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 - 대한민국의 가시고기 아버지
장혜민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5월 23일 오전에 만우절도 아닌데 갑자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위독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들은 아침이었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방송을 보다가 결국에는 서거하셨다는 소식에 애달펐던 마음이 기억난다. 

방송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상, 삶, 그의 이야기들이 영상으로 다큐로 나올 때마다 눈물과 함께 답답해져옴을 느낀다.

방송 뿐 아니라 노대통령과 관련된 책들이 지금도 많이 출간되고 있다.

 

이 책은 "바보"라고 불리웠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신격화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감성적이지 않게 담담하게 풀어 놓는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의 어린시절의 힘든 생활고와 학비가 없어서 장학금을 타고, 어쩔 수 없이 상고를 가게 되고 큰 꿈을 안고 사법공부를 하며 당당히 합격하게 된다.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판사직을 그만두고 노동자와 소외받고 억울한 사람들을 위한 고달픈 인권 변호사의 길을 겪게 되면서 그의 삶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그런 그가 정치계에 입문한 새내기 시절의 5공 청문회는 사람들 뇌리속에 깊이 각인 시킨 사건이었다. 초등생이었던 나 역시 그 때(지역차별화가 심각했던 시대) 노무현의원의 당찬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런 그의 그 뒤에 행보를 잘모르게가 16대 대선에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그를 다시 보게 됐다.

물론 그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정경유착고리와 역주의 타파 등 소는 정치의 길로 인해 부산에서 몇 번의 고배를 마시고, 힘들었음에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한 길만 걸어 온 그의 삶도 새롭게 알게 됐다.

어렵게 만주당 대선 후보가 되고 야당 통합과 정후보의 번복설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 대통령 당선은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국민들의 돼지저금통모금과 노사모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비주류임에도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지 않았나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어서도 그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직설화법을 쓰던 그에게 언론이나 재벌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고, 열린 우리당 의원들의 탈당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겪게된다.

퇴임 후 고향 봉하마을로 가서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간 그를 언론과 정계에선 가만두지 않는다.

2008년 말쯤부터 터져나오는 전 대통령의 좋지않은 소식들... 연일 시끄럽게 떠드는 부풀려진 이야기들을 담 넘어 불구경하듯 그냥 그러려니하고 있진 않았는지...

 

든든한 세력하나 없는 비주류의 무능한 정부, 로드맵이 없는 정부, 아마추어 정부라는 비난 속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며 정책들을 하나 둘 완성해 나갔다. 임기 5년 안에 이루어 성과를 보이려 하기 보다는 자신의 임기에는 드러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실현했던 많은 일들... 김대중 정부에 이어 10년 동안 대북정책과 기타 정책들이 제대로 빛을 보기도 전에 새로운 인물의 새 정책으로 인해 꽃을 피우기도 져버렸다.

 

그의 홈페이지 제목이기도 했던 "사람 사는 세상"이 언제쯤 올련지...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촛불집회나 기타 여러 모임까지도 불법집회로 간주해 유신 때 보다도 더 끔찍해진 공권력이 무섭기까지 한다. 재계의 언론장악까지 눈감아주는 모습이나 대북정책을 마구잡이로 퍼주기식으로 일관했다고 매도하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10년 임기 기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겐 잃어버린 10년 이었을지 몰라도 우리에겐 희망의 10년이 아니었을까?!

 

그의 서거에 대해 말들이 많다. 각계각층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야기 한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역사 앞에서 다시한번 민주주의에 대해, 나라에 대해 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다시한번 관심을 갖게 됐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평범하면서 파란만장한 인생역적에 서민대통령이었고, 그의 국민을 위한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했었기 때문에 그의 죽음이 더 애닮픈건지도 모르겠다.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에 전국 각지의 노란색 애도물결을 보면서, 역대 대통령 가운데서 그런 애도 물결이 또 일어날 수 있을지...

지금도 그의 삶을 다룬 프로그램을 보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국민들을 보면서 조금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과 함께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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