하잖아요.-267쪽
혁명이란 과거의 제도를 바꾸는 거에요. 왕이 하는 일을 '천명天命"이라고 했어요. 천명은 사람이 고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사람이 고칠 수 있다. 그렇게 보는 것이 바로 '혁명革命"이에요. 여기서 '혁革'은 사람의 손질이 가해진 가죽을 뜻해요. 자연 그대로의 가죽인 '피皮'와 다르지요. 곧 천명을 손질할 수 있다. 천명을 바꿀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혁명인 것입니다. -269쪽
젊었을 때는 미래에서, 장년기에는 현실에서, 늙어서는 추억에서 산다고 하더라. -290쪽
인간이 가지는 적응력과 인내의 한계성이란, 개성의 차이는 있으나 진정 생각해도 놀랍습니다. 화장실을 합해서 한 평 정도의 공간에서 35년간의 장시간을 독방 생활 해 왔습니다. -29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