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의 모든 것 - 이상하고 오싹한 이야기에 숨겨진 진짜 호러를 만나다
김봉석 지음 / 상상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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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를 좋아하세요”

무섭지만 매력적인 호러에 관하여

읽거나 보고 나면 내가 살아있음을 좀더 감사하게 된다(?) 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면서 다양한 “호러” 장르를 만끽해온 나.. 생각해보면 눈물, 콧물 다 흘리고 고통을 느끼면서도 매운 음식을 먹게 되는 심리와 비슷한 건가? 싶다.

이 책 “호러의 모든 것”은 작가이자 대중문화평론가인 김봉석 저자의 작품이다. 이름이 좀 낯익어서 생각해보니 예전에 그의 책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을 읽었던 기억이 나고, 그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속편 “나는 오늘도 하드보일드를 읽는다”를 구매했던 기억이 났다.

장르와 작가 그리고 시대와 공간을 가로지르며 펼쳐놓는 김봉석 저자의 “호러”에 대한 지식은 상당히 해박하다. 마치 “호러”라는 테마 아래 펼쳐진 거대한 지도를 따라서 그의 머릿속을 탐험하는 기분이랄까? 게다가 대중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을 선정하여 잘 분석하고 해석해주는 “호러” 장르 도슨트를 만난 이 기분!

이 책은 “호러”라는 장르를 아주 넓고 깊게 파헤친다. 예를 들어서 “바디 호러” 라는 하위 테마를 다루며 우선 최근 개봉되었던 영화 “서브스턴스”를 잘게 잘게 분석한다. 그리곤 곧바로 영화 “에일리언”과 소설 “프랑켄슈타인” 등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책... 한마디로 “호러” 장르만을 위한 백과사전이랄까?

요즘은 호러를 잘 안보게 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젊었던 시절 열광했던 작품과 작가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스티븐 킹 작가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그린 마일과 돌로레스 클레이븐은 완전... 최고의 작품들! (물론 내 기준) 또한 “우부메의 여름” 시리즈에서 무시무시한 장광설을 늘어놓던 고서적 주인 츄젠지까지.... 진짜 감동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어쨌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 책은 호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꼭 읽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책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이 안에 들어있는 지식은 상당히 풍부하기 때문에 아마 줄 세운다면.. 우리나라 한바퀴 정도는 돌 수 있지 않을까? 너무 과장이겠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언젠가는 김봉석 저자가 하는 북콘서트에 한번 가보고 싶다. 굉장히 다양하고 해박한 지식으로 청중을 사로잡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숨겨두고 아껴가면서 내내 반복해서 읽고 싶은 정말 재미있는 호러 안내서 <호러의 모든 것>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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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으로 반지를 배달합니다 학교도서관저널 주니어소설
최영희 지음, 조성흠 그림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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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자주 쓰는 표현으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 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우리는 한번 맺은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편이다. 때로는 이러한 “인연”이 나에게 고통과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강물이 바다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운명적인 인연”을 받아들이는 한 소녀의 이야기 < 지옥으로 반지를 배달합니다 >

주인공 리안은 어릴 적 한약을 잘못 먹은 이후 귀신을 보는 능력이 생겼다. 얼마 전 아버지는 네일숍을 운영하는 정수지 씨와 재혼을 했지만 리안은 여전히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지 못한다. 게다가 그녀는 아빠와 짜고 리안이를 문가에 있는 구석진 방으로 보내버렸다!! 갈수록 거리감만 생기는 리안과 새엄마..

그러던 어느 날 리안은 자신이 살고 있는 용천 빌라를 쳐다 보고 있는 한 백발의 할머니를 발견한다. 곧 그녀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리안. 그녀와 잠시 대화를 나눈 후, 리안은 그녀가 정수지 씨와 깊은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미션 수행을 위해 지옥행을 택하게 되는데...

자신을 버린 부모를 위해서 지옥으로 간 <바리공주 신화>와 웹툰을 각색한 영화 <신과 함께>가 동시에 떠오르는 책 < 지옥으로 반지를 배달합니다 >

험난한 지옥행을 택한 용감한 리안. 그 여정은 가시밭길이 따로 없다. 다양한 요괴를 만나고 아찔한 위기를 겪는 리안!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염라대왕을 만나게 되는데.... 리안은 과연 자신의 미션을 달성할 수 있을까?

혈연으로 맺어져야만 비로소 가족이 되는 걸까? 이 책은 “인연”이라는 주제 외에도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오다가다 만난 인연이라도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며 함께 울고 웃는다면... 그것이 바로 가족이 아닐까? 리안이가 지옥으로 간 이유도 정수지 씨를 엄마로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과정?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인연” 혹은 “저승행도 마다하지 않는 운명”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는 책 <지옥으로 반지를 배달합니다 > 정수지 씨와 할머니의 사연을 알게 되고 직접 그들을 이어주는 “하나의 실” 역할을 떠맡으며 리안은 비로소 진심으로 새엄마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불과 재가 넘실거리고 다양하고 기괴한 요괴가 날뛰는 지옥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흥미진진하기도 하지만 이 책은 특히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주인공 리안이의 스펙터클한 모험뿐 아니라 깊이 있는 메시지 - 인연, 가족, 타인에 대한 배려 등 -까지 있는 좋은 소설 <지옥으로 반지를 배달합니다>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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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바운드 하트
클라이브 바커 지음, 강동혁 옮김 / 고블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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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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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AI 지금, 만나러 갑니다 - 교양으로 읽는 AI의 모든 것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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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인간력을 높이는 인공지능과의

자연스러운 만남!

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했고 어느덧 우리는 AI시대라는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에서나 삶에서나 인공지능은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이 AI시대를 맞이해야할지 궁금하던 차에 만나게 된 책 <헬로 AI 지금, 만나러 갑니다> 옛날에 봤던 영화제목이 떠올라서 약간 어리둥절했는데, 이 책은 성큼 다가온 AI와의 만남을 "시"로 표현하고 영화 Her 와 같은 소재를 예로 든다. 너무 딱딱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좀더 서정적이고 인간적으로 만든 느낌이랄까? 어쨌든 이 책은 좀 더 인공지능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이 책 <헬로 AI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읽어야 할 이유는 뭘까? 우선 이 책은 마치 새로 전학 온 친구, 그러나 정말 놓쳐서는 안될 소중한 친구를 소개하듯 AI를 다루고 있다. AI의 본질, "과연 이것이 무엇일까?" 로 시작해서 "삶에 스며드는 식으로 성큼 다가온 AI"를 말하다가 "AI와 잘 소통하는 법"등을 말하며 어쩌면 이제 AI는 선택의 요소가 아니라 필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 임춘성 교수님은 IT기술과 디지털 경제가 개인의 삶과 기업의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과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에 관한 연구를 30년 가까이 수행해 왔다고 하는데, 아마도 젊은 시절에는 문학와 영화에 꽤 조예가 있던 분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다시 봄 이렇게 제목이 달려있고 각 장은 의식하기 / 알아 가기 / 함께 하기 / 이겨내기 그리고 행복하기 라는 부제목을 통해서 독자들이 각 장의 내용을 대충이나마 추론할 수 있게 해준다. IT 기술을 다루는 책이 마냥 딱딱하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셨는지, 책 속에는 다양한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나 영화 "Her"와 같은 소재들이 인용된다. 각각의 영화들은 어디에나 있는, 우리의 삶에 스며드는 인공지능과 마치 사람처럼 성장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데미안" 같은 문학 작품도 등장하는데, 인간과 AI와의 관계가 나날이 성숙해지고 잘 소통하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매우 로맨틱하게 다가온다.

2장 <여름-알아가기>에는 인공지능을 제대로 알기 위해 우리의 지향점을 제대로 알기란 내용이 나온다. 여기에서는 여름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이 소개되는데, 아이와 아저씨의 관점이 바뀌면서 드러나는 놀라운 반전을 설명한다. 그러면서 입장에 따라서 달라지는 AI 활용법을 설명해주는 저자. 이 부분에서 각자가 AI에 대해 세운 목표와 전략 그리고 실행 계획을 다르게 할 것을 제안한다. 굉장히 통찰력있는 접근이라고 느꼈다. 3장 <가을-함께하기>에서는 AI가 가진 단점과 장점이 차례대로 소개되는데, 이 부분을 통해 AI에게 가지고 있던 약간의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결국 우리는 앞으로 오랜 시간 동안 AI와 함께 할 수 밖에 없고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의 장단점을 모두 아는 것은 당연지사..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문학, 영화 등을 인용하면서 자연스럽게 IT 기술에 대해 이해를 열어줬다는 점이다. 과학이나 기술에 관한 것이라면 먼저 딱딱하다고 피하고 보는 사람들에게 좀 더 친근감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책 구성이 하나의 잘 짜여진 시스템으로 다가온다.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제목 만으로도 무슨 내용이 전개될지 미리 알 수 있는 느낌?? 이 책은 AI를 잘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쓰여져있으므로 AI에 입문하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이해도를 위해 손색이 없는 책이다. AI는 이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가 되었음을 알려주고 있고 어떤 식으로 함께 해야 지속가능할지를 아주 재치있고 세심하게 알려주는 좋은 책 < 헬로 AI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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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아포리아 14
롤랑 바르트 지음, 류재화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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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정체성, 이미지를 가로지르며

쓰기 자체가 된 사람, 롤랑 바르트”

영어 수업을 하다가 롤랑 바르트라는 기호학자를 처음 만났다. 이미지는 본연 그대로 해석되기보다는 그것을 보는 자의 의도나 혹은 특정 해석을 이끌어내기를 원하는 자의 의도대로 해석된다는 그의 통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책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작가의 죽음’을 선언하며 모든 텍스트는 작가의 의도가 아닌 독자의 해석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고 하는데, 요즘같이 모든 정보가 받아보는 사람들의 의도대로 각색되고 확산되는 현상을 미리 예언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책은 제목처럼 작가가 스스로에 대해서 쓴 일종의 자서전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자서전처럼 스토리텔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어떤 거대한 서사가 있기보다는 이야기들이 각자의 개성대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느낌이다. 마치 미술에서의 모자이크 장르나 패치워크처럼 사진, 편지, 짧은 글 등이 조각조각으로 이어져 있는 상태로 하나의 거대한 작품을 만든 느낌이다. 그러나 음악, 영화, 신화학 기타 등등 실로 다양한 주제에 대한 그의 번뜩이는 지성과 통찰이 느껴지는 짧은 글들이 매력적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스토리텔링의 즐거움 대신 천재적인 학자의 날것 그대로의 번뜩이는 지성을 느낄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대상화하고 텍스트화한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을 말하자면, 우선 그가 자신의 몸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평생을 따라다닌 결핵의 그림자, 그리고 그 몸이 남긴 흔적들을 기호와 구조의 언어로 해부한다. 그는 여러 인칭을 넘나들며 스스로를 지칭하고 때로는 독자에게, 때로는 자신에게 주석을 붙인다. 한마디로 자기 자신조차 “기호학”의 주제로 삼은 셈. 앞에서 이야기했듯 서사적 흐름을 기대하긴 힘든 책이지만 좀 재치 있고 재미있다고 느껴진 해석이나 에피소드들도 많았다.

그는 기흉 수술을 받고 난 후 잘려나간 자신의 갈비뼈 조각을 선물받는다. 그것을 한동안 소중한 것을 모아두는 서랍에 보관해두었다가 미련 없이 버리게 되는데, 인간들이 흔히 “죽음”에 대해 치르는 장례식 등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스테레오 타입의 역류 효과”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잠비넬라라는 여장 가수가 “진실한 친구”가 되고 싶다면서 스스로에 대해 고백하는 장면. 스테레오타입의 역류 현상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와 같은 유럽어의 경우 단어마다 남성형, 여성형으로 구분되는데, 언어 안에 갇힌 사고랄까? 그런 면이 느껴져서 재미있었다.

“파편들로 글을 쓴다는 것. 파편들은 둥근 원의 둘레에 있는 돌들이다. 나는 그 위에 내 몸을 둥그렇게 펼친다. 내 모든 작은 세계가 부스러기들이다. 그 중심에는 뭐가 있을까?” - 164쪽

굉장한 의도를 담은, 마치 아무런 의도가 없어 보이는 책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어떻게 보면 독자들에게 사뭇 불친절한 책이기도 하다. 서사적 즐거움을 기대하기 힘들고, 짧은 글 각각은 맥락 없이 흩어져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단어와 문장 하나하나마다 사유의 밀도가 굉장히 높다. 그리고 글뿐 아니라 사진과 해설 그리고 갈겨쓴 메모와 자기 글에 대한 주석 등 이 책은 롤랑 바르트가 쓴 책이기도 하지만 그 주인공을 두고 구경하고 사유하며 함께 사색을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느낌도 든다. 기호학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정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만한 철학 서적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 나를 쓰다, 나를 읽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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