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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본능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모름지기 이런 류의 소설이 갖춰야할 독자에 대한 예의는
독자들을 속여 넘길 수 있는 미스테리다.
당근 어거지로 짜낸 미스테리가 아니라 충분한 논리와 설득력을 갖춘,
그리고 상상력을 요구하는 미스테리여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분명히 웰메이드 작품의 요건을 갖추었다.
1차대전 때 빚어진 어느 비극적인 가족사와 그 와중에 전개되는 불같은 사랑,
전후 192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사회경제적 상황과 금을 둘러싼 국가적 음모...
그리고 이를 모두 아우르는 프로이트 박사의 '죽음본능' 이론이
마치 씨줄과 날줄처럼 정교하게 엮여 있다.
좋은 대중소설이라면 정말 이 정도의 구성과 전문성은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대중소설은 그 작품을 읽는 동안만큼은 독자를 완전히 푹 빠져들게
만들어야 한다. TV에서 계속 봐 왔던 <최고의 사랑>이 나와도
이 작품의 다음 전개가 궁금해서 본방을 포기하는... 그럴 정도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줘야 그것이 제대로 된 대중소설이다.
이제가지 그런 정도의 작품을 꼽는다면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
제스퍼 포드의 <제인에어 납치 사건>, 리처드 애덤스의 <워터십 다운의 열두 마리 토끼>
등이 있었다. 참, 톨킨의 <반지의 제왕>도 빼놓을 수 없지.
오랜만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작품을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갑다.
그리고 아직 이 작가의 전작 <살인의 해석>을 보지 않았는데 꼭 읽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