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이 돋는다 - 사랑스러운 겁쟁이들을 위한 호러 예찬
배예람 지음 / 참새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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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겁이 없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저도 모르게 비명이 튀어나오고 심장이 뜨거워지며

눈을 질끈 감게 되는 순간이 얼마나 짜릿하고 즐거운지 말이다 ”

책 [소름이 돋는다]의 제목 아래에는 아주 작은 글씨로 ' 사랑스러운 겁쟁이들을 위한 호러 예찬'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그럼 나도 이 '사랑스러운 겁쟁이' 부류에 속할 수 있을까? 왜냐하면 책을 읽은 그 순간부터 나는 " 호러를 사랑하는 동지를 만났다 "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벌벌 떨면서도 [컨저링]이나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봤다는 대목에서는 나도 모르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경험이 마치 내 경험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나의 경우, 평소에는 조그만 벌레도 무서워하는 겁쟁이이지만 호러 장르의 작품들은 그야말로 푹 빠져서 보게 되고 읽게 된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나 같은 세상 졸보야말로 호러 장르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종류의 사람이라고 한다.

" 창작자가 의도적으로 설치한 함정에 충실히 빠지고, 숨통을 조여오는 긴장감에 실눈만 겨우 뜬 채로 비명을 지르는 겁쟁이들이야말로, 어쩌면 호러라는 장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

다양한 호러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책인 [소름이 돋는다]의 내용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얘기하자면, 우선 첫 번째로 2장 : 나를 보는 그 눈, 그 눈! 이었다. 2장에서 작가는 " 시선 " 이 가진 굉장히 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서 남들 앞에서 장기자랑을 하는 것과 1년 동안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을 때, 나는 당연히 후자를 골랐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그 자체가 정말 공포스러운데, 하물며 귀신의 시선이라니! 특히 영화 [인셉션]을 예로 들면서, 꿈속에서 꿈을 꾼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곳의 모든 사람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뚫어지게 쳐다본다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소름이 돋는 상황이라고 본다. 아직까지 그런 경험을 못 해봤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공포는 미지의 상대가 저기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확신에서 온다. (....) 존재한다는 확신과 무엇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불확신의 사이를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며, 시선은 우리를 조금씩 얽매어온다 "

4장 : 우리는 누구를 무서워하는가 에서 작가는 우리가 귀신을 상상할 때 유독 비슷한 이미지, 즉 길게 머리를 내려뜨리고, 눈가가 시커멓고 입술은 붉은 처녀 귀신을 떠올리게 되는지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저자는 영화 [장화 홍련] 과 [전설의 고향]의 예를 들면서 당대 사회에서 억압받고 배척당하던 존재가 귀신으로 묘사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은 정절을 지켜야 했고 따라서 자기 주도적인 삶을 전혀 생각지도 못한 존재였던 것. [장화 홍련]에서 남성의 성폭력에 저항하다가 목숨을 잃은 원귀가, 결국엔 사건 해결을 권력을 가진 다른 남성에게 맡긴다는 설정이, 곧 이 귀신들이 유교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했기 때문이라고 가리키는 점이 흥미로웠다. 앞으로는 호러 장르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귀신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그들이 결국 현실의 부조리함에 대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억압과 차별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들의 이야기가 단순히 재미를 뛰어넘어 설명할 수 없는 씁쓸함과 슬픔을 안겨주는 것은 그 때문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 외에도, 5장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괴물들과 11장 우주, 광활한 공포의 세계에서 다룬 내용도 대단히 흥미로웠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무서운 괴물을 사랑했고 그들이 끔찍하면 끔찍할수록 눈을 반짝였다고 한다. 영화 [킹덤]을 보고 빠른 속도로 미친 듯이 뛰어오던 좀비 떼와 영화 [미스티 ]에서 구석에 몰린 사람들에게 긴 촉수를 뻗어서 사람들을 잡아먹던 괴물들.... 그들에게 완전히 매료되어 영화를 봤었다. 그래서 나는 저자가 느끼는 외로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 괴물을 좋아해요! "라고 말하는 순간, 사람들이 던지는 애매한 시선과 지독한 외로움을 견뎌야 했다는 저자. 저자에게 피켓 들고 알려주고 싶을 정도이다. " 여기에 작가님과 똑같은 사람 1명 추가요! "

본격 호러 세계 안내서인 [소름이 돋는다]는 일종의 에세이이지만 내용이 내용인 관계로 밤에 읽는 것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소름이 돋고 등줄기가 으스스한 느낌을 굳이(?) 느껴보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꼭 여름밤에, 혼자서 읽어보기를 바란다. 무더운 여름밤이 어느새 서늘한 밤으로 바뀌어있을 테니....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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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도서관
정은오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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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봐, 기구한 운명끼리 동맹을 맺자."

" 동맹?"

" 네가 날 구해준다면 나도 너를 구해줄게."

"너에게 그런 능력은 있고?"

"지금은 없지만 방법은 있어."

"너의 어딜 믿고?"

" 무슨 애가 꼬박꼬박 지질 않아?"

베히모스 남작가의 자매 샤롯과 로즈마리.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이후로 그들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왔다. 평소에는 냉정하고 똑 부러지는 샤롯도 여동생 로즈마리에게만은 대단히 상냥하고 친절한 언니이다. 주인공 로즈마리는 평소에 자신을 엑스트라에 불과하다고 믿고 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단것을 너무 좋아해서 뚱뚱해진 로즈마리. 그런데 그녀에게는 비밀이 있다. 바로 전생을 기억한다는 것. 그래서인지 겉으로 보기에는 철없고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로즈마리이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면 할머니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비밀을 가진 로즈마리처럼 베히모스 가에는 엄청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무한의 서고'이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금기의 지식뿐만 아니라 창세기의 기록 등 전 세계의 다양한 기록과 지식이 담겨 있다. 사실 무한의 서고를 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가주인 샤롯 뿐이지만 이상하게도 로즈마리에게도 무한의 서고 열람이 허용된다. 한동안 다이어트 때문에 단것을 섭취하지 못했던 로즈마리는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자 무한의 서고에 들락거리게 되는데, 거기에서 한 로맨스 판타지를 찾아내게 된다.

그 책은 " 엘리제 "라는 매우 아름답고 현명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인데, 자꾸 읽어보면 읽어볼수록 로즈마리는 이상한 점을 느끼게 된다. 책 속 엘리제가 매우 욕심이 많고 여러 남자들과 연애 사건을 일으키는 건 알겠지만 왜 책 속에 베히모스 남작 즉 언니 샤롯과 자신의 이름이 등장하는 걸까? 책은 마치 예언서처럼 앞으로 샤롯과 로즈마리의 삶에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지를 예언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과히 좋지 못하다. 로즈마리는 자신과 샤롯이 엘리제의 탐욕에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일회용 등장인물, 즉 엑스트라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베히모스 남자가의 둘째 딸 로즈마리. 귀한 신분이지만 처음에는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소녀로 등장한다. 다이어트 때문에 고민하고 하나밖에 없는 언니를 너무나 아끼는 여동생... 그런데 잔잔하게 흘러가던 이야기는 무한의 서고에서 발견된 책과 그 책의 주인공 엘리제가 로즈마리의 삶에 실제로 등장하게 되면서 좀 더 격렬하게 몰아치게 된다. 스컬리 공작가의 엘리제 요한 스컬리는 평범한 여인이 아니었던 것. 그녀는 바로 마력을 지닌 " 마녀 "였던 것이다. 공작가 가족들을 파멸에 몰아넣은 것도 모자라, 샤롯과 로즈마리의 삶도 파멸로 이끌려는 그녀.. 과연 로즈마리는 어떻게 이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마녀 도서관]은 전생을 기억하는 특이한 소녀, 로즈마리가 자신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 마녀가 되기를 자처하는 이야기이다. 다이어트 때문에 골치를 썩히고 외모에 신경 쓰는 로즈마리는 그저 평범한 소녀에 불과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위기에 처하게 되자 비로소 내면에 있던 거대한 힘을 끄집어낸다. 무한대의 지식을 가진 서고와 그것을 차지하려는 사악한 마녀의 속임수와 계략.. 그러나 언제나 선은 악을 이기기 마련! 과연 로즈마리는 보이지 않지만 위협적인 힘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킬 수 있을까? 이 책은 굉장히 흥미롭다. 바로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있기 때문!! 굉장히 방대한 세계관이 펼쳐지는 책 [마녀 도서관]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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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스토리텔링 사전 - 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신화, 고전, 법칙 110
야마키타 아쓰시 지음, 유태선 옮김 / 요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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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조연, 적, 이야기의 모티브는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오랫동안 살아남은 신화와 고전 명작을 특징짓는 요소를 알면

독자에게 사랑받는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

어릴 때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은 판타지물에 푹 빠져 본 경험, 모두들 한번은 있을 것이다. 평범했던 주인공이 나도 모르는 힘을 가지고 있었고, 판타지 세계로 건너가 여러 모험을 하고 친구들을 악의 무리에서 구해낸다는 설정은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많은 독자들을 해리 포터의 세계에 빠지게 만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지만 상상의 세계가 주는 힘을 먹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현실을 바탕으로 지어진 소설, 영화라도 어느 정도는 상상의 세계가 등장해야 재미있는 걸 보면 우리 인간은 현실을 넘어서는 세상이 있다는 걸 믿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인류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판타지물에 열광하고 창조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이 책 [판타지 스토리텔링 사전]은 판타지물을 좋아하는 독자에서부터 직접 쓰고자 하는 창작자까지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판타지 스토리텔링 사전]의 부제는 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신화, 고전 법칙 110이다. 이 책은 총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은 고전 명작과 신화 등에 등장하는 각각의 특징들을 추출해서 그 의미를 풀어주고 그것을 다른 이야기에 어떻게 끌어다 쓸지를 알려주고 있다. 우선 앞장에는 여러 유명한 주인공들의 인물상과 행동에 대한 자료가 실려 있다. .

" 두 경우 모두 앨리스가 모험을 떠날 필연성은 없습니다. 왠지 모르게 신경이 쓰였다거나, 문득해보았다는 별거 아닌 동기에서 시작되어 엉뚱한 일에 휘말린 것입니다. 약간의 호기심, 약간의 모험심에서 시작된 일이 어느새 큰 사건이 된다는 설정은 많은 명작에서도 사용됩니다 "

" 아서왕은 이야기에서 ' 시련을 딛고 위대한 자가 된다 ', ' 평범한 아이에게 사실은 위대한 자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보통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없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라는 3대 영웅의 조건을 모두 실현한 인물입니다. 심지어 '영웅이 민족의 원한을 풀어준다'라는 것까지 이뤄냅니다 "

1장과 2장은 각각 주인공의 인물상과 주인공의 행동을 다루는 부분이다. 1장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인물상에서 내 눈에 익숙했던 캐릭터는 역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주인공 앨리스와 아서왕이었다. 앨리스는 우연히 모험을 하게 되는 주인공이 모험을 통해 성장하여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쪽이라고 하면, 아서왕은 평범했던 인물이 위대한 사람이 된다는 것과 영웅은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명제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캐릭터가 어떤 이야기를 이끌건 간에, 앨리스와 아서왕은 다양한 판타지물 주인공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조차도 없을 것이다.

" 로키는 신들에게 배신자로 여겨집니다. 신들은 신에 대한 여러 악행도 로키라면 할 수 있다고 여깁니다. 다만 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일도 하고 피해만 주는 것은 아니기에 그의 악행을 용서합니다 "

다른 장도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흥미로운 장은 바로 4장 매력적인 적 부분이었다. 요즘 소설의 경향은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 빌런 " 이 얼마나 매력적이냐에 승부수를 두는 쪽이다. 물론 주인공이 착하고 멋있고 긍정적이고 다 아는데, 거기에 대항할 수 있는 " 빌런 " 이 얼마나 개성 있고 독특하냐에 따라 인기가 갈리는 것 같다. 매력적인 " 빌런 "이라고 하면 역시 로키가 아니겠는가? 로키는 신족과 거인족 사이에서 태어난 일종의 혼혈신인데, 평소에는 익살꾼으로 행동하며 장난을 주로 치는 쪽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배신을 때려서 큰 피해를 입힌다. 북유럽 신화를 다룬 영화들이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익살꾼 " 로키 "이고 그의 어둠이 토르의 환한 빛을 가릴 때마다 관객들이 흥분했던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판타지 이야기의 구성을 알고 싶은가? 판타지물을 스스로 쓰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 " 판타지 스토리텔링 사전 " 을 반드시 읽고 시작해야 한다. 캐릭터부터 이야기 모티브까지 아주 친절하게 집대성되어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 판타지 스토리텔링 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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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스 파이터즈 안전가옥 쇼-트 19
전삼혜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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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마녀와 정신력으로 사진을 찍는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들의 세상! 위치스 파이터즈가 그리는 환상적인 세상을 읽게 되었다. 비록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저 너머의 세상, 판타지 월드를 그리고 있지만,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이야기였다. 갓 스무 살이 된 예비 마녀 보라와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으나 일반인과 똑같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인 미카엘라와 윤세이는 그 당시에 모든 사람들이 한번은 겪고 지나가는 성장통 혹은 고민을 진하게 경험하게 된다. 과연 그들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 걸까?

아직 마녀라고 하기엔 약간 부족한 예비 마녀 보라는 현재 한창 진로를 고민 중이다. 겨우 합격하긴 했으나 정을 붙이기가 너무 힘든 대학. 그래서 보라는 예비 마녀 기간을 1년 더 연장한 상황이다. 이 세계에서 자신이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자신만의 특기와 개성을 가진 능력 있는 마녀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보라.

최근 초능력자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저주 용품이 팔리고 있음을 알게 되는 마녀들. 그들은 주술 용품을 배달하긴 하지만 동시에 저주로 인한 피해를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스승과 제자처럼 서로 엮인 마녀임에도 불구하고 윤정은 더 이상 사무실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게 되고, 그 말은 이제 보라가 홀로서기를 하거나 함께 할 다른 마녀를 찾아야 한다는 뜻?!

한편, [그 초능력자들의 사춘기]라는 연작 단편에는 김앤장 드림학교라는, 초능력자들을 위함 기숙사 학교가 나오고 그 학교에 다니는 미카엘라와 세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카엘라는 굉장한 미모를 가진 남학생으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팬들이 꼬이는 존재이다. 미카엘라와 어릴 적부터 친해서 항상 붙어 다니는 윤세아는 어쩔 수 없이 다른 학생들의 질투와 시기의 대상으로 그녀에게 요즘 이상한 물건들이 배달된다.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게 되는 세이, 설상가상으로 부모의 이혼 문제로 속상한 미카엘라는 자신의 내면으로 숨어버려서 세이에게 관심을 끊어버린다. 더 이상 우정을 지켜나갈 수 없다는 생각한 좌절한 세이와 가정 문제로 방황하는 미카엘라를 본 유월 선생님은 그들에게 학교 방범대 활동을 추천하지만 오히려 그 활동이 그들에게 독이 되고 마는데....

[위치스 파이터즈]를 읽다 보니 나의 청소년기와 대학 시절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특히 친구들과의 우정 문제가 삶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청소년기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모든 일을 이제 스스로가 결정해나가야 한다는 부담이 생겼던 대학 시절. 어찌어찌해서 그 어려운 고비들을 다 넘은 어른이 되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힘들었던 과정을 어떻게 넘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이 소설은 삶에서 힘든 일을 겪으며 넘어지기도 하고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 도와가며 성숙해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로소 자신의 능력을 찾아낸 마녀 보라, 그리고 더욱더 단단해진 우정을 맺게 된 미카엘라와 세이의 성장 스토리 [위치스 파이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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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
이사카 고타로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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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착한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

나는 믿으니까, 작은 것들의 위대함을.

사이다처럼 청량하고 호숫가처럼 맑은 소설을 만났다. 이사카 고타로 작가의 소설 [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이 바로 그러한 소설이다. 정보국 출신의 스파이가 등장하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펼쳐지긴 하지만 그다지 긴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소설에는 이나와시 호숫가라는 접점이 있는 두 세계가 나타나는데, 이곳에 살고 있는 주인공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도와준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사람들은 서로를 도와가며 살아간다는 주제를 말하는 듯한 예쁜 소설 [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

이사카 고타로 작가가 음악 축제를 위한 썼다는 첫 번째 단편 소설은 장장 7년에 걸쳐서 매년 단편 소설이 더해지면서 하나의 장편 소설이 되었다. 어떻게 보면 로맨틱 코미디 같기도 하고 또 다르게 보면 모험 소설 같기도 하지만, 사실 이 소설은 음악 소설이라고 한다. 축제에 등장했던 일본 밴드들의 노래 가사들이 고스란히 소설로 다시 태어났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좋은 노래를 듣다 보면 노래 속 주인공들의 삶이 그려지기도 하지 않는가? 소설을 읽다 보니 인용된 노래들을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첫 부분에서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 소설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가 알쏭달쏭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하루토라는 이름의 정보국 요원이 등장하더니, 아버지와 친구들의 폭력에 쫓기는 한 소년을 구해준다. 둘은 도망치기 위해서 엔진이 없는 글라이더에 올라탔는데, 엔진이 없지만 어찌어찌 하늘을 날게 된다. 다시 장면이 바뀌고 다른 세계,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평범한 남자 마쓰미사는 여자친구로부터 " 엔진이 없는 비행기 " 즉 추진력 하나 없는 글라이더 같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이별 통보를 받게 된다. 충격을 받은 그는 이나와시 호숫가로 차를 몰고 와서는 잔잔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감상하다가 " 엔진을 단 사람 " 이 되자라고 스스로 다짐하게 된다.

그런데, 소설을 다 읽고 나니, 이렇게 따뜻하고 귀여운 소설이 다 있을까? 싶다. 대지진으로 황폐해진 도호쿠 지역을 되살리기 위해서 매년 개최된 음악 축제 오하라 ☆ 브레이크. 첫 번째 단편은 이 음악 축제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책자에 실렸다고 한다. 아마도 한 밴드의 노래 가사인 " 연료 탱크 지도 내비게이션 처음부터 없어 끝까지 / 옆에서 보면 그야 테평하지 / 하지만 아슬아슬해 " " 낮은 채로 언제까지나 내릴 장소 찾았지 / 찾다 보니 멀리 갔지 " " 엔진이 없어서 조용하지 / 이젠 아무 문제도 없어 / 가자 떠올라서 가자 "에서 비롯된 소설인 것으로 보인다. 7년에 걸쳐 이어지는 연작 소설에서 엔진이 없어서 한심했던 남자는 연인을 만나고 하루토와 소년은 양쪽 세계를 넘나들며 모험을 한다. 그런데 그들이 위기 상황에 처할 때마다 서로의 세계가 겹쳐지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데...

역시 이사카 고타로 작가의 소설이다. 자칫하면 심각하고 진지해질 뻔한 대목에서도 솜사탕 같은 가벼움이 터진다. 이 세계와 저 세계는 분명히 떨어져 있지만 신비로운 방식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무심코 한 일이 서로를 위험으로부터 구해줄 때마다 마음속에서 무지개가 생기는 느낌이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 많다는 느낌, 우리는 삶을 해피엔딩으로 이끌 수 있다는 느낌, 그런 안심이 되는 느낌을 전해주는 소설이다. 언젠가 시간이 나면 일본 도호쿠 지방 이나와시 호숫가로 한번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오하라 ☆ 브레이크 축제에 가서 음악을 들으며 호숫가를 돌다 보면 매미와 하루살이를 동반한 스파이를 만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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