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불빛의 서점 - 서점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배운 한 남자의 이야기
루이스 버즈비 지음, 정신아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쇼핑과 영화 기타 여러가지 함께 해야할 많은 것들이 혼자 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사람과의 소통이 조금은 단절된 느낌이 든다. 책도 예외는 아니다. 인터넷서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존의 영세 오프라인 서점들은 많이 문을 닫고 대형 서점들만 살아남았다.

예전에는 서점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책을 선물하기도 하면서 서점에 가거나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서점보다 인터넷이 더 싸다고 하더라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책을 고르는 것 보다 직접 서점에 가서 신간도 보고 이것저것 찾으면서 자신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책을 고른다.
 
이 책의 저자는 17년간 서점 관련 일을 하면서 겪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즐겨했던 서점 예찬론자인 저자는 서점 직원과 출판사로 17년간의 서점 생활을 추억하면서 지금의 책과 서점이 있기까지의 발전상뿐 아니라 서점에서 일을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서점의 여러 풍경을 풀어 놓는다.
또한 한 권의 책이 출간되어 서점에 있다가 고객의 서가로 옮겨지고 반품되고 절판되기까지 등 책의 인생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영화나 식사 다른 것들에 비교해서 왜 책을 사는 게 아깝지 않은지도 이야기하고 스티커를 떼어내면 생기는 끈적임을 없애는 방법 등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풀어 놓는다.
책을 쓰고 출판하고 독자들에게 읽혀지기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은 시간과 노력에 비해 대가가 매우 작고 비효율적인 일이다고 말한다. 무거운 책 속에서 낮은 급여를 받으면서도, 그렇다고 미래도 밝지 않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책과 함께하고 있는 것은 책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점주인도, 출판사도, 출판사직원도 판매원도, 작가들도, 독자들도 좋은 책이 많이 읽히고 사랑받기를 원해서 일 것이다.
 
저자도 그랬지만 나 역시 고서점을 좋아한다. 동대문 책 거리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가보지 않았을까?! 인터넷에서도 중고서적을 저렴하게 판매하지만 실제로 고서점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재미와 그렇게 고르다 괜찮은 다른 책들을 발견했을 때의 즐거움은 아마도 직접 경험해 본 사람들만이 알 것이다. 또 중고서적 속에서 손을 거쳐간 사람들의 손길도 느낄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이 책에 대한 욕심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빌려 읽는 책 보다는 자신이 소장하고 자신의 흔적이 남은 책들을 좋아한다. 종종 빌려주고 못 받는 책들도 있는데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고 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책은 어느시대 어느 공간에서든지 책으로서 기능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책 한 권으로 세대가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도 가능하고, 책을 통해서 과거의 사람과 현재 미래의 사람이 소통도 하고 공감도 할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해 우리집이 서점이었으면 마음대로 책을 읽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그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소망이 있다.
 전원에 아름다운 카페를 만들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책도 보고 토론도 할 수 있는 그런 멋진 북카페를 만드는 게 꿈이다. 물론 그 꿈을 위해서 젊었을 때 열심히 살아야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보 노무현 - 대한민국의 가시고기 아버지
장혜민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5월 23일 오전에 만우절도 아닌데 갑자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위독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들은 아침이었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방송을 보다가 결국에는 서거하셨다는 소식에 애달펐던 마음이 기억난다. 

방송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상, 삶, 그의 이야기들이 영상으로 다큐로 나올 때마다 눈물과 함께 답답해져옴을 느낀다.

방송 뿐 아니라 노대통령과 관련된 책들이 지금도 많이 출간되고 있다.

 

이 책은 "바보"라고 불리웠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신격화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감성적이지 않게 담담하게 풀어 놓는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의 어린시절의 힘든 생활고와 학비가 없어서 장학금을 타고, 어쩔 수 없이 상고를 가게 되고 큰 꿈을 안고 사법공부를 하며 당당히 합격하게 된다.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판사직을 그만두고 노동자와 소외받고 억울한 사람들을 위한 고달픈 인권 변호사의 길을 겪게 되면서 그의 삶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그런 그가 정치계에 입문한 새내기 시절의 5공 청문회는 사람들 뇌리속에 깊이 각인 시킨 사건이었다. 초등생이었던 나 역시 그 때(지역차별화가 심각했던 시대) 노무현의원의 당찬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런 그의 그 뒤에 행보를 잘모르게가 16대 대선에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그를 다시 보게 됐다.

물론 그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정경유착고리와 역주의 타파 등 소는 정치의 길로 인해 부산에서 몇 번의 고배를 마시고, 힘들었음에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한 길만 걸어 온 그의 삶도 새롭게 알게 됐다.

어렵게 만주당 대선 후보가 되고 야당 통합과 정후보의 번복설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 대통령 당선은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국민들의 돼지저금통모금과 노사모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비주류임에도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지 않았나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어서도 그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직설화법을 쓰던 그에게 언론이나 재벌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고, 열린 우리당 의원들의 탈당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겪게된다.

퇴임 후 고향 봉하마을로 가서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간 그를 언론과 정계에선 가만두지 않는다.

2008년 말쯤부터 터져나오는 전 대통령의 좋지않은 소식들... 연일 시끄럽게 떠드는 부풀려진 이야기들을 담 넘어 불구경하듯 그냥 그러려니하고 있진 않았는지...

 

든든한 세력하나 없는 비주류의 무능한 정부, 로드맵이 없는 정부, 아마추어 정부라는 비난 속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며 정책들을 하나 둘 완성해 나갔다. 임기 5년 안에 이루어 성과를 보이려 하기 보다는 자신의 임기에는 드러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실현했던 많은 일들... 김대중 정부에 이어 10년 동안 대북정책과 기타 정책들이 제대로 빛을 보기도 전에 새로운 인물의 새 정책으로 인해 꽃을 피우기도 져버렸다.

 

그의 홈페이지 제목이기도 했던 "사람 사는 세상"이 언제쯤 올련지...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촛불집회나 기타 여러 모임까지도 불법집회로 간주해 유신 때 보다도 더 끔찍해진 공권력이 무섭기까지 한다. 재계의 언론장악까지 눈감아주는 모습이나 대북정책을 마구잡이로 퍼주기식으로 일관했다고 매도하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10년 임기 기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겐 잃어버린 10년 이었을지 몰라도 우리에겐 희망의 10년이 아니었을까?!

 

그의 서거에 대해 말들이 많다. 각계각층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야기 한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역사 앞에서 다시한번 민주주의에 대해, 나라에 대해 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다시한번 관심을 갖게 됐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평범하면서 파란만장한 인생역적에 서민대통령이었고, 그의 국민을 위한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했었기 때문에 그의 죽음이 더 애닮픈건지도 모르겠다.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에 전국 각지의 노란색 애도물결을 보면서, 역대 대통령 가운데서 그런 애도 물결이 또 일어날 수 있을지...

지금도 그의 삶을 다룬 프로그램을 보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국민들을 보면서 조금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과 함께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One-Stop 자산관리 플래닝 - 대한민국 1%로 가는
임성환 지음 / 북마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재테크 열풍이 한참 불더니 주가와 경제가 침체되면서 주춤해지는 듯하다. 그러다 요즘 증시나 경제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그동안 움츠리고 있던 사람들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는듯하다. 서점가에도 한동안 잠잠하던 경제경영서나 재테크 서적들이 다시금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일반적인 재테크 책을 읽어 본 터라 한동안 재테크 책에 소홀했었는데 "대한민국 1%로 가는 ONE STOP 자산관리 플래닝"이라는 책이 왠지 시선을 끌었다.
 
이 책은 대한민국 1%로 가기 위한  ONE-STOP Planning 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은 ONE-STOP Planning _ 고객의 니즈에 맞는 맞춤 컨설팅이 필요하다로 자신관리 플래닝에 필요한 것과
자산관리의 전망과 더불어 일반인들을 위한 재테크 수집 방법에 대해 말한다.
2장의 나에게 만든 재무설계에서는 유형별 재무설계 방법과 성공적인 투자의 기본인 지출계획과 더불어 올바른 투자원칙에 대해 말한다.
3장 부동산 플래닝에선 부동산은 아직도 대한민국의 블루칩이라고 하면서 부동산과 관련된 세무정보라든지 실전 노하우와 일반인들을 위한 부동산 투자 방안들에 대해 말한다.
4장의 투자 설계에선 부자가 되려면 부자들의 관심사항을 알아야 한다고 하면서, 금융상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투자할 때 알아둬야할 것들에 대해 말한다.
5장의 은퇴설계에서는 준비한 자만이 황금 노후를 즐긴다로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은퇴준비는 반드시해야된다고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은퇴설계를 하라고 한다.
6장의 자산관리 세무컨설팅에서는 부자는 남기고 갈 것도 계획한다고 한다. 상속과 증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상속세, 증여서 절세방법과 여러가지를 말한다.
이렇듯 총 6장으로 구분해서 기본적인 것들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놓는다.
 

 "80년대는 근면한 사람이 성공했고, 90년대는 저축을 많이 하는 사람이 성공했고, 현재는 정보를 많이 얻고 실천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저금리에 요즘같은 고공 인플레이션 시대에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열심히 저축하고 있는데도 돈이 계속 줄어드는 느낌, 물가상승률을 금리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재테크에 열을 올리며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재테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하는 파레토의 법칙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잘 사는 상위 20%  안에 들기 위해 아니면 중산층이라도 되고 위해 열심히 사는 수많은 서민들은 지금보다 조금씩 더 나아지는 삶을 살았으면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당장 자신의 삶이 180도 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멋진 미래에 있어 혹은 준비한 목표가 없다면 목표를 세울 수 있고 조금은 그 목표에 빨리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천하는 사람들에게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 - 디자인, 디자이닝, 디자이너의 보이지 않는 세계
홍동원 지음 / 동녘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많은 광고들 중에 자주 보여져서 각인이 되는 것도, 도대체 무슨 광고인지 궁금하게 하는 것도, CM송을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고, 각종 광고를 일반인들이 인터넷 UCC를 통해 패러디를 하기도 하는 등 그 중에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광고들, 성공한 광고들은 많지 않다.
TV광고 뿐 아니라 거리의 간판, 광고, 문구, 디자인 등 많은 광고들을 보면서 저런건 생각하고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진 차에 현직 디자이너가 쓴 디자인에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는 "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라는 다소 독특한 제목(예전 같으면 제목에 붙이기 힘들 단어인 "똥구멍"이 과감히 제목에 들어가 있다)의 책이 눈이 들어 온다.

"날아가는 비행기 똥구멍"은 클라이언트들의 무리하고 터무니 없는 디자인을 요구하는 것을 빗댄 관용어구라고 한다.
 

예전에 사람들에게 디자인 보다는 쓸모와 실용이 대세였다.

그렇다고 미에 대해 디자인에 대해 완전히 등한시 한 것은 아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디자인이라는 용어, 혹인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있기 전부터 알게 모르게 디자인, 미에 신경을 써 왔다. 


똑같은 상품인데도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면 사람들은 저렴한 제품을 선호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기능의 제품이라도 디자인이 멋지고 자신의 마음에 들면 조금 비싸더라도 디자인이 멋진 것을 선호한다.
이는 대부분의 상품에서도 적용된다.
먹거리 하나에서만으로도 그 변화를 알 수 있다. 예전에는 먹을 것도 풍부하지 않고 살기에도 힘든 시절이었다면, 지금은 먹을 거리 못지 않게 삶의 질도 향상이 되어서 "질보다 양"에서 "양보다 질"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면서 생산의 단계에서 중요한 요소로 떠오는 것이 마케팅이다. 마케팅 속에서 또 중요한 게 디자인...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디자인이 독특하거나 어떤 소비자층을 상대로 만들어졌는지 마케팅 단계에서부터 연구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
 
이 책은 "디자인"하면 거창하게 생각하거나 어렵고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디자인이란 무엇이고, 디자이닝, 디자이너의 일상적인 삶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해 재미있게 풀어 놓는다.
그의 디자이너로 살면서 겪는 여러가지 에피소드에서 부터 자신의 디자인 세계까지 아주 재미있게 풀어 놓는다. 책을 읽다보면 디자이너라는 직업도 직업이지만 디자이너로써 범상치 않은 삶을 살아온 저자가 궁금해진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광고의 홍보 속에서 살아간다. "갑"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을" 억압해 탄생한 디자인에서부터 눈에 띄는 디자인에서 기억도 못하는 디자인등 많은 디자인을 접하고 있다.
예전에는 명함하나 광고물 하나도 그냥 만들어졌겠거니 생각했는데 지금은 명함 한 장 광고물 한 장이라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얼마나 고민하면서 생각하면서 만들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이 A
조나단 트리겔 지음, 이주혜.장인선 옮김 / 이레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연쇄살인범, 강간범, 끔찍한 살인사건을 보면 참 충격적이다. 그런데 거기다가 끔찍한 살인사건의 범인이 미성년 아니 아동이라면....

이 이야기의 모티브는 영국의 끔찍하고 슬픈 한 사건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1993년 영국 리버풀에서 두 살난 남자아이가 실종되었는데 주검으로 발견된다. 아이를 잔인하게 죽인 범인이 열 살난 두 아이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영국을 충격으로 몰고 갔을 뿐 아니라 영국 전역에  CCTV를 설치하게 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년 A라고 불리던 주인공이 출소 후에 잭이라는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조금은 두려움과 설레임이 공존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증인보호 프로그램이라는 것들이 있어서 신분증도 이름도 아는 사람도 다 바꾸어 전혀 낯선 곳에서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을 종종 봤을 것이다.

소년 A는 증인보호 차원은 아니지만 자신의 저지른 과오(?)로 인해 자신이 아닌 잭이라는 다른 사람으로 살게 된다. 보호소에서 알게 된 아버지처럼 여기는 테리의 도움으로 잭으로 적응하게 되고, 잭으로 살면서 친구들도 만나게 되고, 직장도 다니고 처음으로 사랑하는 여자도 생기게 된다.

그러나 소중한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잭은 진정한 자신을 이야기 할 수 없음에, 거짓말을 해야되는 것에 죄책감과 함께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우연히 교통사고를 당한 어린 소녀을 구해주면서 매스컴에 노출되게 되고, 소년 A를 쫒는 끈질긴 언론을 통해 자신의 끔찍했던 과거가 드러나게 된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리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마져...

 

사건이 일어나면 언제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한다. 보는 관점이나 결과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기도 하고, 증거나 오판으로 인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기도 한다.

흔히들 우리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나 낙인론, 선입견 등 여러가지 편견으로 인해 진실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는지도 모른다.

가령 같은 사건을 가지고도 생각이나 느낌 그 사건을 전달하는 사람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객관적인 것만 전달한다고 하더라도 그 전달하는 사람의 성향이나 마음에 따라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이 책을 읽으면서 피해자나 가족들이라면 어떤 느낌이 들까?! 보통사람들과는 다른느낌일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의 이야기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인 소년 A의 시선을 따라가고 있다. 흉악한 범죄자의 모습이나 마음은 추악할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에 나오는 가해자는 그렇게 추악하지도 악날하지도 않다.

자신의 지난 과거가 밝혀지면서 힘들어하는 소년 A를 보면서 미디어와 주변사람들이 또다른 가해자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이야기는 범죄자의 재발 가능성이나 개과천선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새 사람이 될 수도 있는데도 사람들의 선입견이나 낙인론에 의해서 전과자들이 일반전인 삶을 살지 못하고 다시 범죄의 길로 들어서게 될 수 밖에 없는 경우, 또는 정말 개과천선해서 새 사람이 되는 경우를 우리는 수많은 사례를 통해 알고 있다.

유명한 작품 "장발장"만 보더라도 우리의 이상과 현실이 얼마나 다르게 가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장발장이 처음에 빵을 훔쳤을 때 상대방의 용서나 관용이 있었다면, 또는 소년 A가 부모님의 관심과 아이들의 따돌림만 당하지 않았어도라는 가정을 해 본다면...

저자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사람은 다시 태어날 수 있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사건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의 시선에 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건의 본질이나 과정을 알기도 전에 결과만 보고 판단하진 않는지,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믿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작가는 범죄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그 이후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전한다. 소년 A의 삶을 통해 범죄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간의 심리를 말한다.

좀처럼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포용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생각해봐야 할 또 다른 화두를 던져준다.

 

왜 우리는 항상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것만 믿으려고 하는 것일까?! 때로는 보여지는 것 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진실이 있을 수도 있다.

우리는 잭이라는 사람으로 다시 살아가려는 소년 A에게 선입견과 낙인론, 그 밖의 여러가지 일반화된 시선으로 새로운 삶을 사는 수많은 잭에게 절망을 안겨주는 어느 새 또다른 가해자가 되지는 않았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