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 선수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 반가웠다. <스포츠그래픽 넘버>에 연재한 글을 모은 책이라고. 2018년에 발매된 모양이니(한국에서는 2021년) 내용에 살짝 업데이트가 필요하지만, 소문이 자자한 히로시마 도요카프(야구) 팀에 대한 애정 뿐 아니라 올림픽, 스모, 테니스 등 각종 스포츠를 영화감독이자 작가로서 사랑을 듬뿍 담아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포츠를 사랑하기에(저주받은 몸뚱아리라 보는 것만..ㅠㅠ) 두근거리며 뭉클하며 읽었다. 삼성라이온즈에서 활약했던 벤덴헐크 투수도 한 줄 만난다. 역시 무척 반갑다.

현재 오타니 쇼헤이는 통쾌하리만치 그 누구와도 닮지 않았다. 천진한 미소마저 띠고 전인미답의 성역으로 들어서는 밝은 모험을 보며 누구나 두고 온 꿈을 되찾은 듯 흥분하지만 때로는 문득 슬픈 기분도 스친다. 삼진을 잡고 포효를 해도, 홈런을 때리고 주먹을 쳐들어도, 그의 눈동자 안쪽은 어딘가 훨씬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최고 구속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일본 최고로 올라섰습니다. MVP가 되었습니다. 입단 5년 차에 구단에서 연봉이 가장 높아졌습니다. 이 모든 것이 달성된 순간부터 그의 안에서는 색이 바래기 시작한 게 아닐까. 경쟁할 존재도 없어서 얼마간 외로움조차 감돈다. 틀림없이 먼 곳으로 갈 수밖에 없는 사람이겠지. 외로운 사람만이 먼 곳으로 갈 수 있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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