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 미국 ETF에 투자하라
신년기 지음 / 지음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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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경제 관련 정책을 통해 본

주목해야 할 유망 산업과 ETF 종목 분석

아직 주식 투자를 본격적으로 해 본 적은 없으나 작년에 발가락 정도만 살짝 담가보면서 느낀 것은, 주식 투자를 하려면 세계의 정치, 사회, 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서 2차 전지 관련 주식이 한때 광풍이 불었지만 트럼프 정부가 IRA 정책 폐기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특정 나라의 산업 발달은 정부 정책과 함께 가는 것! 미국 주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에 새롭게 들어서는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신년기씨는 대학교 시절 CFA ( 국제 재무 분석사 )를 공부하게 되면서 채권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 금융사에서 해외 채권을 운용해왔고, 지금은 미래 금융 상품인 토큰 증권과 가상 자산에 관심이 있다는 저자. 10년 만에 꿈꾸었던 책 발간에 성공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저자가 오랫동안 금융 관련업에 종사해 온 만큼, 풍부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구성에 대해서 밝히자면 3 PART로 나뉘는데, PART 1 은 트럼프 1기의 경제 정책의 명과 암을 다루고 PART 2는 좀 더 기세가 살아난 트럼프 2기의 경제 정책 그리고 PART 3는 트럼프 2.0 투자해 볼 만한 유망한 ETF 상품을 전반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트럼프 1기 때 경제 정책을 살펴보자면, 지금과 비슷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관세를 무기로 한 "보호 무역 정책" 이 있었고 오바마 정부가 어렵게 쌓아 올린 여러 정책을 단숨에 백지화시켜버린 " 탈 친환경 정책 "이 있었다.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를 하는 등, 그때나 지금이나 다소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 ( 내 생각에 )를 밀어붙였는데,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이라 반대가 극심했고 대통령 탄핵 절차 등등으로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버렸다 한다. 트럼프 2.0 시대가 막을 열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다루는 정책이 비슷하나 지금은 자신을 지지하는 공회당 의원들이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1기 당시 대립했던 기업인들과 손을 잡은 것. 트럼프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 덕분에 일론 머스크가 예전에는 규제에 막혀 시행하지 못했던 다양한 사업 - 인공지능, 방산 관련 드론 사업, 우주여행 관련 등등 - 을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트럼프 2.0에서 뭐니 뭐니 해도 주목해 봐야 할 정책이 바로 "친가상자산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1기 집권 시기에는 가상 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했던 트럼프틑 2024년 대선 기간 중에 돌연 가상 자산 지지자로 돌변한다. 당선 이후 계속 친가상자산 기류를 보이고 했다고 하니 투자자들은 이 부분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PART 3에는 트럼프 2기에 유망할 만한 ETF 상품들이 소개가 되어 있다. 주식, 채권, 가상 자산이라는 항목으로 나뉘는데, 저자의 말에 따르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공약 이행률이 높았던 트럼프의 공약이 상당 부분 실천될 것으로 가정하여 작성한 내용이라고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책은 풍부한 정보나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각종 그래프나 표 등으로 정확한 수치를 보여준다. 각 ETF의 특징과 장단점 그리고 연도별 가격 흐름과 수익률이 표로 나타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투자자들이 읽어봐도 전혀 손색이 없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감세, 에너지 증산과 인프라 지원, 금융 규제 완화와 방위산업 예산 증액 등등 트럼프 2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여러 다양한 ETF 들에 대한 꼼꼼한 분석이 이 책의 매력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경제 용어에 조금 익숙한 독자라면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일반 독자들도 읽을 수 있을 만큼 무난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투자에 관심 있는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 <트럼프 2.0시대 미국 ETF에 투자하라>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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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즐거움
최철용 지음 / ㈜소미미디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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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있으면 오르고

바다가 펼쳐지면 배를 타는

좀 더 의미 있고 위대한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하는

평균의 범주에서 조금 벗어난 특별한 사람들에게

요즘은 사소한 물건 하나를 살려고 해도 온라인에 다양한 쇼핑몰이 입점해있고 쿠팡 같은 거대 쇼핑 플랫폼이 있기에 사실 무엇을 사야 할지 선택의 어려움에 빠지기도 한다. 말하자면 고객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 다양한 제품들 사이 경쟁이 치열하므로 살아남으려면 나만의 노하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 책 <사업의 즐거움>을 쓴 최철용 씨는 오랫동안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왔고 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이 책으로 풀어놓았다. 2006년 처음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한 후, 2010년 '오즈키즈'라는 유아용 패션 브랜드를 설립했고 지금까지 20년 넘게 이커머스와 브랜드 비즈니스를 해왔다고 한다.

그동안 많은 사업과 관련된 서적을 읽어봤으나 이 책은 조금 느낌이 다르다. 확실히 사업가로 성장하며 온라인 유통 분야에 잔뼈가 굵은 분이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CEO가 할 만한 부분만 담당했겠지만 ( 예를 들자면 바이어 상담 등 ) 가면 갈수록 아주 구체적이고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공부를 해가면서 회사를 운영해 온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말하자면 광고가 어떻게 운영이 되어야만 매출이 올라가는지 / 매출 상승의 성공과 실패담 / 온라인 사업의 명암 등등 굉장히 꼼꼼하게 글을 쓰신 것 같다. 가지고 있는 정보나 경험을 이 책에 모두 투여한 느낌?

책의 구성에 대해서 말하자면 1부는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양대 산맥인 쿠팡과 네이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편이다. 각 쇼핑 플랫폼이 가진 장점과 단점이 나열되면서 어떤 곳에서 사업이 훨씬 더 잘 되었는지가 소개된다. 온라인 판매에 대한 아주 전문적인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데, 쿠팡을 제국으로, 네이버를 연합군으로 비유한 글 덕분에 이해가 잘 되었다. 저자에 따르면 제국인 쿠팡은 일사불란하다. 하나의 목표인 - 고객 만족 - 을 위해 질주하고 잘 정비된 정규군이 냉철하게 싸운다. 그러나 네이버는 3개의 군대 - 플랫폼 / 판매자 / 배송회사 - 가 손을 잡은 형태. 서로 다른 속내를 감추고 있기에 쿠팡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린다는 게 저자의 의견이다.

나는 그냥 독자에 불과하지만 만약에 직접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1부에서 정말 많은 팁을 얻어 갈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2부에서는 전반적인 사업 이야기가 등장한다. 1부가 구체적인 온라인 사업 운영 - 광고, 쿠팡, 네이버 등등 -에 관한 이야기라면 2부는 창업, 조직, 학습, 비전 가치관 등등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정리되어 있다. 1부가 재무보고서 같은 느낌이라면 2부에는 좀 더 드라마적인 요소들이 있다. 이 중에서 일 잘하는 직원과 스마트한 직원에 대한 비교 설명이 인상적이었는데, 말하자면 일 잘하는 직원은 직원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회사에서 내린 업무를 잘 이행하는 직원이고 스마트한 직원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내지만 다소 게으르고 남들과의 충돌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두들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에서 회사를 이끌어가는데 고심 또 고심하는 CEO의 면모가 보였다.

책의 제목은 <사업의 즐거움>이긴 하나, 저자는 끝맺는 글에서 사업이라는 것의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직원, 내 의도대로 나오지 않는 제품, 등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국 고통의 제일 큰 이유는 필요한 만큼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기업의 리더인 대표가 해야 가장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것. 저자 최철용 씨는 결국 대표가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 만이 성공의 지름길임을 이 책을 통해서 설파하고 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잘 되는 회사는 CEO가 사업 운영의 모든 면을 꿰뚫고 있고 항상 겸손하고 연구하고 배우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 그런 곳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동시에 사업은 아무나 할 수는 없겠구나... 치열하게 매초 매분을 고민하는 사람만이 사업을 이끌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정말 "사업의 정석"이 뭔지 보여주는 좋은 책 <사업의 즐거움>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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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마음 수업 - 내 안의 단단한 내면을 발견하는
마스노 슌묘.마쓰시게 유타카 지음, 왕현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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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조금씩 진정한 나를 향해 나아갑니다"

<고독한 미식가>라는 프로그램은 익히 알고 있기는 했으나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은 없다. 그런데 최근에 가수 성시경 씨가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 마쓰시게 유타카 씨와 일본의 맛집을 돌아다니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두 분이 소통하는 것을 보니 참 좋은 사람이겠다.. 싶은 생각은 들었다. 나는 참 이상하게도 걱정과 근심이 많아 보이는 관상 (?) 을 좀 좋아한다. ( ㅋㅋ 죄송 ) 뭔가 평소에도 조심성 있게 살아가는 스타일이 아닐까? 혼자 뇌피셜 돌리면서 말이다. 어쨌든 오늘 읽은 이 책 <불교 마음 수업>은 불교의 중심 주제인 "선" 사상을 본격적으로 파헤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이 책을 쓴 저자들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마스노 슌묘 작가는 주지스님이자 대학에서 교수직도 맡고 계신다. 선 사상과 일본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선의 정원'의 정원 디자이너로도 활약하는데, 이 분의 디자인이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그다음으로 마쓰시게 유타카씨는 그 "고독한 미식가" 속 주인공 고로 상이시다. 2012년부터 이 프로의 주인공을 계속 맡아 왔는데, 이 분이 현대인의 고독과 해방감을 정적이지만 아주 입체감 있게 잘 표현하셨다고. 이번에 동명의 영화가 개봉되면서 내한을 하고 책도 내신 듯. 예전에는 별로 끌리지 않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고독한 미식가"를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두 분이 대담을 하는 형식으로 쓰였다. 서문은 마쓰시게 유타카 씨가 썼는데, 그 글을 읽으면서 이 분은 잔잔히 흘러가는 강물 같은 사람이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마쓰시게 유타카가 배우로 성공하지 못하고 힘들었을 때 그에게 길잡이가 되어준 사상인 불교의 "선"에 대한 본질을 이야기하는데, 대중들에게도 알려진 유명한 그림 "십우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십우도는 동자가 소를 찾는 여정을 담은 열 장의 그림을 나타내는데, 바로 "깨달음"으로 향하는 길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 24p ~ 25p에는 한눈에 보는 십우도라는 제목으로 그림이 나와 있다. 첫 번째 "소를 찾아 나서다"라는 의미인 "심우"에서 시작한 그림은 열 번째 "사람들 속으로 걸어들어가다"라는 의미인 "입전수수"로 끝이 난다.

여기서 "심우도" 속에 들어있는 내용에 대해 잠깐만 말해보자면, 우선 "심우"라는 것은 본래의 자기 찾기, 즉 진정한 나를 찾기는 것이라는 의미인데, 불교의 아주 중요한 가르침인 "제법무아"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얽혀 존재하고 있으므로 불교에서 바라보는 진정한 "나"라는 것은 결국 관계 속에 있다는 것. 십우도 두 번째 그림 "견우"에서는 소의 발자국, 즉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따라갈 길을 발견하는 동자의 모습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생활 속의 수행을 이야기한다. 네 번째 그림 "득우"는 방황 속 나를 찾는 여정이며 여섯 번째 그림 "기우귀가"는 결국 소를 찾아낸, 말하자면 깨달음 경지에 이른 동자가 집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는 스스로를 제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즉, "메타인지"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이 부분이 꽝이면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것 같기는 하다.

예전에 죠셉 캠벨이라는 저자가 쓴 "신화의 힘"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여기에 영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쓴 내용이 "십우도" 사상과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영웅은 집을 나와 온갖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개념인데, 정말 똑같지는 않겠지만 일단 사람들을 떠나 깨달음을 향한 치열한 수행 끝에 다시 돌아와 깨달음을 전파한다는 내용이 비슷하다는 느낌. 마쓰시게 유타카 씨가 자신의 경험을 담은 생생한 묘사로 대화를 이끌어간다면, 마스노 슌묘 스님은 좀 더 정리된 이론으로 깔끔하게 대화를 마무리하신다.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도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집필된 글. < 4장 : 길 위에서 만난 고민 >는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상담해 주는 코너인데, 일반인들이 겪을 수 있는 고민과 그것을 명쾌히 해결해 주는 두 사람의 대담이 있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특히 삶에 대해서 걱정 고민이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 <불교 마음 수업>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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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사람들 - 고독을 잃어버린 스마트폰 시대의 철학
다니가와 요시히로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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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고독이 필요하다"

어제 저녁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신랑이 지나가는 말로 "뭐에 대한 책이냐?"라고 물었다. "철학책이다" 라고 했더니 뭐 못 볼 걸 본 사람처럼 얼굴을 찡그리고 지나가는 남자. 마침 36쪽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평온하다"라는 대목을 읽고 있었는데, 자기처럼 깊이 고민하지 않으려 하고, 무식이 하늘을 찌르는 현대인을 묘사한 장면에서 찰떡같이 그런 질문을 하다니... 참으로 절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다니가오 요시히로는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라는 스페인 철학자에 대해 언급한다. 이 분이 특히 도시라는 배경을 통해 현대 사회 분석을 잘 하는 철학자라고.

본격적으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저자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자면, 1990년 출생으로 교토에 사는 젊은 철학자.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인간 환경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미술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철학자이지만 철학을 뛰어넘어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 중이라는 분. 요즘 우리나라가 이렇게 혼란스러운 이유는 사람들이 철학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젊은 분이 참 바람직하다 싶다. 어쨌든 다시 책으로 가자면, 위에서 얘기한 36쪽에서 철학자 오르테가는 현대인이 가진 문제점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 현대인은 자신이 헤매고 있다고는 추호도 생각지 않는다. (...) 현대인은 타고난 방향치나 다름없다" 한마디로 스스로가 무식한 줄 모르는 무식자라는 말씀. 메타인지 부족?

이 책의 부제가 바로 <고독을 잃어버린 스마트폰 시대의 철학>이고 저자는 주로 스마트폰 시대가 만들어낸 철학의 부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3장 <연결되는 동안 잃어버린 '고독'>에서 저자는 현대인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나서부터 어디에 길들여졌고 또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에 대해서 논한다. 상시 접속해 있고 인터넷과 소통하느라 눈앞의 사람들과는 소통하기를 멈춘 사람들. 그리고 이러한 반사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바로 '고립'과 '고독'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다른 사람과 분리되어 무언가에 집중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고립'과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상태인 '고독'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립과 고독의 상실이 불러온 결과는 무엇일까? 저자는 여러 철학자들의 입을 빌리면서 "군중 속의 외로움"이라는 주제로 이끈다. "악의 평범성"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고독에는 고립이 필요한 반면, 외로움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가장 또렷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공동체가 붕괴된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외로움에 취약한 것은 사실인데, 우리는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감각 자극과 다른 여러 자극으로 잠시 외로움을 잊지만 이후로 더욱더 큰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 니체가 말했던 "자기 자신에게서 도망치려 한다"라는 것과 오르테가의 "미궁을 맴도는 모습"과 겹쳐 보이는 모습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위에서 남편을 욕하긴 했지만 나도 사실은 "철학"을 잘 알진 못한다. 나 같은 평범한 독자들에게 이 책 <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사람들>은 아주 멋진 철학 입문서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쉬운 용어로 쓰여있고 ( 철학서에 등장하는 난해한 용어가 없다 ) 없으면 안 될 것 같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가운데 알게 모르게 받게 되는 스마트폰의 해악에 대해서도 아주 잘 짚어준다. 감각이 지배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이 시대에 아주 시기적절하게 출간된 책이라는 생각이다. 마무리하기 전에 113쪽에서 읽은,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필요한 3가지 태도에 대해서 언급해 본다. 첫 번째 : 생각하는데도 연습은 필요하다 ( 성급하게 결과를 얻으려 하지 말길 ) 두 번째 : 쓰이는 대로 쓴다 ( 언어의 개념을 제대로 익히기 ) 세 번째 : 철학자의 상상력에 따라 읽는다 ( 일상과는 동떨어진 철학자의 상상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

철학책이 이렇게 쉽고 재미있고 실용적이기까지 하다니! 시류에 휩쓸려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스스로 느끼는 사람들이나 현재의 불안을 이기기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철학 입문서 <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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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모를 버렸습니다
정희승 지음 / 작가의집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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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함께한 지옥 같은 세계는 이제 멀리 사라졌다

우리는 보통 생존기라는 말을 들으면 지진이나 해일 혹은 큰 화재와 같은 자연재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일화를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학대하는 부모 밑에서 괴롭힘을 당하며 자란 사람들이 무사히 어른으로 성장한 경우를 두고도 생존기라 부를 수 있다고 본다. 가족으로부터 사랑만 받고 커도 온갖 문제를 가질 수 있는 게 인간이기에, 힘든 아동기 시절을 극복하고 어른이 되었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 내가 읽은 책 <나는 부모를 버렸습니다>도 누군가의 생존기라고 볼 수 있다. 친딸에게 성적인 접촉을 가하고 무지막지하게 폭력을 가한 아버지.... 작가의 들려줄 이야기는 과연 어떤 것일까?

저자 정희승씨는 가난한 가정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위로 오빠가 둘, 그리고 공장을 다니며 살림도 야무지게 하는 따뜻한 엄마...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가난이라는 문제는 늘 그들 가족을 괴롭혔다. 하지만 가난은 저자 정희승씨에게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악마와 같은 존재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그녀의 친아빠였던 것. 맞벌이를 하던 엄마는 낮에 긴 시간 동안 공장에 있어야 했고, 특히 야간 근무를 하던 때에는 밤새도록 집에 못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속옷 차림만을 한 채 딸을 불러서 몸의 이곳저곳을 안마하라고 시킨 다음, 마수와도 같은 손길을 딸에게 뻗치게 되는데....

동시대를 살고 있는 비슷한 또래의 여자로서 나는 책을 읽으며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남편에게 머리채를 잡혀서 동물처럼 끌려다니던 저자의 엄마..... 너무 맞아서 퉁퉁 부어오른 엄마의 얼굴을 저자는 떠올린다. 사실 80년대 ~ 90년대 한국에서의 여성 지위는 형편없이 낮았기에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동네를 이런 식으로 떠들썩하게 만든 집안이 한두 군데 있기는 했다. 하지만 딸에게 성추행 혹은 성폭행과 같은 몹쓸 짓을 하는 경우는 정말 다른 문제이다. 저자는 거대한 두부 덩어리 같은 아버지의 몸이 자신을 누르던 날의 공포, 그리고 어머니가 계시지 않았던 날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려고 시도한 아버지를 막으려고 빨랫줄로 문고리를 칭칭 감았던 날의 터질 듯한 긴장감을 떠올린다. 과거의 공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었다.

어른이 되고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린 후 저자는 그제야 심리 상담을 받으며 과거와 현재를 분리시키는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그 와중에 부모님으로부터 "회복탄력성"이라는 긍정적인 자질을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것도 좋은 수확이긴 하지만 저자는 심리학 공부를 통해서 자신의 유년기를 지옥으로 만든 남자, 즉 자신의 아버지가 "악성 나르시시스트"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왜 그가 그런 인간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도 깨닫게 된다. 3살에 아빠를 잃은 저자의 아버지는 엄마가 재혼을 하는 바람에 새아버지와 살게 된다. 그러나 새아버지는 이유 없이 그를 때리고 학대했고, 그런 이유로 저자의 아버지는 중학생 때부터 홀로 생활하게 된다. 그렇게 악마의 탈을 쓴 남자가 탄생하게 된 것....

어른이 된 후 저자는 비로소 엄마와 두 오빠에게 아버지의 만행을 알린다. 그러나 이들은 처음에만 분노할 뿐, 혹시나 저자가 다른 이들에게 이 사실을 알릴까 봐 숨기기에 급급한다. 거기에 실망한 저자는 가족과의 절연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 심리 상담과 심리학 공부를 통해서 저자는 어느 정도 악마의 손길이 남긴 고통에서 자유로워지긴 한다. 물론 가족과의 절연을 택한 것도 그녀에게는 고통이었으리라. 하지만 그 모든 고통을 딛고 이제 그녀는 인생에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런 아픔을 지닌 사람들은 평생 자신이 만든 감옥에 갇혀서 살기도 하는데, 저자는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에 이런 책도 내면서 비로소 자유로워진 것 같다.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앞으로는 오직 행복해지기를 택하려는 저자에게 응원을 보낸다. 너무나 끔찍했던 과거였지만 그로부터 더욱더 성장하고 자유로워진 저자의 이야기 <나는 부모를 버렸습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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