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 (`나의 생애` 중에서)

작년 초였겠지. 그가, 암이 전이되었다는 진단을 받고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아침신문에서 읽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그날 올리버 색스가 누군지도 모르는 직장동료들을 붙들고 이렇게 멋진 분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하소연하고 기적이 일어나길 소망했더니 그 중 한 명이 나름 대답이랍시고 ˝올리버 색스? 이름 좋으시네요.˝ 라고ㅠㅠ

내 현실은 이런 사람들에 둘러싸여있구나 라며 좌절+분기탱천해서 퇴근 후 홀로 방구석에 앉아 와인+맥주로 그의 남은 시간이 너무 힘들지 않기를 바랬던 기억도 있다.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은 사놓기만 하고 아직 읽지 못하고 있다. 뭔가 아깝고 슬퍼져서. 이 얇은 책은 아마도, <온 더 무브>를 읽기 전 마음의 준비를 하기에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이제는 <온 더 무브>를 읽으며 그에게 작별을 고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가요. 올리버 색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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