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식도락과 드라이브.

200여곡의 노래들을 4시간여에 걸쳐서 굽고,
(쟝르는 가요신곡, 팝신곡, J-Pop, 분위기 있는 노래, 연주곡, 오페라, 샹송이었죠)
짐을 챙기고, 집을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평일날 3시에 출발,
구비구비 돌아서 쌩쌩 드라이브 하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강원도로 넘어간 시각은
대충 6시가 넘었겠죠?

가다가 잠깐 들른 휴게소에서는 간단하게 어묵, 고구마튀김, 음료수등만 사먹고
저녁을 위해 위와 장을 비워둡니다.

일부러 미시령을 넘어 도착한 속초 대포항에서
광어, 우럭, 도다리, 해삼, 청어등을 실컨 먹었습니다.
미리 준비해둔 라퐁 로쉐 2000년산과 어울어서 말이죠.

그리고 더는 먹을 수 없게 됐을때, 그때서야 슬슬 쉬게 됩니다.
TV를 보고, 함께 한 친구와 이야기도 하고.. (특별할게 없었으나..)

다음날,
속초 시내로 들어와 이름모를 바다를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아점을 먹을 곳을 찾습니다.

눈에 띈 멋진 대게 요리집을 발견하고,
우리 일행은 거기 들어가서 좀 비싼 게 매운탕을 시켰습니다.
된장으로 국물 맛을 내고, 무우로 시원한 국물을 연출한 게 매운탕은 정말 시원하더군요.

거기서 맛본 낚지젖갈에 매료되어 젖갈을 사가지고 가기로 결정,
중앙시장으로 향해 젖갈을 사고 싱싱한 날치알도 구입하게 됩니다.
이로서 엄마에게 점수를 마구 획득하게 되겠지..라는 회심의 미소도 짓게 됩니다..ㅋㅋ

바닷가를 드라이브하면서 어제 채 다 들을 수 없었던 아름다운 노래들을 듣습니다.
그리고는 일년에 3일밖에 하지 않는다는 빙어축제에 참가하기로 합니다.

홍천을 지나서 강릉 어딘가에 '빙어축제'라고 큼지막하게 플랭카드가 걸려있는 곳에서 하차.
우리 일행은 어느 음식점에 들어가 빙어회, 빙어튀김, 막국수를 시켜서 먹습니다.

살아생전 처음으로 맛본 빙어회의 그 섬뜩한 고소함..ㅋㅋ
(사실 처음에는 살아 있는걸 먹는다는 생각에 약간 소름도 끼쳤습니다만 곧 잊어버렸죠.)
빙어 튀김의 작은 바삭거림 (귀여운 아삭임이라고 해두죠..ㅎㅎ)
그리고 시원하고 매콤새콤한 맛을 내준 막국수..
ㅋㅋㅋ 많이 먹긴 했죠?

그리고 나서 천천히 천천히 서울을 향해 달렸습니다.
하루에 고작 3끼 밖에 없었던 것이 아쉽기도 했으나,
3끼가 있어 맛있게 먹을 수 있던 점에 감사하면서 말이죠.

다음에는 전라도 맛집 순례를 해볼까..
고려하고 있습니다.
동참하실 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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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체어가 각 객실에 배치된 이후, 청소원들은 걸레 하나씩을 들고
그 새로운 물건을 깨끗하게 닦기 위해 각 객실로 들어갔다.

트럭 기사의 말처럼 설명서가 한 장씩 붙어 있었다.
벌거벗은 남자와 여자가 그 물건 위에 올라앉아 연출할 수 있는
각종의 체위를 그려놓은 그림 설명서였다.

윤은 옆방에서 울려오는 다른 청소원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그 그림 속의 체위들을 살펴보았다.

사장 앞에서 멈추지 못하고 웃던 때와는 다르게,
윤의 얼굴에서 부드러운 미소 같은 게 퍼졌다.

그림들은 기괴하게 보이는 대신 유쾌하게 보였다.
윤은 걸레를 바닥에 내려놓고 사장이 그랬던 것처럼
러브체어의 여기저기를 툭툭 두드려보았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올라앉아 무슨 요동질을 치든 무너지지 않을 만큼
튼튼해야 할 물건이었다.

툭툭 두드려보다가 어깨에 억센 힘을 주고 물건의 받침대를 꾸욱 눌러보기도 했다.
러브체어는 한 여자의 팔힘 정도는 능히 받아낼 수 있다는 듯 흔들림이 없었다.

그래도 불안한 것처럼 윤은 조심스럽게 체어 위에 한 발을 올려놓아 보았다.
꿋꿋했다. 마치 오래전 남편의 허벅지가 그러했던 것처럼.

윤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녀의 한 발이 마저 체어 위에 올라갔고, 잠시 후 그녀는 받침대에 등을 기대고
두 다리를 넓게 벌려 발판 위에 올려놓았다.

편안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윤은 그렇게 누워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코를 킁킁거렸다.
어디선가 복숭아 냄새가 퍼져오는 것 같았다.

지방의 공사현장을 떠돌며 중장비를 몰던 남편이 보름 만에 집으로 돌아오던 날,
그의 손에 들려 있던 검은 봉투 속의 복숭아.....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윤이 기겁을 하며 보름 만에 만난 남편을 피해 도망쳤고
남편은 웃음을 터뜨리며 어린 소년처럼 그녀를 쫓아다녔다.

잘 익은 복숭아 냄새가 온 마당을 가득 채웠다.
윤은 마루 끝에 오도카니 앉아 복숭아를 씻는 남편을 내려다보았다.

마당 수돗가의 큰 함지박에 복숭아 털이 둥둥 떠다녔다.
그러나 남편의 손이 복숭아를 몇 번 문지르자, 복숭아는 곧 매끈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뿌옇게 떠올랐던 털들은 말끔히 하수구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윤은 연신 팔과 목을 긁어대면서도,
오랜만에 만난 남편의 뒷모습을 놓칠 수가 없어 끝내 외면하지 않고 남편을 쳐다보았다.

복숭아를 씻는 내 남자..... 복숭아를 씻는 내 남자....
남편이 불현듯 어깨를 돌려 잘 씻은 복숭아 하나를 마루 위의 그녀에게 던졌다.

윤이 엉겁결에 그 복숭아를 받아들고는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한 입을 베어 물었다.
윤의 입가로 손톱만 한 크기의 두드러기들이 툭툭 불거져 올랐다.

그래도 행복한 그녀의 웃음...
복숭아 과육을 입가에 잔뜩 묻히고 두드러기가 돋아 오른, 한 여자의 행복에 겨운 미소...

그날 밤, 남편은 그녀를 끌어안고 절정에 겨운 채 물었다.
하고 싶었지? 너도 하고 싶었지?

그때 그녀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가려워, 여보.......
내 생의 이 숨 가쁜 순간이 내 몸속 어딘가를 자꾸 가렵게 하나 봐.
여보, 나를 좀 긁어줘. 복숭아 털이 내 몸 어딘가에 붙어 있어요.

제발, 여보, 나를 좀 긁어줘. 털 벗지 못한 복숭아 같은 내 몸......
내 몸을 힘차게 씻어 싱싱하고 매끈하게 만들어줘요.

- 그래........무엇이든 하렴.
러브체어 위에 다리를 넓게 벌리고 편안하게 누워, 윤은 홀로 중얼거렸다.

- 살아 있는 몸일 때, 너희들, 무엇이든 하렴...... 그렇게 하렴......

그렇게 중얼거리고, 홀로 미소 짓고, 눈을 뜨자마자 윤은 기절을 할 듯 놀라
의자 위에서 나동그라지듯이 떨어져 내렸다.

객실 입구에서 한 남자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장이었다.

사장은 단단히 화가 난 것 같았다.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방 안을 왔다 갔다 하면서 있는 대로 소리를 지르는데,
세상에 이렇게 이상한 아줌마는 듣도 보도 못했다는 게 요지였다.

불같이 화를 내고 있는 사장과 눈을 맞추고 있을 수가 없어
윤은 사장실의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장실은 깨끗하지 않았다.
객실 청소에 대해서는 그렇게 까탈을 부리면서도 정작 자기 방의 청결 상태에 대해서는
무심한 사람이 사장이었다.

그는 지나치게 깨끗한 것이 불편하다고 했다.
자기 방은 하루 묵어 가는 방이 아니니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고.

머리카락도 떨어져있고 담뱃재도 묻어 있고 소파에서는 땀 냄새도 적당히 풍겨야 한다고.
사장의 그런 요구가 청소원들에게는 더 힘겨웠다.

사람 냄새가 날 만큼 적당히 지저분하다는 거은 어떤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

꽁초 쌓인 재떨이를 비우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었고
비운 재떨이를 닦아놓지 않을 수도 없었는데, 그때마다 청소원들은 그것이 해도 좋은 일인지
아닌지를 알 수가 없어 공연히 안절부절을 했다.

소파의 쿠션을 털 때도, 책상 위를 마른걸레로 닦을 때에도 물론 마찬가지였다.

윤이 내려다보고 있는 사장실 바닥 카펫에는 담배 자국이 보였다.
며칠 전 청소를 할 때에도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아마 사장은 사장실에 있는 동안에도,
자리에 앉지 못한 채 방 안을 왔다 갔다 하며 줄담배를 피워대는 모양이었다.

그런 사장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윤의 시선이 언뜻 사장의 얼굴로 가 닿았는데
마치 불에 덴 듯이 그 시선은 얼른 다시 바닥으로 떨궈져 내렸다.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인 걸까.
사장의 얼굴을 보자마자 또다시 참을 수 없는 것은 웃음이었다.

물레방앗간을 외치던 그의 새된 음성이 떠오르고, 한낮의 모텔 마당 한복판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러브체어 위에 올라앉아 있던 그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럼 사랑은 어디에서 하라는 거냐는 그의 탄식이 떠오르고..
윤은 있는 힘껏 주먹을 쥐었다.


                                                             6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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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가 상영한지가 한 2년 되지 않았습니까?
 한여름에 시집간 언니, 동생을 불러내서 오븟하게 봤던 기억이 나네요.
 얘들은 다 집에 맡겨 두고 말이죠.
 할머니와 손자의 풋풋한 사랑이야기가 너무 아름다웠더랬죠.
 이런 순진무구한 이야기를 또 보고 싶네요.
 영국판 <빌리 엘리엇>같은 영화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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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이 문양이 기억 나시리라..
이 앨범에는24곡의 오리지날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조영욱의 음악들이 깔려있다.

특히 여인들의 테마는 왈츠를 기반으로 하여,
쿵짝짝, 쿵짝짝.. 아련한 추억속으로 안내를 하는듯하다.

"사랑해요, 아저씨~"라는 대사와 함께 흐르는 관악기의 선율이
뇌리에서 심장에서 떠나지 않는 미도테마의 테마인 The last waltz는
아픔이 지나친 아름다움을 들려주기에 여념이 없다.

좋은 영화와 함께 아름다운 O.S.T를 듣는 기쁨은 적은 것이 아닐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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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eol 2004-02-02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가 기억에 남아 찾아 보고 싶었던 건데..
제목보자마자 냉큼왔습니다.흐흐


motoven 2004-02-02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오셨습니다..흐흐흐~
영화를 재밌게 보셨다면 음악이 남달리 들리지 않습니까?
너무 좋아요..ㅠ.ㅠ
 


 





이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호주 와인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쪽의 와이너리의 와인으로서는 제이콥스 그릭 시리즈
(쉬라즈, 카베르네 쇼비뇽, 샤도네이, 리슬링)이지만,
큰 규모의 슈퍼에서 팔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시는 분이 많으시겠지만
보다 포도 품종의 특성이 살아 있는 상급의 포도주가 빈 시리즈입니다.

(빈 시리즈로는 빈555 쉬라즈 외에, 222 샤도네이, 333 피노누아, 444 카베르네 쇼비뇽,
777 세미용, 888 카베르네 멜로, 999 멜로가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린 555 쉬라즈는 빈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듯 합니다.

회전식과 정지식의 2종류의 오크통에서 발효, 엄밀한 온도 관리,
12개월간의 오크통에 의한 숙성등에 매우 완성도가 있는 매력있는 와인 입니다.

빛깔은 자줏빛에 가까운 진한 붉은 색,
얼얼한 강한 맛이나 오래된 자두나무 그리고 카카오 같은 향기,
입에 머금으면 입안을 꽉 죄어주는 포도쥬스 처럼
마시기 편한 신맛이 있습니다.



샵 가격 : 2만원 정도대..
바 가격 : 4만원 정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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