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라이언 - 스스로를 찾아가는 라이언의 모험
카카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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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찾아가는 라이언의 모험






카카오톡을 사용할 때면,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친구들 "카카오 프렌즈". 어느새 볼펜이나 필통같은 굿즈로 변모하여 나의 일상을 함께 해주기도 하는 귀여운 친구들이다. 이들 중에서도 센터를 차지하는 친구는 바로 "라이언". 무표정한 얼굴에 짤막한 팔다리로 최고의 귀여움을 자랑하는 캐릭터이다. 이 책은 라이언의 탄생과 일생 그리고 모험을 그려내는 흥미진진한 만화책인데 생각지도 못했던, 화려한 배경의 금수저였던 라이언!! 원래는 왕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둥둥섬의 왕이 될 운명이었으나,,, 과연 그의 미래는?







이 책은 총 10화로 이루어진 만화책이다. 주로 그래픽 중심이긴 하나 끝부분에는 항상 에필로그가 있어서 그림만 보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우리 독자들에게 간단 설명으로 스토리텔링을 마무리 해준다. 간단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둥둥섬 왕국의 왕위 계승자인 라이언은 어릴 적 배 사고로 인해 부모님을 잃고 현재는 할머니인 디온 여왕과 함께 살고 있다. 10일 후엔 대관식을 치러야 하고 현재는 코끼리 선생님의 강도높은 훈련하에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나 그의 마음 속에는 광대한 세계를 향한 모험심이 불타고 있다.







하지만 라이언이 바깥 세상으로 나가는 것은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 아무리 변장 갈기를 쓰고 도망가도 날카로운 보디가드의 눈에 곧바로 걸려버리는 라이언. 갇혀 있는 라이언의 방 안에는 그가 꿈꾸는 여러 장소들에 대한 사진이 있고 다이어리에는 그의 꿈과 열정을 담은 버킷리스트로 빼곡하다. 그러나 결국 혼자 계시는 할머니, 자신의 무모한 탈출 때문에 지쳐버린 할머니를 보면서 결국 자유보다는 가족의 의무를 우선하기로 마음 먹는 라이언. 왕위 계승을 선택하고 모험의 꿈을 포기하는 라이언........ 과연 그의 운명은?







만화책으로 그려내는 라이언의 모험이라는 너무나 귀엽고 흥미진진하다. 라이언 캐릭터 볼펜을 쓸 때마다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를 과연 어떻게 떠올렸을까? 궁금했는데, 어쩌면 갈기 없는 어린 사자를 떠올린 그 순간부터 창작자는 라이언의 화려한 출생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내지 않았을까?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에는 라이언 뿐만 아니라 복숭아 머리를 가진 어피치나 단발머리 고양이 네오 등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있어서 라이언의 뒤를 이어서 또다른 스토리텔링이 나오기를 한번 기대해본다.






라이언은 폐쇄적인 둥둥섬을 과연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을까? 만약에 탈출했다면 라이언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탈출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후 그의 모험은 어떤 식으로 이어지게 될까? 자유와 희망을 향해 전진하는 라이언에게 용기를 주고 싶고, 이후에 이어질 다른 친구들의 만남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하다.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떠난 라이언 앞에 나타난 갈매기 세바스찬과 그를 도와주는 신비한 고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흥미진진한 라이언의 모험으로 푹 빠질 수 있게 해주는 귀여운 책 <그래도, 라이언>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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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집 - 니 맘대로 내 맘대로
실키 지음 / 현암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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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는 자신만의 단어집이 있다.

자신만의 의미를 가진 단어들을 벽돌로 삼아

하나하나 쌓아 지은 마음의 집이.

누군가의 언어 습관을 보면 그 사람의 개성, 사고방식, 감정 형태 등을 알 수 있다. 나의 경우 남편이 한 번씩 내가 잘 모르는 시골 사투리를 쓰거나 하여간 재미있는 표현을 쓰는데, 그 사람만의 독창적인 표현을 할 때마다 "남편 에디션 단어집"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생각하곤 한다. 가끔 들여다보면서 낄낄거리는 시간을 가지고 싶달까? 거기에 그림이나 사진 혹은 만화가 곁들여지면 금상첨화일 듯. 이 책 <단어; 집>은 그런 면에서 봤을 때 평범한 단어집이 아니다. 아주 시니컬한 유머로 독자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실키 작가만의 개성 있는 작품이다.

이 책 <단어; 집>은 실키라는 이름의 작가가 써내고 그려낸 개성 만점의 단어집이다. 인도에서 그림 공부를 하셨고 현재는 프랑스에서 머물고 있다고 한다. ( 그래서인지 그림체가 상당히 유럽스럽달까? 뭔가 외국 만화 같음 ) SNS에 만화를 연재 중인데, 일상에 지친 독자들이 공감할 만한 만화들을 그려내고 있다고 한다. 실키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특정 단어에 대한 본인만의 정의를 익살스럽고 재치 넘치는 만화와 함께 담아내는데, 책 표지에 나와있는 것처럼 굉장히 시니컬하다. 그뿐 아니라 허를 찌르는 반전에 생각을 하게 만드는 통찰력까지 있다. 말하자면 무릎을 탁 치게 되는.

56쪽 <사람>이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에서 까마귀인지 아니면 까치인지 하여간 만화 주인공인 새 캐릭터가 개구리에게 "나는 그 사람, 사람으로도 안 봐"라는 말을 던진다. 그 말을 받는 개구리의 대답은? "... 사람이 제일 심한 욕 아닌가?" 진짜 하나의 문장에 너무나 많은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57쪽 <사랑>에 대한 정의도 단 한 문장이지만 매우 절묘하다. "내가 너를 얼마나 참아주는가" 아... 나는 진짜 공감했다. 결혼을 해보니 가끔 행복하고 대부분은 버티게 되더라. 모든 장애물과 힘듦과 비용 그리고 시간을 견디면서도 그 사람과 함께 있겠다고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 아닐지....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에서 가장 공감되는 부분은 바로 38쪽 <치과>에 대한 정의였다. 말 한마디 없이 오직 만화 네 컷으로 치과에 대한 우리들의 공포를 담고 있다. 우선 아픈 이에서 느끼는 작은 공포로 시작되는 만화는 결국 어마어마한 액수가 쓰인 영수증이라는 거대한 공포로 끝을 맺는다. 치과 치료를 받는 동안 느끼는 그 "기절할 듯한 공포"를 표현하는 세 번째 컷은 덤이라고 할까? 이 책은 글로 옮기는 것보다는 직접 읽어보는 게 훨씬 더 임팩트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9쪽 <평소> "평소 뒤에는 늘 꾸준함이 있었다", 107쪽 <불안> "기다리는 동안, 시간이 있어서 1부터 z안까지 만들어봤어", 133쪽 <꿈> " 그건 플래닝이니, 드리밍이니? " 등은 한 컷의 만화와 짧은 문장으로도 풍부한 사전을 만들어준다.

174쪽 <묘비명>을 보고 진짜 웃프다는 생각을 했다. 개구리 작가는 살아있을 적에 "그... 마감이 언제까지인데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 듯하다. 눈 근처에는 다크 서클 같은 검은 기운이 맴돌고 있다. 그리고 묘비명은 다름 아닌 "시간을 조금만 더 주실 수 있나요?"이다. 나도 책 읽고 리뷰 쓰는 활동을 하다 보니까 마치 시간 도둑이 들어서 내 시간을 모조리 훔쳐 가는 느낌이다. 전문 작가인 저자는 더욱더 그렇게 느낄 것이다.

이 책 <단어; 집>은 그야말로 촌철살인과도 같은 재치만점의 표현들과 귀엽고 개성 있는 만화로 각 단어들에 대한 작가만의 정의를 내린다. 읽다 보면 킥킥거리게 되고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옛 성현들의 지혜와 작가 본인만의 시니컬한 유머를 담았다고 할까? 귀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정말 지혜롭다.. 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게되는 책 <단어; 집>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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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2.0 새로운 아빠 되기 - 내 아이를 위한 아빠 최적화 로직
최태순 지음 / 라온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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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부모가 되지만 완벽히 부모가 될 준비를 갖춘 채 부모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는 막상 닥치면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 부모가 되었을 때 겪을 수 있는 여러 돌발 상황 때문에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저자 최태순 씨는 20년 넘게 프로그래머로 일해온 분인데, 개발자답게 이제는 “아빠”라고 하는 아주 복잡한 시스템을 설계하고 디버깅하는 삶에 대한 글을 적었다. 책이 상당히 독특하다고 느낀 이유는 자녀 양육과 아빠로서의 성장에 대한 내용인데 “정서적 방화벽” “공감 엔진” 등등 IT와 관련된 개념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크게 8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책인 듯, 제목은 “나”라는 시스템부터 점검하기, 진단과 인식 : 내 안의 시스템 로그 열기, 구조 설계 : 새로운 아빠 프로그램을 짜다 등등 이런 식이다. 1장 : 나라는 시스템부터 점검하기에는 “내면의 어린이”를 점검하는 동시에 감정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즉 감정적으로 성장하여 아빠 2.0을 향하여 나아가는 내용이 소개된다. 2장 : 진단과 인식 <내 안의 시스템 로그 열기>에는 현재의 내 감정의 바탕이 된 과거를 찾아 재점검하는 내용이 있다. 상처의 대물림을 끊어서 새로운 아빠가 되고자 하는 내용이다.

3장 <구조 설계 : 새로운 아빠 프로그램을 짜다>에서는 ‘버전 2.0’ 아빠 즉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을 제시하고 아빠라는 운영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최대한 오류를 제거한다. 4장 <모듈 최적화 : 감정과 관계를 재설정하는 기술>에서는 자녀와의 관계에서 쌓인 감정을 털고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공감 엔진을 돌리는 과정이 나오고 5장 <일상 속 구현 : 실행 가능한 루트 만들기>에서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작은 습관, 스케줄링, 아이와의 소통 전략 등 일상을 통해서 어떻게 좋은 아빠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전략이 담겨 있다.

6장 <성장과 업데이트 : 아빠도 계속 배워야 한다> 와 7장 <보안과 안전 : 정서적 보안을 위한 규칙 만들기>에서는 각각 아빠 버전 2.0이 되기 위해서 어떤 학습을 해야 하는가와 자녀와의 갈등 그리고 감정적 상처를 지키고 해결하는 방법이 제시된다. 그리고 마지막 8장 <나와의 화해>에서는 나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한 방법들이 나와 있다. 부모라는 원시코드를 우선 이해하고, 내 안의 작은 나, 즉 내면 아이를 품고 마지막으로 과거의 나에게 보는 사과문을 작성하기. 이 모든 것을 다 하고 나서야 비로소 좋은 아빠, 즉 아빠 2.0이라는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IT 전문 용어로 가득하지만 읽어보면 그 어떤 심리 책보다도 더 아빠의 심정을 알아주고 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다. 사람들은 완벽한 아빠, 이상적인 아빠라는 환상에 위축되지만 실제로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잘 모른다. 따라서 아빠라는 역할이 낯설고 버겁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그들도 실수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자녀와 함께 성장하고 배워갈 수 있는 존재로 아빠가 변모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감정을 아이에게 숨기기보다는 솔직히 나누고, 아이를 통제하기보다는 사랑과 진심을 담아서 전달하는 아빠가 될 수 있게 많은 방법을 제시하고 응원을 해주는 책 <아빠 2.0 새로운 아빠 되기> 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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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역사 - 소리로 말하고 함께 어울리다
로버트 필립 지음, 이석호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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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음악을 들으면 감정에 휩싸일까?

현재 우리는 음악을 개인적으로만 소비하는 편이다. k-pop의 선율은 우리에게 행복한 감정을 선사해 주지만 세계적인 k-pop을 이용해서 종교의식을 치른다거나 전쟁에 대한 대비를 하지는 않는다. 그런 반면에 종이도 없고 역사도 글로 기록되기보다는 구전되는 편이었던 아주 옛날, 음악은 그저 사회적인 의식 – 장례식, 종교 의식, 전쟁 준비 –을 잘 치르기 위한 하나의 시스템으로 기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책 <음악의 역사>는 음악 그 자체를 조명하기보다는 인류의 긴 역사와 더불어 함께 진화하고 발전해 온 음악이라는 면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 로버트 필립은 음악가이자 작가이며 BBC 예술 프로듀서 그리고 오랜 시간 음악사를 가르쳐온 학자답게 이 책 <음악의 역사>를 통해서 방대한 음악사의 흐름을 담아낸다. 벽화나 유물을 통해서 우리는 고대 의식에 쓰인 음악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데, 대부분 춤, 악기 연주, 입으로 내는 소리가 구분되지 않은 형태였다. 여기서 출발한 음악은 유럽 중세 시대의 성가, 바로크 시대의 오페라, 낭만주의 시대의 교향곡, 현대 대중음악 그리고 지금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K-pop까지, 한마디로 이 책은 나무를 보기보다는 음악사의 전체 숲을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에서 가장 감탄하게 되는 부분은 역시 자료의 방대함과 저자의 정리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총 합해서 40개의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각 챕터는 chapter 1 <음악의 ‘무엇’과 ‘왜’>처럼 특정 제목이 붙어있는데 5개의 대륙과 수천 년에 걸친 음악의 역사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지금까지 알려진 거의 모든 음악의 종류가 소개되는데 예를 들자면 3000년 전 인도에서 불렀던 명상 음악 “라가” 나 6세기 일본 악기 “샤미센” 과 14세기 이후 음악극인 노와 가부키와 같은 형태가 유행한 상황도 다루고 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이 책은 감정을 움직이는 도구로서의 음악이라는 관점보다는 기술의 진보와 함께 진화하고 정치와 종교 그리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태어나고 사라지고 재해석되는 음악이라는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9세기 프랑스의 수도승으로부터 발전한 중세의 “네우마” 기보법부터,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오페라의 정치적 기능, 그리고 힙합의 사회적 맥락까지... 이 책은 각 시대의 음악이 어떤 사회적 배경에서 탄생했는지,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 친절하게 풀어낸다. 책을 읽으며 음악의 발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종교 개혁, 산업혁명, 제국주의, 여성의 지위 변화, 전쟁과 저항의 흐름까지 함께 읽게 된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한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솔직히 줄거리는 다소 빈약했지만 그래픽의 완성도나 사운드트랙이 너무 멋져서 이 애니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거기에 나오는 K-pop이 현재 빌보드 차트에서도 상위를 차지하고 있기에 진짜 음악의 힘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책 <음악의 역사>는 그러한 흐름을 짚어낸다. 음악을 통해 시대를 이해하고 인간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음악은 혼례, 제례, 등 인간의 크고 작은 행사를 담당했고 종교적 정치적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말하자면 “음악의 역사는 곧 인간의 역사다”라고 할 수 있고 이 책이 정말 그런 면을 잘 보여준다. 언제나 우리와 음악이 함께 했음을 보여주는 책 <음악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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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서양
니샤 맥 스위니 지음, 이재훈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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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은 단일한 문명이 아닌 해석과 권력에 의해 구성된 결과물이다”

서양은 실제로 존재한 것일까, 아니면 어떤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가?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서양과 서양 문명에 대해서 처음으로 배웠다. 고대 그리스-로마에서 출발하여 중세 기독교 문명을 지나 르네상스, 계몽주의, 근대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끊어지지 않는 하나의 거대한 줄기로서 서사되는 바로 그것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쓴 영국의 고고학자 “니샤 맥 스위니”는 “서양이란 이름에 숨겨진 진짜 역사”를 파헤친다. 그녀의 주장은 바로 이것이다. “서양은 언제나 존재했다기보다는 시대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신화였다”

우선 이 책은 14명의 인물을 통해서 “서양”이라는 신화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우선 고대의 헤로도토스와 로마의 귀족 리빌라가 있었다. 저서 [역사]를 쓴 헤로도토스는 고대 그리스인을 순수한 유럽 백인 문명의 기원으로 보는 거대 서사와 대립했고 리빌라 서사로 미루어보아 당시 로마인은 지금의 튀르키에 땅인 트로이가 로마의 어머니 도시로 여긴 듯 하다. 이들 외에 중세를 대표하는 비잔틴 황제 라스카리스, 아랍 사상가 알 킨디, 르네상스의 대표자 이탈리아 철학자이자 성 노동자 툴리아 다라고나 등등 이 책에 등장하는 14인은 주류의 시선을 벗어나 서양이라는 개념이 조합되고 구성된 해석임을 보여줬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고대 그리스와 로마는 자신들을 ‘서구’ 혹은 ‘유럽’이라 인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아시아의 트로이(현재의 튀르키예)에서 기원을 찾았고, 이 지역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유럽·아시아·아프리카를 아우르는 다문화적 제국이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서구 문명이 그리스 고전을 지켜냈다고 생각하지만 그리스 철학의 보존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아랍 문명이었다. 플라톤을 번역한 보에티우스는 살아남지 못했지만 알 킨디 같은 아랍 사상가들이 헬레니즘 유산을 이어갔다. 그는 철학이란 어떤 혈통이나 문명권에 국한되어 계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에게 평등하게 공유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서양”이라는 개념과 틀이 만들어져야 했던 이유는? 근대 유럽은 제국주의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양이라는 문명의 연속성이 필요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서양 문명”이라는 거대 서사였고, 이 거대 서사는 다음과 같은 기능을 하게 된다. 우선 기독교를 중심에 둔 채, 비서양인에 속하는 타자들은 모두 이교도로 규정, 피부색으로 인종을 구분하고 차별적인 질서를 정당화, 문명과 야만이라는 이분법을 두어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였다. 앙골라 출신의 여왕 은징가는 본국에서는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과 민족적 투쟁의 아이콘이지만 그녀를 <타자>로 규정하는 서양에서는 야만적이고 원시적인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인물로 여겨졌다.

이 책 <만들어진 서양>은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이긴 하나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 철저히 학술적 근거를 두고 쓰인 글이면서 동시에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서 독자와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은 나에게 있어서 충격과 동시에 신선한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역사란 기록하는 자의 관점에 의해서 언제나 달라질 수 있긴 해도, 이 책은 “서양”이라는, 실존하는 개념과 실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어쩌면 허구일 수 있고, 다분히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목표로 꾸며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서양 문명이라는 것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이제 필요하다고 느끼는 독자들, 혹은 세계사의 허구와 진실을 똑바로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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