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나의 여행
임영신 지음 / 소나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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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여행!!!  "평화는 나의 여행"이라는 제목 중 하얀글씨로 쓰인 "평화여행"이 눈에 띈다. 그 아래로 이라크의 해맑은 아이들과 저자가 보인다.
책을 한 장 넘겨보면 신영복님이 직접 한지에 쓰신 "평화로 가는 길은 없습니다. 평화가 길 입니다(A.J.머스트)"라는 글귀가 확 들어온다. 일단 덮어두고 지하철 퇴근길에 다시 책을 펼쳤다.
  초반부터 저자의  글이 나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옆에서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본다. 눈물의 의미가 궁금하다는 듯이 책 제목도 훑어 본다. 다 큰 처자가 지하철에서 눈물이라니...

  <평화는 나의 여행>은 크게 이라크와 피스보트, 평화여행 3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물론 큰 틀은 평화이다.
미국이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이라크 전쟁의 초읽기가 시작된다.
2003년 일촉측발의 이라크...
 "한국 이라크 반전 평화팀"의 일원으로 이라크를 밟으면서 저자의 평화여행은 시작된다.
사람들과 이라크 전쟁의 한복판에 있고 싶었으나 두고 온 가족들과의 약속과 현지사람들의 설득으로 전쟁발발 이틀 전에 다시 한국으로 온다.
그후 전쟁이 끝나고 다시 찾은 이라크는... 그녀가 얼마 전에 본 이라크가 아니었다. 함께 웃으면서 거닐던 거리, 차마시던 곳, 함께 평화를 기원하던 많은 이들이 죽거나 다치고 성한 건물들이 별로 없다. 저자는 거기서 다시한번 전쟁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평화여행을 하던 저자는 일본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이루어 지고 있는 일년에 세번있는 "피스보트"에 저자도 초청을 받아서 참가하게 된다. 마흔한 번째 피스보트에 올라 베트남, 인도, 스리랑카, 에리트리아, 레바논을 여행하며 갈등과 분쟁 속에서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녀의 평화여행은 계속된다.
독일과 스위스, 프랑스, 필리핀 등을 돌면서 공정무역을 통해 다시 삶을 살게된 이들도 돌아보고 평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평화여행을 계속할 것을 다짐한다.
세 아이의 엄마고 한 남자의 아내인 저자의 평화여행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그냥 말하지 않아도 잘 알것이다. 저자가 평화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이해해주는 남편과 가족들의 마음과 친구들의 도움들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p.44) "나는 전쟁이 두렵지 않아요. 전쟁은 두려워한다고 오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겪어내야 할 일이지요. 다만 아픈 것은 우리 아이들이 다시 전쟁의 아픔을 고스란히 물려받고 어린시절의 모든 추억을 전쟁에 빼앗겨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내가 지고 살아온 이 짐을 내 딸들에게도 고스란히 물려줘야 한다는 거예요.  ~중략 ~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전쟁이 아니라 전쟁이 끝나고 올 이 보이지 않는 죽음들일 것입니다."

  전쟁이 끝나면 바로 평화가 찾아올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깝게는 우리가 겪은 6.25만 보더라도 전쟁의 결말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알것이다. 전쟁 때 보다도 전쟁 후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많은 문제로 남아있다.

(p.153) "전쟁은 늘 두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쪽이 죽는다면 다른 한 쪽은 이긴 것입니다. 사람은 이기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긴자의 눈으로 본 것만을 보게 되는 것이지요."

  역사도 그렇고 전쟁도 그렇고 가진자 권력자들의 의해 쓰여진다.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언론도 통재되기 때문에 현실을 제대로 방송하지도 쏟아내지 못한다. (가령 이라크 전쟁의 경우 미국의 언론 통제로 CNN이나  BBC에서 방송하는 것을 우리가 여과없이 보게된다. 객관적인 시선이 아닌 미국의 시선에서...)
승리자의 것이기에 그 승리자가 아군이 되고 진자가 적군이 되는 것이다.
왜 우리는 베트공을 적군으로 미군을 아군으로 생각하고, 인디언을 미개하고 무식한 적군으로 미국이나 영국군들을 유능한 개발자 아군으로 알고왔으며.. 왜 수많은 영화에서도 흑백논리가 아닌 제 3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불편해 했는지...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하게 세뇌당했는지도 모른다.
문화적으로 아주 교묘하게...그래서 우리의 사고의 틀이 좁아지고 편협해 졌는지도...

   이제까지 막연하게 평화에 대해서 생각했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평화와 전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또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류시화의 <지구별 여행자>, 김혜자의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등을 읽으면서 그들이 얼마나 고맙고 그들의 용기와 열정이 얼마나 부럽던지... 그 때 읽었던 느낌들이 다시 살아나는듯 하다.

   어느 한 사람의 변화만으로는 세계의 평화란 힘들다.
하지만 그 한사람 한사람들의 힘이 모아지면 큰 힘이된다. 막연하게 평화란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거나 전쟁은 남의나라 일이라고 생각해 무관심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전쟁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고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 경우는 없다. 왜 같은 사람들끼리 서로 죽이고 상처입히는지...
전쟁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전쟁을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들은극소수다. 왜 수많은 사람들이 일부의 욕심에 의해 억울하게 죽어가야만 하는지...
물질적으로나마 약간의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능력(의료나 통역)이 안 되어 돕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다른사람에게 짐이 될 거라는 것을 잘 알기에... 열심히 일하고 나의 능력을 키워서 당당하게 평화 활동에 동참하고 싶다.
"피스보트"를 타고 평화여행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나두 언젠가는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도 돈이지만 3개월간의 긴 여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벌써부터 괜히 마음만 바빠진다.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가능할까?! 가능하겠지?!
또 다른 세상는 가능하다!!!(Another World is 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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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 2007-01-20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읽으며 많은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