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공중그네'로 나오키상을 거머쥔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인터풀(In the pool)을 읽었다.

 

이 소설, 정말 재미있다.

시종일관 독자로하여금 킥킥대게 만들어

단 한장의 그림 없이도 '지금 만화책을 읽고있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할만큼.

 

5개의 단편이 시리즈처럼 얽혀있어

따로 있으면 단편, 같이 있으면 장편이 되는 소설.

 

정신과 의사 이라부박사의 병원에 찾아오는

공주병, 착한 남자 컴플렉스, 중독증, 집착증, 강박증같은

현대인들의 5가지 정신병을 앓는 사람들과

그 병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치유하는

세상에서 제일 의사같지 않은 의사 이라부와

세상에서 가장 간호사같지 않은 간호사 마유미의 이야기는

이 책의 구조처럼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으며

동시에 현실과 너무 밀착해 있었다.

 

'판단'보다는 '동조'의 약을 쓰는

'존경'보다는 '경시'를 이용하는

'심각함'보다는 '가벼움'의 칼을 휘두르는

이라부라는 의사가 어딘가에 정말 있다면

다만 그의 존재때문에 조금은 덜 아플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1. 도우미
2. 아, 너무 섰다!
3. 인 더 풀
4. 프렌즈
5. 이러지도 저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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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가네시로 가즈키의 단편집 <연애소설>을 읽었다.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보통의 연애 이야기는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은 꼭 주검을 맞는 징크스를 가진

한 청년의 사랑이야기 <연애 소설>,
암에 걸려 죽음을 맞는 한 청년의 청부 살인극 <영원의 환(環)>,

기묘한 난치병에 걸려 생을 포기한 청년이 암에 걸려 추억 속을 향해 여행을 떠나는 로드소설 <꽃>,

세 편의 단편이 가진 기묘한 스토리라인과 독특한 캐릭터들은

책을 잡은 사람의 눈매와 손길과 마음을 붙잡아 두기에 충분하다.

 

아! 사는 것은 곧 사랑하는 것인가?

사랑하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인가?

내가 꿈꾸고 있는 환상을 가진 사랑은

이 세상에서는 이미 죽은 것인가?

 

재치와 기지 속에 철학을 숨긴 <연애소설>에서

나는 삶의 피곤함을 발견했어야만 하는 것인가?

 

<스피드>나 <레벌루션 No.3>에서 보여줬던

가네시로 가즈키만의 색채는 옅어지고

이 소설에서는 왠지 <아사다 지로>의 시선이 느껴진다.

 

어찌되었던 작가의 기지와 아이디어에는 감탄, 또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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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3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가네시로 가즈키 소설을 연이어 읽어보고 있다.

레벌루션 NO.3은 스피드의 전초 소설이라서

스피드를 읽었던 느낌과 대동소이하다.

소설 속의 인물이건만 책속의 '박순신'은

강한 매력을 발산한다.

소설 속의 '나'가 사토 아기날드 겐에게 안겨도 좋다고

표현한 그 말이 이해가 될만큼..

젊음 넘치는 '더 좀비스'의 패기가 한없이 부럽다.

꿈을 꾸고 있는 영혼들.

꿈을 잊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런 영혼들은 한 여름밤의 반딧불같은 존재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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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D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재일교포 3세인 가네시로 가즈키의 스피드는

구조가 탄탄한 벽돌집 같아서 독자에게 안정감을 유도하는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고등학생으로 일상이라는 틀에 갇혀 하루하루를 살아 가고 있는

오카모토 가네코는 어느날 하나의 사건을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양분된 두개의 세계를 확인해 가는

대표적인 성장기 소설 <데미안>을 연상케했지만

<데미안>에서 두개의 세계를 바라보는 에밀 싱클레어의 눈은

관조적이었던 것에 반해 <스피드>에서는 그것을 바라보는

오카모토의 입장은 참여적이며 적극적이라는 느낌이라는 것.

 

소설의 줄거리와 주된 사상의 정립, 문체와 구조화라는

여러갈래의 요소들에 균형을 갖출줄 아는 가네시로 가즈키.

그의 능력이 부럽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나카가와는 그 조작을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와 미나가타, 순신, 가야노, 야마사타는

자신들의 눈과 머리로 올바르다고 판단하면

빨간 신호라도 그냥 건너.

너는 어떡할 거야?" - P182

 

"도약은 자신이 있는 장소에서 떠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야.

발레의 도약도 마찬가지지. 그걸 주테라고 하던가?"

 

"발레의 주테도 그래. 옛날 유럽은 철저한 계급사회였으니까.

전통이니 인습이니 인간을 구속하는 중력이 너무 셌기 때문에

발레리나가 그 중력을 벗어나 얼마나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가를

보고 관객은 감동하는 거야."

 

"언젠가는 너의 주테를 보여줘"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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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에 이어 펜의 천재라고

여기는 일본 남성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최근 소설 <랜드마크>

 

사람들과 빌딩밖에 없는 도시에서의 고단한 삶을 사는 남자들의 고독한 회색빛 인생 이야기.

 

요시다 슈이치 소설 <7월 24일 거리>와는

보색의 패턴을 가지고 있는 <랜드마크>를 읽고 있으면

그 두개의 소설을 과연 한사람이 썼을까? 는 의심마저 생긴다.

 

'7월'이 여성의 시각과 목소리를 가졌다면

'랜드'는 남성의 안목과 어투를 가졌고,

 

'7월'이 작은 지방 마을의 따뜻함과 아기자기함을 표현했다면

'랜드'는 도시생활의 고독함과 차가움을 발산했고,

 

'7월'에서는 소녀적인 꽃향기와 차향기가 난다면

'랜드'에서는 아웃사이더적인 광기와 에네르기가  풍긴다고나 할까?  

 

그 어떤 노래를 불러도 쟝르를 통합시키는 재주가 있는 트롯 가수도 대단하지만,

한 가수가 여러장르의 노래를 제대로 소화해서 부르면 그 감동은 배가 되는 법!

 

요시다 슈이치는 만화경을 숨기고 있는 작가라서,

늘 생각밖의 그림을 독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놀랍고도 경이롭다.

 

<7월 24일 거리>가 착한소설이라면

<랜드마크>는 나쁜소설일진데...

 

'극과 극은 통한다'는 누군가의 말을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으로 한번 빗대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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