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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만경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90%까지 읽었을때는
도시에 사는 쓸쓸한 젊은이들의 밍숭맹숭한 사랑이야기가
지루하지 않을만큼 단조롭다고 여겼다.
그러나,
나머지 10%의 부분에서 작가는 독자에게
강한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마음을 여는데 나도 모를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으로 다가올 소설<동경만경>
용기내어 마음을 열어 용기내어 사랑을 얻어낼 수 있다면..
"...난, 이제까지 애정이니 사랑이니 하는 거 전혀 믿질 않았어.
그런 건 그야말로 연애소설이나 드라마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라고 치부했지.
그런 일로 눈물을 흘리거나 오기를 부리는 여자들을 보면
정말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구.
그런데 료스케를 만나고 나서 나도 그런 여자들 중
한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소설을 읽고 나도 그런 여자가 되고 싶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었다구.
정말 애정이니 사랑이니 하는 건 바보 같다고 여겼는데..
그런 애정을, 그런 사랑을 만난 내가 기뻤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웠고... 그래도 용기를 내서..."
그쯤에서 말문이 막혀버렸다.
안간힘을 쓰며 말을 하려고 하니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마음과 마음으로 하나 될 수 있는 상대를 눈앞에 두고
지금까지 마음을 숨겨온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겨우 그런 마음을 드러내려는 순간,
상대가 너에겐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
입술을 깨물고 싶을 만큼 분했다.
요시다 슈이치 * 동경만경 P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