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만경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90%까지 읽었을때는
도시에 사는 쓸쓸한 젊은이들의 밍숭맹숭한 사랑이야기가
지루하지 않을만큼 단조롭다고 여겼다.

그러나,
나머지 10%의 부분에서 작가는 독자에게
강한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마음을 여는데 나도 모를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으로 다가올 소설<동경만경>

용기내어 마음을 열어 용기내어 사랑을 얻어낼 수 있다면..




"...난, 이제까지 애정이니 사랑이니 하는 거 전혀 믿질 않았어.
그런 건 그야말로 연애소설이나 드라마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라고 치부했지.

그런 일로 눈물을 흘리거나 오기를 부리는 여자들을 보면
정말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구.

그런데 료스케를 만나고 나서 나도 그런 여자들 중
한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소설을 읽고 나도 그런 여자가 되고 싶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었다구.

정말 애정이니 사랑이니 하는 건 바보 같다고 여겼는데..

그런 애정을, 그런 사랑을 만난 내가 기뻤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웠고... 그래도 용기를 내서..."

그쯤에서 말문이 막혀버렸다.
안간힘을 쓰며 말을 하려고 하니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마음과 마음으로 하나 될 수 있는 상대를 눈앞에 두고
지금까지 마음을 숨겨온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겨우 그런 마음을 드러내려는 순간,
상대가 너에겐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
입술을 깨물고 싶을 만큼 분했다.



요시다 슈이치 * 동경만경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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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폐경 - 2005 제5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김훈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2005년 황순원 문학상 수상 작품집에는
탄탄하고 깊이있는 2005년에 발표된 한국 현대문학 단편들이
오밀조밀하게 군집해있다.

읽으면서 참 탄복한다.
어쩌면 우리나라 현대 소설가들은
이리도 아는 것이 많으며, 그 지식의 깊이 또한 어찌 이리도
폭이 넓고도 깊단 말인가.

참 공부를 많이 했겠구나~ 싶다.
그래서 아무나 작가가 되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작품 하나하나를 절대 비평하거나 폄하할 수가 없다는 생각도
더불어 든다.

김훈, 정말 글 잘쓰는 작가라고 누누히 생각해 왔지만,
이번 단편 <언니의 폐경>을 읽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남자 작가가 어쩜 이리도 중년 여성의 심기를 세밀하게 표현했을까?
중년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여성에게 마이크를 들이민다 하더라도
그들의 갈등과 소외감을 이렇게 세밀하고 완곡하게 표현하지는
못했으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각도에서의 인물의 심리묘사나
상황묘사들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번 수상집에는 유독 중년과 노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화자가 되는 경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도 작가들의 연륜에 비례하는 주인공 설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 잠시~

주목받는 신인이 없다는 생각 잠시~
여성작가들의 비율이 적어졌다는 생각 잠시~

한편의 추리영화를 보는것 같은 박성원의 <인타라망>,
현대문학상 수상집에도 들어있는
박민규의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깊이와 연륜과 세월이 배어나온 조화와 균형이 잘 잡힌
윤대녕의 <탱자>도 수상작과 더불어 감명깊게 읽는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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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그리 길지않은 중편이 두개 묶여있는 이 책이,
국내에 소개된 요시다 슈이치의 책을 독파하는 마지막 책이 되었다.
금방 다른 책들이 뒷따라 출간되겠지만..^^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작가의 역량에 놀랐다.
<워터>는 고등학교 수영부 소년들의
우정과 성장과 사랑과 고민과 번뇌와 갈등과 비전을 그린
그야말로 파란 수영장의 물처럼 투명한 성장기 소설이라면,

<최후의 아들>은 동성애자의

좌절과 용기와 안주와 불안과 체념을 그린
색으로 치자면 짙은 그레이나 탁한 네이비같은 소설이기때문이다.

두소설을 다 읽고 나면 잠깐 어질하게 된다.
이것이 한 작가가 쓴 작품일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요시다 슈이치의 역량은 바로 그런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자, 여자, 동성애자.
화자가 누구가 됐든지 그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담하게
그려낼 줄 아는 능력!

많은 의미와 비유와 숨은뜻이 있는 그의 소설을
좀더 세밀하게 읽고 분석하고싶은 마음도 있지만,
일단은 그 빛나는 능력만을 감탄하고 싶다.

일본에선 <최후의 아들> 출간된 이 책이
우리나라에선 <워터>를 앞세웠다니 재미있다.
조금더 보수적인 독자가 많은 탓일까?
<워터>도 훌륭하지만,
작품의 완성도 쪽에서는 <최후의 아들>쪽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한두편의 작품을 접하고 요시다 슈이치를 평가하지 말것!
그의 글엔 여러가지 칼라가 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오류를 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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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무덤
권지예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동인문학상과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권지예의 단편 모음집.
<꽃게무덤>에서 묘사한 간장게장의 맛 예찬과
<뱀장어 스튜>에서 우려내온 삼계탕에 대한 이야기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와서 읽는맛을 더해주었다고나 할까?

9개의 단편 모두 구성과 표현이 탄탄하고 조화로와서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요즘 내가 주목하고 있는 여류작가
권지예씨의 이채롭고 훌륭한 차기작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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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그림여행 - 양장본
스테파노 추피 지음, 이화진.서현주.주은정 옮김 / 예경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스테피노 추피가 정리한 그림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총천연색의 그림책을 봤다.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리라.
이렇게 저렇게 설명이 많았으나,
적당히 무시하고 그림만 홀랑홀랑 넘겨다 보는 식으로
책을 훑었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가 버거운 사람에게
강추라는 이 그림책은 어떤 면으로 봐서도 동생같다는 느낌이다.
잘라진 그림들이 아쉬웠고,
복잡한 설명들이 서운했다.
그래도 명화는 위대하다.
흐름과 구획으로 머리속에 주소를 준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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