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읽는 세계사 - 하트♥의 기원부터 우주로 띄운 러브 레터까지 1만 년 역사에 새겨진 기묘한 사랑의 흔적들 테마로 읽는 역사 10
에드워드 브룩 히칭 지음, 신솔잎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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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삭제한 역사를

상상할 수 있는가?

달달하게 사랑을 노래하는 노랫말은 어쩌면 진부하게 들릴 수 있으나 사랑은 여전히 인류의 문화와 예술의 가장 강력한 주제이다. 에드워드 브룩 히칭 저자가 쓴 이 책 “사랑으로 읽는 세계사”는 인류 역사에서 빼놓지 못할 이 “사랑”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매우 풍부한 자료를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게 한다.

인간의 이야기는 곧 사랑의 이야기

이 책은 약 기원전 9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아인 사크리 연인상" 에서 시작한다. 이후 고대 로마와 그리스에서의 사랑, 인도의 카마수트라, 유니콘 태피스트리, 퍼시 셸리의 방랑하는 심장과 프리다 칼로의 상징적 심장까지 인류가 남긴 수많은 조각상과 작품 등을 통해 인류의 사랑을 탐구하는 책!

한 번에 조금씩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교양서적

물 반 고기 반이라는 표현이 있듯, 이 책은 사진과 그림 반 글 반이다, 매우 고화질의 사진 자료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이 책은 단순히 읽는 재미를 넘어서 눈으로 감상하는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치 책으로 이루어진 작은 박물관을 산책하는 느낌이랄까? 넘기는 페이지마다, 때로는 충격적으로 때로는 재미있게 다가오는 자료들로 넘쳐나기에 호기심 많은 독자들에게 딱이다.

사랑은...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 외설을 넘어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는 주제

사랑이... 과연 낭만적이기만 할까? 다양한 수식어로 "사랑"을 표현하는 책 <사랑으로 읽는 세계사> 우선 "육체적 결합"이라는, 사랑의 원초적인 측면을 드러낸다. 49쪽에 등장하는 "에로틱 파피루스" 와 69쪽에 등장하는 노골적인 포즈의 반인반수 받침대 등은 고대인들의 사랑과 성 의식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75쪽에 나오는, 아마도 '액막이'도구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그리스 로마 시대의 외설적인 배지들은... 그 어처구니없는 상상력 때문에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다시 만들어진다면 하나 갖고 싶을 정도로 깜찍하다! 109쪽 "피투성이 암사자" 이야기와 115쪽 "시체의 대관식"을 통해서는 죽음도 끊어낼 수 없었던 간절한 사랑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134쪽 내용이 재미있었다. 15세기~16세기 초에 이혼하기가 쉽지 않았던 독일의 부부들은 목숨을 걸고 검과 곤봉을 들고 결투를 벌였고 17세기 후반 영국에서는 불행한 부부들에 한해서 아내를 경매에 부칠 수 있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뭔가 불경하게 들리지만 결국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결말이 있었다는 게 반전!

인류의 역사는 .. 곧 사랑의 역사?

이 책 <사랑으로 읽는 세계사>는 위에서도 이야기했든 마치 작은 박물관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땅속에서 발굴된 유물에서부터 조각, 회화, 그리고 만화와 캐리커처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실로 다양하고 풍부한 자료들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단 하나이지만 그것으로부터 출발한 여러 다양한 모습은 그야말로 광범위하고 다채롭다!! 인간이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고 기념하며 때로는 어떤 식으로 기이하게 왜곡했는지를 보여준다. 나 혼자 읽고 말 그런 책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혹은 역사와 예술을 사랑하는 친구에게 선물해도 좋을 그런 책이라고 할까?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은 책... <사랑으로 읽는 세계사>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환희와 절망, 배신과 복수, 희생과 구원...

이 모든 드라마의 배후에는 사랑이 있었다.

역사, 신화, 예술을 넘나드는 1만 년의 사랑

50가지 유물에 아로새겨진 인류의 러브 스토리"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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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걸
해리엇 워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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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부러워하던 패션 에디터의 삶이,

가장 소중한 것들이 하나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그리고 여자의 소설이라는 문구가 딱 떠오르는 책 <뉴 걸> 눈부시게 화려하고 다소 사치스러운 패션 에디터의 세상이 가감 없이 펼쳐지는 가운데, 여자들만 알 수 있는 미묘한 신경전과 불안감의 향연 그리고 서로에 대한 질투와 시기 그리고 형편없는 자존감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무엇보다도 겉으로는 너무나 완벽해 보이는 마고의 삶을 시시각각으로 위협해 오는 존재,,,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집어삼킬 것 같은 그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주인공 마고는 글로벌 패션 매거진인 <오트>의 패션 에디터로 오랫동안 경력을 쌓아왔다. 그러나 그녀는 곧 출산을 앞두고 있기에 1년간 자신을 대신할 임시 직원을 뽑게 된다. 최종 선택된 인물인 매기는 마고가 여행 중 잠시 친하게 지냈던 사람, 솔직히 경력이나 학력이 그저 그런 매기는 마고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 인물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마고의 자리에 매우 매끄럽게 적응하기 시작하는 매기. 동료들과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았던 마고와 달리 매기는 적극적으로 주위 사람들과 우정을 쌓아간다. 그리고 키가 크고 다소 마른 마고와 달리 매기는 입체적인 굴곡이 있는 몸과 예쁜 외모를 가졌다. 출산을 한 후 집에 처박혀 있는 자신과 달리 갈수록 신나는 삶을 살아가는 듯한 매기의 SNS를 훔쳐보게 되는 마고....

그러다 자신과 똑같지만 다른 컬러의 스웨터를 입은 매기를 발견하는 순간,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을 마고는 느끼게 되는데...

과연 여자의 적은 여자가 맞는 걸까? 책의 앞부분만 읽으면 이런 생각을 하기 쉽다. 화려한 경력에 안정된 가정까지.. 모든 것을 다 가지고도 불안해하는 마고는... 신경쇠약 환자?! 1년만 일하는 임시직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것인지 줄곧 SNS로 자신의 일거투 일수족을 자랑하며 마고의 신경을 긁는 매기는... 뻔뻔스러운 밉상?

그러나 여러 화자들의 시점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이 책의 중후반부터 과거 마고와 가장 친했던 친구 "위니"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면서 이 소설은 약간의 "유턴"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적"이었던 매기보다 훨씬 더 큰 강적이 나타난 기분이랄까? 사실 학창 시절부터 마고와 베프 관계였던 위니는 출산을 하다가 아기를 잃게 되면서부터 너무나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한다.

그걸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몸을 낮추고 있었던 마고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 아기 라일라를 돌봐주겠다고 나선 매기가 동네 카페에서 위니를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마고는 잔뜩 긴장하게 되는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의 화려함과 미묘한 신경전을 그리고 영화 <위험한 독신녀>에서 느껴지는, 내 삶에 조금씩 침투하는 위협감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소설 <뉴 걸>

처음에는 이 책이 스릴러 소설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약간은 단조롭게 흘러가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여자들 사이의 팽팽한 기싸움과 감춰져 있던 은밀한 비밀이 드러나면서 독자들은 심장이 쫄깃한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느끼게 된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문구를 딱 떠올리게 하는 소설 <뉴 걸> 이 책은 분명 여자들이 읽었을 때 큰 공감을 할 수 있고 동시에 큰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맨날 붙어 다니다가도 사소한 일로 틀어질 수 있는 여자들의 우정... 그러나 사람의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그 진의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의 진짜 이야기는 끝까지 읽어봐야 알 수 있다!

소중한 것을 한순간에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본능적인 불안감을 자극하는 소설 <뉴 걸> 세상의 모든 여자들에게 추천한다.

"분명 그녀의 짓이다. 내 일자리를 빼앗고, 내 친구들을 빼앗고, 내 삶을 빼앗고 이제는 내 온전한 정신까지 빼앗으려 하고 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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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보는 중국 기예 - 무대 위와 손끝에서 피어나는 중국의 문화예술
이민숙.송진영.이윤희 외 지음 / 소소의책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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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울고 웃게 하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그려내다!

예전에 “패왕별희”라는 중국 영화를 보고는 “경극”이라는 장르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다. 여장을 한 남자 배우의 간드러진 목소리와 장군 역할을 맡은 배우의 강렬한 연기.. 아직도 그때 느꼈던 충격은 희미하게 남아있다. 사실 한국인들에게 중국 기예는 경극 이외에는 크게 알려진 바가 많이 없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읽는 내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순식간에 얼굴을 바꾸는 변검, 목소리 하나로 스토리를 재연하는 구기 그리고 현악기로 풀어내는 탄사까지.. 이 책은 중국의 전통과 현대를 잇는 16가지 기예에 대해 아주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 책에서 흥미롭다고 느낀 게, 동아시아의 경우, 교류가 활발했던 만큼, 문화 예술 면에서도 비슷한 점이 꽤 있었다. 몇 년 전에 일본 오키나와에 놀러갔을 때 구경했던 “사자춤”을 중국 전통 예술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비파와 삼현과 같은 현악기와 목소리만으로 공연을 펼치는 “탄사”라는 장르는 우리나라 민요나 판소리와도 아주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목소리 하나로 사람들을 훔치는 “구기” 같은 경우는 무성영화 시대에 우리나라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변사”들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구기의 경우, 공연이 끝나면 청중들은 한 사람이 극을 이끌어왔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니, 상상만으로도 그 반응이 즐겁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고 또 보고싶었던 공연은 바로 “변검”이라는 공연 예술이었다. 단순히 얼굴을 바꾸는 기예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을 드러내는 장치라는 해석이 흥미로웠다. 순간적인 표정 변화가 감정의 변화를 상징하고 그 속에는 숨김과 드러냄의 미학이 있다는 설명과 얼굴을 바꾸는 기법이 – 얼굴 문지르기, 얼굴 불기, 얼굴 당기기 등 – 매우 다양하다는 것도 재미있는 정보였다. 뭔가 전반적으로 중국 기예는 강렬한 감정 변화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연 방식이랄까? 이런 점이 참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자연과 삶 자체가 무대가 되어서 그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예술로 승화시키는 “실경공연” 과 신혼 부부에게 행복을 축원했던 “면소”와 군자의 덕목을 상징하는 “옥기”와 같은 공예 예술도 흥미로웠다.

이 책 <이야기로 보는 중국 기예>를 읽고 나니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있던 중국의 예술적 면모가 조금 보이는 듯 하다. 경극이나 변검과 같은 공연 장르 뿐 아니라 공예 예술 분야도 소개되어 있는 부분이 세심하게 느껴져서 아주 좋았다. 결국 정치나 시대적 상황에 상관없이 예술이라는 것은 삶을 비추는 거울이자 놀이이고 위로라는 점, 따라서 화려한 무대와 정교한 공예를 넘어서서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역사와 마음을 만나는 경험, 바로 이 책이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에 관심있는 모두에게 추천하고싶은 책 <이야기로 보는 중국 기예>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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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미국사 - 트럼프를 탄생시킨 미국 역사 이야기
김봉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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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를 들여다보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과거를 알면 현재와 미래를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는 예전에 생각했던 미국이 아닌, 전혀 새로운 모습의 미국을 상대하고 있다. 고관세 정책을 비롯하여 우리 파견 노동자 구금 사태까지... 도저히 예측을 전혀 못했던, 도발적인 상황을 우리는 계속 맞이하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을 "세계 질서를 지키는 나라" 혹은 "이민자의 나라"라고 생각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은 이제 우리에게 미국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만든다. 이 책 김봉중 교수의 <위험한 미국사>는 화려한 표면 뒤에 감춰져 있었던 미국의 자국 이익주의, 배타적 정책 그리고 갈등의 역사를 드러낸다

저자 김봉중 교수는 당황스러운 트럼프 현상을 단순히 우리 시대가 겪는 한순간의 해프닝 정도로 보지 않는다. "트럼프의 등장은 세상을 뒤흔드는 폭풍이었다"라는 문장은 앞으로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예고하는 것 같기도 하다. 트럼프 1기 정부가 재선에 실패하고 오바마가 집권하게 되면서 오바마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경제를 안정시켰지만 양극화와 불신은 오히려 심화되었고 그 틈을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라는 이름으로 파고들었다. 미국인들은 달라진 산업 환경 때문에 생긴 경제적 불안정을 불법 이민자들로 돌리는 우를 범하게 되고 트럼프는 이런 미국 사회의 불안과 분노를 이용하여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이 책은 남북전쟁, 뉴딜정책, 9/11 테러와 이라크 침공 그리고 오늘날의 미중 신냉전까지,, 미국 역사의 주요 장면을 촘촘히 연결하고 있다. 이 모든 사태들을 들여다보면서 얻은 결론은, 결국 미국이라는 나라는 늘 "외부의 적"을 만들어내는 전략을 통해서 내부 결속을 다진다는 점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을 말하자면 1980년대 디트로이트에서 벌어진 비극이었다. 자동차 산업 쇠퇴로 인한 분노는 엉뚱하게 중국계 미국인에 대한 집단 폭력으로 번지게 된다. 이런 식으로 역사를 통해 이어져온 반이민주의는 현재의 반이민 정책과도 그대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미국사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굳이 이유를 언급하지 않아도 최근 뉴스를 본 한국인들은 모두 알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쇠퇴하긴 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 질서를 주무르고 있는 강대국이다. 글로벌 경제, 외교, 안보 질서 등 미국의 선택은 모든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동안 동맹국이라 여겨온 미국이 현재 드러내고 있는 공격성에 맞서 제대로 싸우려면 그들의 민낯을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현재 지각 변동을 하고 있는 혼란한 세계정세 속에서 우리가 갈 방향을 제시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현명한 지혜를 얻고 싶은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 <위험한 미국사>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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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의 중대재해, 어떻게 막을 것인가 - 진정성으로 만드는 지속 가능한 안전경영
김근영 지음 / nobook(노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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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손을 잡으면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

제조업의 경쟁력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제조 경쟁력을 가리켜서 품질, 원가 그리고 납기 로 정의를 내리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토대는 바로 안전이 아닐까? 정부 차원에서 혹은 현장 차원에서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산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고와 재해를 보게 된다. 특히 중대 재해가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경영자와 현장의 리더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철학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는 40여 년간 제조업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경험한 노하우를 토대로 '안전'이 곧 제조업의 진정한 경쟁력임을 말한다.

이 책에 따르면 실제로 안전사고의 90% 이상이 바로 설비 고장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따라서 설비 자체의 근본적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곧 품질과 원가 그리고 납기까지 아우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 등한시한 채, 원가 절감을 앞세우거나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태도는 오히려 더 큰 비용과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겪은 수많은 사례가 생생히 담겨 있다. 지방 사업체에서 직원들을 지켜주기 위해 감사 압박에 맞섰던 일, 화재 사고 후에 근본 원인을 끝까지 추적해서 재발을 막았던 경험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원칙을 제시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실천 가능한 여러 구체적인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우선 "안전 경영 3요소"라는 것은 바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 전문조직 구축과 지원 할당 그리고 지속 가능한 실행 시스템을 이야기한다. 안전으로 가는 5계단은 <인식-개선-예방-대응-진단>을 의미하고 리더십 4원칙은 바로 비전 제시, 변화 추진, 인재 육성 그리고 가치 실천을 말한다. 이 체계는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지침으로 오랜 제조업 경력을 가진 저자가 직접 다듬어온 경험의 산물이며 안전 문화의 뿌리를 내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안전은 비용이 아닌 미래를 여는 투자! 안전 경영은 단기 비용을 늘리는 활동이 아니라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의 필수 조건이다. 법적 규제나 일회성 캠페인으로는 근본적인 재해 예방이 불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안전 지침서라기보다는 현장에서 체득한 안전 철학과 실행 매뉴얼을 담은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현장에서 직접 뛰어본 저자의 구슬땀과 경험이 녹아든 아주 구체적인 안내서라고 할 수 있겠다. 단기적인 안목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먼 미래까지도 내다볼 수 있으려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 가능한 안전 경영"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 책 <산업현장의 중대재해, 어떻게 막을 것인가>이야말로 중대 재해 문제의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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