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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설명되지 않는다
이윤서 지음 / 더블:엔 / 2026년 8월
평점 :
#도서협찬
<그림은 설명되지 않는다>는 그림 없는 그림 에세이다.
처음엔 그림이나 사진 한 장 없이 활자로만 빽빽한 지면에
다소 놀랐으나 읽으면 읽을수록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드는 저자의
유려한 설명 덕분에 독서가 너무 즐거웠다.
이 책에는 이미 유명한 화가나 예술가들 외에도 이름이 낯선 여러 현대 미술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작품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작가들의 삶의 경험과 궤적을
들여다보고 나니, 그들이 만들어낸 작품 세계가 더욱더 궁금해졌다.
우선 책의 구성에 대해 말하자면, 이 책은 '희, 노, 애, 락'이라는 네 가지 감정으로
나뉜다. 각 감정의 영역에 어울리는 예술가들을 배치하여 '감정'이라는 큰 주제를
두고 독자들이 서로 다른 작품 세계를 탐구할 수 있게 해준다.
읽는 동안 나는 마치 전문 도슨트의 안내를 받는 듯한 느낌을 느꼈다. 저자의
설명에는 전문가 특유의 깊이가 있었고 그 덕분에 작품을 직접 보기에 앞서서
어느 정도 머릿속에서 그려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78쪽 <불안정한 형태로 버텨낸 분노>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설치미술가 에바 헤세의 작품과 삶을 다룬 글인데, 설치 미술이라는 예술 장르의
독특함을 맛볼 수 있었다.
설명을 듣고 나름 상상을 해본 후 QR코드를 통해 그녀의 작품을 감상했는데,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면 조금 어리둥절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이런 종류도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나?''
그러나 책이 들려주는 에바 헤세의 삶과 그녀의 작품 세계를 따라가며 <컨틴전트>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어머니의 죽음 성인이 된 후 겪은 결혼 생활의 불행과 큰 질병까지..
삶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불안한 것이라는 감각은 설치미술 <컨틴전트> 를
통해서 뚜렷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인간이란 완성되고 고정된 모습이 아니라 늘
흔들리고 변화하는 존재라고 속삭이는 듯한 작품이었다.
이번 독서를 통해 내 취향도 또 새롭게 알게 됐다. 나는 강렬한 형태와 감정을
드러내는 예술가에게 끌리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특히 '노'에 속한 화가들의 삶과
작품에 더 마음이 갔다.
분노의 표현 이면에는 누군가와 연대하고픈 마음이 컸던
장 미셸 바스키아, 인간 영혼의 비극적 상태를 직시했던
오스카 코코슈카, 삶과 죽음을 굳이 분리하지 않았던 프란시스 베이컨 등
이들의 작품은 때로는 매우 강렬하게, 또 때로는 다소 불편함 으로도 다가왔으나
전반적으로 내 눈에는 기묘한 아름다움으로 비췄다.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진실을 말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인간의 삶은 늘 흔들리고 좌절하고 불안한 가운데에서도 계속 이어지는
그 무엇이지 않을까?
<그림은 설명되지 않는다>는 상상을 통해 그림과 가까워지는 즐거움을
알려준 책이다. 저자의 설명을 따라 머릿속으로 작품을 그려보고, QR코드를
통해 실제 모습을 감상하는 과정이 신선했다. 내가 그려본 작품과 실제 모습이
비슷하게 보일 때 뭔가 카타르시스도 느꼈다.
처음엔 그림 한 점 없는 지면이 다소 낯설었으나
저자가 전하는 풍부한 해설에 감동하고 내가 상상한 그림과 작가들의 진짜 그림이
비슷할 때 한 번 더 감동하게 되는 책 <그림은 설명되지 않는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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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설명되지않는다 #이윤서 #더블엔 #르온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