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저자는(1951년생) 1993년 42세에 파킨슨병을 진단받습니다.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을 듯 한데 저자도 저널리스트로서 선입견에 노출될까 8년간은 자신의 병을 주변에 숨겨왔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다행히 2006년 뇌심부자극술이라는 일종의 뇌수술(당시만 해도 널리 행해지지는 않았던)을 받고 파킨슨병의 증상들이 크게 완화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이 2017년 출간되었으니( 9년이나 묵혀두었다가 이제야 읽음ㅜㅜ) 20년 이상을 병과 함께 보내셨는데도 매우 낙천적이고 유머러스합니다. 노년과 죽음은 서로 맞닿아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죽느냐이고 어떻게 죽느냐는 것은 어떻게 나이들어가는가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저도 그렇게 나이들고 싶군요. 징징대지 않고, 투덜거리지 않고 내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으로.


우리 각자도 결국은 인간종이라는 거대한 숲을 이루는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한 개인으로서 어떻게 늙어가고 죽어가느냐는 문제는 결국 숲으로서의 인간 전체를 위해, 어떤 역할을 떠맡아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귀착된다고 할 수 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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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26-09-04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살아오는 동안 병원은 대략 여남은 번, 약국은 자주 간 것 같아요- 코감기, 목감기, 다래끼, 발목 염좌 등 자연치유가 어려울 거라는 판단이 서면 말이죠- 대충 일 년에 10번?

그러다 보니 어떤 질병에 의한 죽음에 대해서라면 의연한 면이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조금 알고 지내는 어떤 스님이 ‘그야 덜 아파서 그런 거겠지‘라는 말을 했고, 그 말에 대해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던 기억이 아령칙하게 나네요.


왜냐하면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삶을 살자고 마음 먹은 게 하마 십오 년쯤 지났으니까요.


.....왜 이런 이야기를 한 거지?

음, 질병 앞에서 유머와 낙천이 얼마나 중요한 작용을 하는가는 일찍 돌아가신 큰외삼촌을 보면 알 수 있을 듯해요.

이 양반은 소싯적에 충남 깡패였는데, 그랬으므로 어지간한 이벤트 앞에서 눈도 꿈쩍 안 하려고 했을 텐데

노후에 직장암을 얻자,

급격이 무너지더군요. 머리도 금방 하얗게 세고. 마지막 그의 모습이 아직도 뚜렷하게 떠오릅니다.

겁에 질려 있는 눈동자도.

- 어렵겠지만, 암과 사귀세요.

이런 말이나 했던 내 자신도 떠오르네요.

아무려나

오랜만에 페이퍼를 올리셨네요. 저도 아주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왔고.... 그리하여 뭔가 따듯한 느낌입니다그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