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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 - 도시의 가장 낮고 뜨거운 일터에서 발견한 인생의 존엄
장샤오만 지음, 허유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8월
평점 :
도시가 지워버린 한 여성의
노동과 헌신에 관한 저널리스트의 회고록
우리 아파트의 계단은 늘 반짝반짝 빛난다. 예전에는 그 깨끗함에
별생각이 없었지만 이 책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를 읽고 나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시는 청소 아주머니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 책은 중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장샤오만이 도시의 노동자로
일하는 엄마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한편으로는 도시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을 보도하는 마음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엄마에 대한
사랑과 염려를 담아서 쓴 회고록이라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좀 무거웠다. 어디나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이들을 고향에 남겨두고 광산 등 노동 현장을
거의 1년씩 따라다니며 일하는 부모의 모습이 좀 안타까웠다.
또한 여자의 몸으로 건설 현장에서 육체노동을 하다니... 상상만 해도
고된 삶이 아닌가 싶었다.
사실 초등학교만 나온 저자의 엄마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종류는
아마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딸과 아들을
대학에 보내겠다고 애쓰는 모습은 한국의 부모님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른 나라에 살지만 자식을 위해 애쓰는 마음은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향과 노동 현장을 오고 가며 힘들게 일하던 엄마는 딸이 사는 대도시
선전에 올라와서 같이 살게 되며 청소부라는 새로운 직업에 뛰어든다.
쇼핑몰과 정부 청사, 오피스 빌딩 등 여러 곳에서 청소를 하게 되는데
돈을 제일 많이 벌 것 같은 쇼핑몰에서 청소 노동자의 처우가 제일 열악하다는 게
아이러니했다.
월급은 쥐꼬리만한데, 약간의 얼룩이 발견되면 호통과 질책이 날라오고
잠깐이라도 쉬다 걸리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규칙이..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그리고 쓸데없는 규칙들이 내 눈에 너무 많이 보였다.
명찰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벌금을 내고...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 실수할 수 있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 그야말로 한숨만 나왔다.
그래도 재미있었고 속이 좀 시원했던 부분은 엄마 춘샹이 그래도
매우 사교적이고 자기주장을 적재적소에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챙기고 돌봐주는 등 좋은 관계를 맺고
부당한 윗선의 요구에는 단호하게 대처할 줄 아는 자세가 보기 좋았다.
이 책이 좀 더 재미있는 이유는 모녀관계를 기반으로 쓴 책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청소 노동자인 엄마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딸의 관점이
듬뿍 묻어난다. 걱정하고 염려하고 엄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책에 담겨 있다.
사실 저자의 엄마 춘샹씨는 온화한 사람은 아니다. 말과 감정 표현이 다소
거칠고 고집이 아주 세다. 딸은 가끔 그런 엄마를 조금 부담스러워하지만
자식들을 향한 엄마의 뜨거운 사랑에 감사한다. 그리고 저자가 엄마에게 많이
의지하는 것으로 보였다.
좁은 아파트에서 남편과 자신, 그리고 부모님까지 함께 살게 된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한편으로는 관절염 때문에 다리가 늘 아픈데도 일하러 나가는
엄마에 대한 걱정이 느껴진다. 그리고 싸우지 않을 땐 친구처럼 알콩달콩
엄마와 정답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
권위적인 엄마와 살아온 나의 눈에는 이 둘의 관계가 아주 신선했다.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어떤 이야기를 해도 그 순간만 지나가면 또
괜찮은 친밀한 관계... 솔직히 좀 부러웠다.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는 열악한 환경과 적은 월급 등
힘든 상황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시를 늘 깨끗하게 유지해 주는
청소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엄마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딸이
쓴 엄마에 대한 이야기이다.
몸이 아파도 마음껏 쉬지 못하고 또 온갖 더러움을 참아내야 하는
도시의 청소 노동자분들에게 이제야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게 된다.
이 책은 노동의 무게와 더불어 모녀 관계에 얽힌 복잡하고도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청소 노동자, 엄마를 지켜보며 딸인 저자가 울컥하는 날이 얼마나 많았을까?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고생하고 애쓰시는 분들이 충분한 보상과 존중을
받으며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