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립 다큐멘터리의 산파를 역할을 해온 <인디다큐 페스티벌>이 올해 10회를 맞는다.  개인적으로는 3회 때 접한 김동원 감독님의 <송환>을 보고 한 동안 다큐멘터리에 대한 열병을 앓았으며, 이 때문에 잠시나마 다큐멘터리 감독의 꿈을 꾸기도 했던, 이로 인해 그 어떤 영화제보다 애정이 깊은 영화제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다 뭐다 바쁘다는 핑계로 영화제에 발길을 끊은 지가 서너 해가 넘었다. 올해도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 했으나, 신문기사를 통해 개막 소식을 알 수 있었다.   

10회째를 맞는 영화제의 개막작은 <상계동 올림픽>이다. 맞다. 1986년에 만들어진 한국의 독립 다큐멘터리의 본좌 그 <상계동 올림픽>이다. 뜬금없이 보이지만 프로그래머의 개막작 초이스는 탁월하며 시의적절하다. 영화가 만들어진지 25년이 흘렀지만 서울에는 여전히 철거민이 있으며, 단지 삶의 보금자리를 지킨다는 이유로 국가권력에 대항하다 시커멓게 타 들어간 서민이 있다. 따라서 <상계동 올림픽> 개막작 초이스는 무자비한 국가 권력에 대한  경각심 그 이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작품을 접할 수 있어 반가운 귀환이라 반기고 싶지만 서글픈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 문화, 종교계와 더불어 영화계 또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미디액트, 인디스페이스의 이해할 수 없는 사업자 선정 등으로 한국의 독립 영화계는 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독립 영화계는 이런 어이없는 역풍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독립 영화를 사랑하는 수많은 지지자들과 독립영화를 지켜려는 독립영화인들의 굳건한 의지가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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