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프로듀서 퇴사하겠습니다
오조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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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수상 작가

신예 ‘오조’ 가 쏘아 올린

K-히어로 판타지!

작년에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응원봉을 손에 들고 광장을 가득 메운 히어로들이 있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과연 이 나라와 국민들의 현 모습은 어떠할까? 생각조차 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할 현실이 상상이 된다. 이 책 <히어로 프로듀서 퇴사하겠습니다>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게 일상인 미래 사회 그리고 슈퍼히어로들이 연예인처럼 관리받고 추앙받는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그들을 비로소 스타와 진정한 히어로들로 가꾸어내는 프로듀서를 다루는 이야기다.

주인공 조영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그런 사람이다. 회사에서 온갖 자질구레한 일을 다 도맡아서 하고 그걸 또 잘해내는 사람. 출근은 쉽지만 퇴근이 어려운 K 직장인, 일을 잘해낸다고 해도 별로 인정은 못 받는, 그런 사람이다. 이능력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능력없이 태어났지만 국제 히어로 아카데미를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한 또 다른 의미의 능력자 조영. 비록 오랜 시간 인정받지 못한 채 만년 대리로 일해왔으나 일에 있어서만은 철두철미한 그녀.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 너덜너덜해진 그녀는 퇴사를 결심하지만 마지막 임무인 신인 히어로 “써리원”을 맡게 되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히어로는 어떤 사람인가? 재난이 발생하거나 어려움에 처한 이가 있으면 어딘가에서 에너지를 얻은 후 뽀송뽀송한 모습으로 달려와 굵은 목소리로 안심을 시킨 후 넓은 가슴으로 안아 올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 책 속의 히어로는 처음에는 어리버리한 병아리지만 조영과 같은 프로듀서의 손에서 비로소 완벽한 슈퍼 히어로로 다시 태어나는 존재이다. 말하자면 이 책에서의 진짜 주인공은 히어로가 아니라, 그런 히어로를 빚어내는 손길, 바로 조영과 같은 조력자가 진짜 주인공인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현대적 의미의 “히어로들”인 아이돌들과 그들을 관리하는 현실 직장인들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직장인인 그들에게도 이능력이 있긴 하지만 연예인처럼 대접받는 히어로들과는 달리 현실에 치여가면서 살아간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인정도 못 받는 삶, 가슴 속 한 켠에 늘 사직서를 꽂고 다니는 K직장인.. 그러나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히어로들이 아닌가? 스스로가 빛을 낼 순 없어서 스타가 될 수는 없지만 혼신을 다하여 스타를 만들어낸 사람들... 그들이야말로 슈퍼 히어로라는 말을 하고 있는 듯한 책!

마지막 임무로 맡게 된 신인 히어로 “써리원”과 함께 하게된 작전 수행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조영. 사실 그녀는 이능력도 없고 특권도 없지만 빌런의 흔적을 추적하고 위기 속에서 냉정을 유지하며 결국 사태를 해결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나는 떠올렸다...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도 빛나는 아이돌들은 우리를 힘든 현실을 잠깐 잊게 해주는 슈퍼 스타들이 맞지만 처절하게 현실과 싸우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며 그들을 스타로 만드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슈퍼 히어로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 과연 조영은 써리원을 화려하게 데뷔시키고 무사히 퇴사를 할 수 있을까? 짠하면서도 감동적이고 현실적인 히어로물 <히어로 프로듀서 퇴사하겠습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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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밭의 파수꾼
도직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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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마늘밭에서 발견한 거액의 돈다발,

죽은 줄 알았던 연쇄살인범의 등장!

만약 연인에게 숨겨진 비밀이 있다면 당신의 다음 선택은? 소설 <마늘밭의 파수꾼>은 로맨스와 스릴러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은 채, 서로 너무나 사랑하는 유민과 이한의 연애를 달콤하게 노래하다가 갑자기 불길한 그림자를 이야기에 드리운다.

주인공 유민은 아직 큰 히트작이 없는 평범한 작가.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슬럼프 때문에 아예 글이 잘 써지지 않아 너무나 괴로운 그녀. 그런 그녀를 안타까워하는 부모님의 권유로 돌아가신 할머니 소유였던 시골 빈집으로 내려오게 되는 유민.

경찰 공무원 준비를 하는 사촌 동생이 미리 내려와 있어서 시골 빈집 스테이가 덜 무섭긴 하나,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톱스타인 남자 친구 차이한. 그는 평소에는 매우 젠틀한 사람이지만 그녀에게 약간의 집착이 있다. 자신에게 알리지 않고 시골집에 왔다는 것에 화를 낼 수도 있는 이한.

시골집 도착 후 관리되지 않아 들쑥날쑥하던 할머니의 마늘밭의 잡초를 캐던 유민은 한쪽 구석에서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있는 가방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이를 알게 된 사촌 동생이 밤에 몰래 가방 속 돈을 훔치러 나왔다가 괴한에게 폭행을 당하게 되고, 어둠 속에서 몰래 지켜보던 유민은 괴한의 얼굴이 낯설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소설 <마늘밭의 파수꾼>은 전반적으로 로맨스라는 수프에 한 방울의 스릴러라는 양념을 떨어뜨린 느낌이다. 그러나 이 양념의 맛이 꽤 자극적이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야기 전반에 은은하지만 불길한 서스펜스가 감돈다.

차이한의 아버지 그리고 삼촌이 얽혀있는 과거의 살인 사건과 이후로 이어진 연속적인 끔찍한 사건들.... 도대체 완벽하기 그지없는 연인인 차이한에게 숨겨진 비밀과 사연이 뭔지, 너무나 궁금한 상황. 이야기는 미스터리를 긴 호흡으로 끌고 가며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소설의 3분의 2는 조금 잔잔하게 흘러가는 편이지만 비밀과 얽혀있는 과거의 경찰 신재범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유민과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찬물을 확 끼얹는다. 마! 정신 차려라! 라고 책이 말하는 느낌이랄까?

뭔가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 그가 던지는 말은 유민과 차이한의 탄탄한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는데...

마늘밭에 숨겨진 거액의 돈... 차이한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유민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을 위협하는 존재... 과연 이 이야기는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로맨스와 스릴러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독특한 재미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소설 <마늘밭의 파수꾼> 추천합니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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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 - 서경덕과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
서경덕과 분야별 전문가 지음 / 허들링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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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대한민국을 지켜왔는가?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그 잊지 못할 이야기

서경덕 교수님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문화와 역사를 널리 알려온 분으로 유명하다. 역사 지킴이로써 대단히 의욕적인 활동을 해오고 계시고 혹시나 일본이나 중국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왜곡하려는 시도를 하면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맞서 싸워오신 분이다. 이 책은 그 서경덕 저자와 다른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인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킨다는 것은, 안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책은 총 10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독도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10부 한류에서 끝을 맺는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 가사에도 등장하는, 당연한 주장을 계속 짓밟는 일본 정부. 이 책에는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르는 사실 – 독도가 왜 우리나라 땅인지를 증명하는 역사적 자료 – 이 풍부하게 제시된다. “은주시청합기” 나 “태정관 지령” 과 같은 일본 역사 자료에서도 분명히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데 왜 이들은 자꾸 권리를 주장할까?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여 동해에서 군사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일본의 의도가 있다고 한다.

독도 문제도 문제지만 3부 강제 동원과 4부 위안부 문제는 실제로 일본에 끌려가서 고통을 당해야 했던 분들이 있기에 더욱더 가슴 아픈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정부와 우익 등은 ‘자기 발로 걸어갔는데 무슨 강제’냐고 주장하지만 2002년 일본 변호사협회에서 ‘강제란 육체적 정신적 강제를 포함한다’라고 공식적으로 강제 동원을 인정했다. 166쪽에는 일본군이 어떻게 위안부를 동원했는지의 방법이 등장한다. 일본국은 자국 내에서도 사기나 인신매매를 이용하여 위안부를 동원했고 식민지 조선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군이 직접 납치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실제 사례를 보여주는 풍부한 사진과 도표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정보를 글로 읽기만 할 뿐 아니라 독자들은 시각 자료를 통해 생생하게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다. 164쪽에는 위안소에서 줄을 선 일본군 병사의 사진이, 171쪽에는 위안부들의 산책 구역을 보여주는 그림도 실려 있다. 한국인들이 읽으면 엄청난 분노를 일으킨 이야기지만, 이 책에 실린 내용은 매우 차분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서술로 구성이 되어 있기에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역사는 과거이자 미래란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정체성은 발전하거나 정체될 수 있고 때로는 상당히 흔들리기도 한다. 진실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면 영영 왜곡된 상태로 지속될 수도 있다는 것은 너무나 두려운 것이다. 일본과 관련된 역사적 진실 외에도 이 책에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김치, 한복, 한글에 대한 문화 공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우리는 평범한 시민이지만 우리 자리에서 충분히 우리 것을 지켜내는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는 듯하다. 거창한 투쟁보다는 일상 속에서 설명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 이 책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에서 말하는 우리의 의무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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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킹핀을 찾아서 - 성장 한계를 돌파할 결정적 열쇠 포스트 수출 강국 신성장 해법 1
박광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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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미국과의 관세 협정 문제 때문에 나라가 들썩였다. 다행히 계약이 우리에게 그다지 불리하지 않은 쪽으로 끝난 듯하여 가슴을 쓸어내렸다. 요즘처럼 경제 뉴스가 밤잠을 설치게 한 적도 없는 것 같다. 경제 문제는 나라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이렇게 평범한 서민들마저 불면증에 걸리게 하는 것. 이런 와중에 읽게 된 이 책 <한국 경제의 킹핀을 찾아서>는 친절한 안내서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이 책은 한국 경제를 뼛속 깊이 분석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해야 할지 등 전략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 삼성전자 부사장과 국가 균형 발전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저자 박광기 씨의 경험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책인 듯하다.

이 책은 우선 한국 경제가 안고 싶은 문제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지난 20여 년간 한국의 성장 전략은 눈부신 성과를 이뤘지만 그만큼의 심각한 부작용도 남겼다.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경제체제인데 이제는 통상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 획기적인 정책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점 - 저성장, 양극화, 청년 실업, 지방 소멸 - 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야 한다는 것. 그러한 내부 개혁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 국가 포지셔닝 전략부터 재정립해야 한다고 하는데, 말하자면 국제 정세를 잘 읽어내고 거기에 맞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된다는 말씀인 것 같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part로 구성이 되어 있고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부터 그것의 해법 그리고 실행 전략까지 아주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 우선 part 1의 제목은 "수출만이 살길이다"라는 믿음은 여전히 유효한가?이다. 여기서는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함과 동시에 수출 주도 모델의 한계와 한국 산업 구조의 왜곡된 현상 등을 이야기하며 저자는 현재 우리가 처한 경제적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part 2는 "포스트 수출 강국, 신성장 3대 비전"이라는 제목인데, 수출 중심 국가에서 국제 협력 국가로, 글로벌 집적효과를 통한 내수 활성화 그리고 고 탄소 제조 산업에서 지식 서비스 기반으로의 변화를 꾀하자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마지막 part 3는 "실효적 정책 수단의 글로벌 뉴딜, 신통상 3대 플랫폼 + 내수경제 개혁"이라는 제목으로 실행 전략이 제시된다. 우선 아웃바운드 전략으로 제시된 것은 국제 산업단지, 해외 경제특구화 등의 모델이고, 인바운드 전략으로는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통상 연계형 내수정책이 제시된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포인트를 말하자면 경제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 중간층, 서민층의 산업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것과 기업만의 경쟁력이 아니라 국가 자체가 하나의 산업 포트폴리오로 움직여야 한다는 발상이었다. 그뿐 아니라 여러 해외 프로젝트와 연결된 산업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는 제안도 매우 설득력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고용 창출이나 성장률 면에서 기여도가 낮은 첨단 산업에만 집중해 오면서 일자리 미스매칭, 양극화 심화, 성장률 추락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풀지 못한 채 방치해왔다는 비판은 뼈저리게 다가온다. 저자 박광기 씨는 이와 같은 왜곡된 산업 구조를 정책 수단이 목적이 되어버린 전형적인 실패로 진단하면서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 균형이 흔들린다고 이야기한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나라가 아니라 글로벌 개발 협력 플랫폼 국가와 글로벌 산업 수도로의 새로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단순한 수출 대국이 아니고 우리가 만든 질서, 우리가 주도할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말씀. 경제 뉴스를 보기는 하지만 경제를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일반 독자와 한국의 미래 경제 모델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한국 경제의 킹핀을 찾아서>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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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
사라 피어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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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은 현재진행형,

다음 희생자는 누가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눈사태로 고립된 호텔, 복수를 위한 최적의 조건이 성립된다

스위스 알프스의 설산, 폭설로 고립된 고급 호텔, 그리고 하나둘 사라지는 사람들... 소설 “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은 시리도록 흰 눈과 꽝꽝 얼어붙은 풍경이 주는 차가운 긴장감과 음산한 기운으로 가득하다.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주인공 엘린이 느끼는 내면의 공포가 독자들도 싸늘하게 만드는 심리 스릴러이자 갇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을 다루는 밀실 미스터리가 완벽하게 조합된 소설이다.

엘런은 영국에서 경찰로 일해왔지만 현재는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어서 휴직 중이다. 남동생 아이작의 약혼을 축하하기 위해서 이곳 스위스까지 날아왔지만 그들 사이에는 뭔가 찝찝한 과거의 한 사건이 도사리고 있다. 호텔은 눈보라로 완전히 고립된 상황.... 그런데 아이작의 약혼녀인 로라가 갑작스럽게 실종이 되면서 엘린이 다시 수사관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데....

이 소설은 애거사 크리스티와 히치콕을 떠올리게 만드는 면이 있다. 갇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실제 사건과 주인공 엘린이 겪는 내면의 혼란은 독자들에게 어질어질한 서스펜스를 안겨준다. 주요 이야기는 로라의 실종이지만 사실 엘린과 아이작 사이에는 해결하지 못한 과거가 한 가지 있다. 그녀는 어린 시절 막내 동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여전히 의심하고 있고 동생 아이작은 뭔가 감추고 있는 비밀이 있는 듯 행동한다.

인물뿐만 아니라 이 소설에서는 과거에 정신병원이었던 건물, 즉 호텔로 리모델링된 이 건물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과거 환자들의 고통이 스며든 흰 벽과 여전히 남아있는 의학 장비들... 엘린은 계속 누군가가 지켜보는 것을 느끼는데 혹시 건물 그 자체에 어려있는 광기를 느낀 것은 아닐지.. 영화 <샤이닝>에서처럼 인간을 미치게 해서 살인을 일으키는 광증을 건물이 유발하는 듯. 그러다 하나 둘 발견되는 시체들... 공간이 품고 있던 공포가 실체로 드러난다.

새로 지어진 호텔 안에 숨겨진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소설 [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은 끔찍하고 잔인한 비밀을 숨긴 건물과 여전히 과거를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경쇠약증을 앓고 있는 경찰이라는 표현이 참 모순되게 들리긴 하지만, 해결되지 못한 과거의 상처를 가진 그녀가 등판하는 이유는 바로 건물이 숨긴 “과거의 상처”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그녀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은 아닌지...

눈보라 속에 갇힌 폐쇄된 호텔과 죽은 채 발견되는 사람들.... 그리고 비밀을 품고 있는 등장인물들과 미쳐가는 주인공... 과연 엘린은 심리적 취약함을 극복하고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굉장한 서스펜스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소설 <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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