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가 웃는 순간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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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출신의 사회파 추리 소설의 대가 찬호께이의 미스터리 호러 소설 

[ 염소가 웃는 순간 ]

표지에 나와 있는 염소 그림 만으로는 어떤 내용일지 도무지 예상할 수 없었는데

막상 본격적인 이야기에 접어들자, 공포가 압도적으로 덮쳐옴에도 불구하고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만큼 몰입하게 되었다.

대학가에 내려오는 괴담과 전설은 그냥 흘려듣고 넘어가는 이야기들인데

그 말도 안되는 스토리를 이용하여 소름끼치고 박진감 넘치는 공포 소설을 탄생시킨 작가!

평범하기 그지없는 주인공의 미스터리한 체험이 시작되면,

내 주위의 사물들이 마치 살아숨쉬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척추를 찌릿찌릿 자극하는

공포감 때문에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다!!

마치 좀비물과 사악한 유령 이야기를 섞어놓은 듯한 미스터리 공포소설 [ 염소가 웃는 순간 ] 으로 들어가보자.

홍콩 문화대학에 갓 들어온 어리버리한 신입생 주인공 아화.

그는 낯선 환경에서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새로운 친구들 [ 주로 여학생 ] 과 친해지게 된다.

사교적인 성격의 친구 버스와 온갖 잡학 지식으로 가득 찬 위키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

그리고 야묘, 칼리, 산산, 샤오완 그리고 즈메이는 새로이 알게된 친구들이다.

그들은 우연하게도 문화대학 기숙사 중 노퍽관에 함께 머물게 되는데

이 노퍽관에는 전해 내려오는 괴담과 전설이 있다.

11년전 사감 교수 일가족이 불에 타 죽은 곳인 노퍽관.

원혼이 돌아다니고 사람의 비명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100전에는 이스트베스라는 영국 귀족이 거대한 저택을 짓고 살았던 곳인데

지하실에 수상한 제단을 지어놓고 사악한 주술의식을 벌이다가

1889년에 발생한 화재로 가족을 비롯하여 저택에 있던 모든 사람이 불에 타 죽는다.

이런 평행이론과 같은 화재 사건 뿐 아니라

이 기숙사는 " 노퍽관의 7대 불가사의 " 라는 괴담으로도 유명한데

학생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야기들이다.

공부에 한 맺힌 귀신이 룸메이트인 척 하고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있었다는 이야기

마주보고 있는 거울 속에 무한히 나타나는 내 모습 뒤로 귀신이 미소를 흘리며 바라본다는 이야기 등등등

우리나라에서도 누군가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인데... 그런데...

주인공 아화의 주변에서 그 괴담과 관련된 초초초현실적인 사건이 하나둘씩 발생하고

아화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어간다!!

과연 평범한 신입생 아화는 괴이한 일이 발생하는 이 기숙사에서 탈출하여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까?

겉으로 보기에는 악령과 괴물이 출몰하여 공포심을 자극하는 호러물이지만

이 소설에는 추리적 요소와 날카로운 독자들이라면 알아챌 만한 복선들이 많이 깔려있다.

쉴틈없이 몰려드는 악령의 공격에 무방비로 당하는 주인공과 친구들

초자연적인 현상에 압도된 기숙사 [ 노퍽관 ] 에서

꼼짝할 수 없이 지옥으로 끌려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엄청난 반전이 도사리고 있는 결말이 있다는 사실!!

노퍽관에 숨어있던 악령들과 괴물들은 이쪽저쪽에서 등장인물들을 공격하고,

아화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를 넘나들며 친구들을 구하기에 여념이 없다.

악령으로 점령되어 버린 노펵관에서 쪼개진 대걸레 하나만을 들고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아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로 만들어져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이야기라 좋았지만

더욱 더 좋았던 것은 뻔한 결말이 아니었다는 사실!!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을 쓸 수 있다니...

찬호께이 작가의 작품을 더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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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벨리스크의 문 부서진 대지 3부작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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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계절이 다가온 고요대륙에서 펼쳐지는 오로진들의 활약을 그린 

거대한 스케일의 SF 판타지 소설

[ The Broken Earth Trilogy ] 의 2번째 막이 열렸습니다.

달이 사라진 미래 지구에 대한 독특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소설입니다.

작년에 1권 [ 다섯번째 계절 ] 을 본 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권 [ 오벨리스크의 문 ] 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다보니 예전에 봤던 영화 [ 타임 머신 ] 이 문득 생각났어요.

주인공이 단명할 운명을 가진 여자 친구를 살리기 위해서 [ 타임 머신 ] 을 타고

미래를 여행하는 영화입니다. 여자 친구의 운명을 바꿔보려했지만 실수로 아주아주 먼 미래의 지구로 날아와버린 주인공.

사람들은 원시적인 수렵 채집 생활을 하고 있었고 인간을 잡아먹는 식인괴물을 조종하는 초인간이 있었어요. ( 의식의 힘으로 식인 괴물을 조종함 )

똑같은 설정은 아니지만 인간들의 수렵 채집과 원시적 생활에 대한 묘사와 의식만으로 땅과 대기의 원소들을 조종하는 초인간의 존재 등등이

[ 타임 머신 ] 속의 영상을 떠올리게 한 것 같아요.

어쨌든 1편 [ 다섯번째 계절 ] 에서는 이 시리즈의 주요 인물인 " 에쑨 " 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펼쳐졌었죠.

어릴 적 자신이 오로진 ( 땅을 다루는 능력을 가짐 ) 인 줄 몰랐던 꼬마 소녀 " 다마야 " 에서

오로진 훈련 기관인 " 펄크럼 " 으로 옮겨와 다섯 반지 ( 일종의 계급 : 열반지까지 있음 ) 까지 성장하는 " 시에나이트 " 가 되었던 " 에쑨 "

그녀는 죽을 수도 있었던 큰 사건을 겪은 뒤 " 펄크럼 " 을 탈출하여 트리모라는 마을에서 조용히 살고 있었죠.

" 오로진 " 이라는 종족들 ( 지진을 일으키고 물체를 얼어붙게 함 ) 은 사람들의 생명을 쉽게 뺏을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인 " 둔치들 " 은 그들은 매우 두려워하고 극단적으로 혐오합니다.

" 에쑨 " 의 남편인 지자는 아들 우체가 " 오로진 " 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를 살해한 뒤 딸인 " 나쑨 " 을 데리고 길을 떠납니다.

" 나쑨 " 도 오로진이지만 평소에 딸을 많이 사랑했던 지자는 그녀의 능력을

제거할 치료약을 찾아서 길을 떠난 것입니다.

2편에서는 에쑨이 남편 지자와 나쑨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가 오로진 " 이카 " 가 이끄는

지하도시 카스트리마에 정착한 이야기와

남쪽에 위치한 " 찾은 달 " 이라는 향에 정착한 남편 지자와 나쑨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인간인 아빠 지자는 나쑨의 능력을 없애고 싶어하지만 나쑨의 능력은 다른 어떠한 오로진 어린이 보다 강한 것으로 드러납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여행하는 길에 그들은 " 샤파 " 라는 오로진의 수호자를 만났습니다.

1편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 샤파 " 는 바로 어린 " 다마야 " 의 손을 이끌어

오로진 훈련기관으로 이끌었던 인물이죠.

거역하지 못할 운명의 힘이 작용한 것일까요?

나쑨은 진짜 아버지인 지자보다 " 샤파 " 를 더 따르고 존경하게 됩니다.

그 뿐 아니라, 이 [ 오벨리스크의 문 ] 에서는 2가지 요소에 대한 이야기가 두드러집니다.

하나는 강력한 에너지를 품고 하늘에 떠 있는 에너지 결정체 [ 오벨리스크 ] 와

암석인 듯 암석아닌, 인간인 듯 인간아닌 존재 [ 스톤이터 ] 에 대한 비밀입니다.

엄청난 에너지를 뿜는 [ 오벨리스크 ] 를 잘못 건드렸다간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나

알라베스터 [ 에쑨의 파트너였던 오로진 ] 은 에쑨에게

오벨리스크의 문을 열어야함을 당부하고 죽습니다.

" 오닉스가 열쇠다. 네트워크가 먼저, 그 다음이 문이다.

망치지 마라, 에쑨.

이논과 내가 괜히 널 사랑한게 아니니까."

" 네트워크, 대지 전체에 어지러이 얽혀 흩어져 있는 거대한 은빛 실의 연결망.

바위 속은 물론 그 아래 마그마까지, 나무 숲과 석화된 석유층 사이를 오고 가며

마치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가느다란 가닥들 (...중략...)

마침내 오벨리스크에, 마법의 줄기는 거기서 뭔가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변화한다.

네 의식의 지도 위에 부유하고 있는 오벨리스크들은

제각기 수만, 수백만, 수억조의 마법 가닥들이 응집된 결정체다 "

" 조산력과 마법을 결합한다.

그 힘을 오로진으로 구성된 네트워크에 융합해 하나의 목표에 돌진한다.

개별적으로 힘을 발휘할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오벨리스크에 꽂아 접속하여 그들의 힘을 기하급수적으로 증폭시킨다.

정말 경이로운 일이다 ."

달을 잃어버린, 그리고 화산활동과 지진으로 인해 화산재와 오염으로 둘러싸인 지구의 운명과

오벨리스크 사이에 비밀스러운 연결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지와 거의 한 몸인 [ 스톤이터 ] 들의 정체도 서서히 밝혀집니다.

에쑨 주위에서 그녀를 수호하며 맴돌았던 호아라는 스톤이터가

그녀의 곁에 머물면서 그녀를 계속 보호했던 이유도

서서히 드러나게 됩니다.

독특한 세계관과 색다른 인물 창조로 무장한 작가 N.K. 제미신

그녀는 독자들에게 속삭입니다.

미래 지구는 인간이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 될 것입니다.

화산이 폭발하고 대지가 진동하여

모든 문명이 붕괴될 것입니다.

오로진들이 가진 놀라운 능력 ( 대지 진동, 에너지 접속 등등 ) 은 인간에게 위협적이지만

동시에 인간들을 위해 쓰여질 것 같습니다.

신비로운 고요대륙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온갖 마법으로 무장한 등장인물들

N.K. 제미신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은 독자들을 홀려서

고요대륙이 숨쉬는 세계로 곧장 빠져들게 만듭니다.

장장 3권으로 연결되는 대장정의 길!!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지구의 운명을 틀어쥐고 있는 여전사 "에쑨"과

그녀의 뒤를 잇는 딸 오로진 " 나쑨 " 의 모험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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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살인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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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계기로도 살인,,, 까지는 아니더라도 살의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예의없는 운전자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불끈 주먹이 쥐어진다. 그런데 요즘엔 원인과 동기를 알 수 없는 범죄도 허다하다. 한마디로 " 묻지마 범죄 " 가 늘어났다는 말씀. 이 소설 속에도 도저히 범인의 동기를 밝혀낼 수 없는 사건이 등장한다. 범죄를 저지르고 유유히 사라져버린 범인. 행적이 묘연해진 범인을 제때 검거하지 못한 이유로 사건의 동기와 범인의 정황은 안개 속에 싸여있다. 그 답답한 미해결 사건을 두고 범죄 전문가들의 추리가 시작되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여러 명의 범죄 전문가들과 작가들이 추리를 해내는 소설 [ 끝없는 살인 ]. 4년전 사건을 두고 세미나 혹은 회담처럼, 범죄 추리 전문가 집단이 모여서 검거되지 않은 범인의 현 상황과 범죄 동기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펼치는 이야기이다. 범죄는 발생했으나 범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범인과 피해자의 연결점을 찾을래야 찾을 수도 없다. 도대체 왜 범인은 죄없는 여인의 집에 침입하여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으려했을까?

1997년 11월 어느날, 주인공 이치로이 고즈에는 한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당한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그녀가 문을 열자마자 함께 밀고 들어온 그는 들고 있던 덤벨로 그녀를 공격하고 목을 조른다. 죽을 뻔한 상황에서도 재치를 발휘하여 역으로 괴한을 공격한 그녀. 그의 주머니에 들어있던 학생 수첩을 끄집어낸다. 놀라운 의지력으로 정신을 잃어가면서도 경찰에 신고를 하고 그대로 쓰러지고 마는 고즈에....

이야기는 그 사건 이후 4년으로 흘러간다. 사건이 발생했을시에 그녀가 범인의 수첩을 뺏는 바람에 범인이 누구인지는 밝혀진 상황. 그리고 그 범인이 살해한 나머지 사람들의 이름도 밝혀진 상황. 놀라운 점은 범인이 근처 고등학교에 다니던 학생이었다는 것과 고즈에 외에도 의사, 초등학생 소녀 그리고 70대 노인도 살해 대상에 포함되었다는 것. 이상한 점은 그들과 고즈에와의 연결점이 없고 고즈에 혼자만 덩그러니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범인이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편하게 살 수 없었던 고즈에, 4년전 그녀를 도와주었던 신참 형사 “ 나루모토 ”의 주선으로 미해결 사건을 추리하는 모임인 “ 연미회 ” 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원로 추리 작가 “ 오츠카와 ”, 또한 추리작가인 “ 아리사 ” , 전직 경찰이자 사립탐정인 “ 요로보레 ”, 범죄 심리학자 “ 유미코 ” 그리고 미스터리 전문 작가인 “ 슈타라 ” 고 구성된 이 조직은 몇 가지 주제를 놓고 설전을 벌인다. 고등학생인 범인이 왜 고즈에를 표적으로 삼아 범죄를 벌였는지와 고즈에와 나머지 피해자들의 연관성, 즉 " 미싱 링크 " 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


하나의 사건을 잘게 잘게 쪼개어 매우 다양한 추리와 분석을 이루어내는 전문가 집단 " 연미회 ". 그들은 범죄 현장을 목격하지도 않았고 많은 단서가 주어지지도 않았다. 오직 범인이 현장에 떨어뜨리고 간 수첩과 몇 가지 단서만으로 추리를 해내가는 사람들. 어두운 터널 속에서 단지 몇 개의 호롱불만 들고 입구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추리 작가와 경찰관 등등 평소에 많은 범죄를 다루어본 사람들이므로 단지 몇개의 단서만으로도 훌륭히 사건의 시작과 원인을 역추적하는 사람들!! 참으로 놀랍다!!


그런데..... 어느덧 소설은 전혀 예상치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소설의 제목인 [ 끝없는 살인 ] 이 어울리는 거대한 반전이 숨어있다. 도대체 왜? 그리고 범인은 어디? 라고 물었던 질문은... 과연 단지 그런 이유만으로 살인을 범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 바뀌었다. 너무나 사소한 이유로, 너무나 잔인하고 허무하게 인간을 죽일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던 [ 끝없는 살인 ]. 문득 뒤를 돌아보게 된다.... 부지불식간에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만한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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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지 1 패시지 3부작
저스틴 크로닝 지음, 송섬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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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프로젝트 ’ 의 목표는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을
발견하는 거야.
만약에 세상에 암도, 심장병도, 당뇨병도, 알츠하이머도 없다면
인간의 수명은 어디까지 길어질 수 있을까?


초강대국이 되기 위한 미국의 비밀실험을 다룬 이야기 [ 패시지 ]. 어쩌면 실제로 이런 실험이 자행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의 미드시리즈 중에 [ 기묘한 이야기 ] 라고 있는데, 초능력을 가진 한 소녀가 미정부 비밀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그녀는 염력을 써서 미국 내에 숨어있는 스파이의 근거지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초능력을 발휘하는 동안 이쪽세계 ( 즉, 현실 ) 과 저쪽세계 ( 괴물들이 사는 4차원 세계 ) 가 뒤섞이면서 조그만 마을이 쑥대밭이 된다. 이 [ 패시지 ] 도 다치지 않는 몸과 영원한 생명을 원했던 미국의 과한 욕심이 불러온 파국에 대한 이야기이다.

흡혈 박쥐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초능력을 가진 인간 ( 혹은 괴물 ) 을 만들어내려던 미 정부의 비밀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 [ 패시지 ]. 그러나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불러온다고 했던가? 애초에 세웠던 야심만만한 미 정부의 계획은 실험체들의 반란으로 틀어지면서 인류의 멸망을 앞당기게 된다.  ( 지금도 환경 오염과 지구 온난화로 조금씩 멸망해가는데 ㅉㅉㅉ ) 바이러스에 의해서 뱀파이어로 변한 일종의 괴물들 ( 인간이었던 ) 은 죽지 않는 몸으로 사람들을 공격하는데,,,,,,

5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뱀파이어 탄생과 인류 멸종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스릴넘치는 사건 전개로 숨 쉴 시간 조차 없이 몰아친 소설 [ 패시지 ]. 소설은 초능력을 가진 한 소녀를 카메라가 비추면서 시작된다. ( 워낙에 영화같고 드라마 같아서.. ) 유부남을 만나 딸 에이미를 낳은 미혼모 지넷. 자신과 딸을 돌봐주셨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쓰레기같은 아이 아빠와도 헤어지게된 이후 고향을 떠나 힘든 삶을 시작한다.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던 중, 대학생을 총으로 쏴죽이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딸 에이미를 수녀원에 맡기고 사라지는 그녀.

한편 안데스 내륙에 위치한 볼리비아 정글에 파견된 조나선 애벗 리어 박사. 그는 죽음이라는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서 이 땅에 와 있다. 사랑하는 아내 리즈를 병으로 잃어버렸던 그는 인간을 영생으로 이끌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정글을 헤매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그를 뱀파이어 박사라고 부른다. 그런데 함께 정글을 탐사 중이던 과학자들과 군인들이 박쥐 무리에게 공격을 당하고, 그들은 심한 고열과 출혈에 시달리는데.....

카메라 앵글은 이제 전혀 다른 곳을 비추고 있다. ( 이 책은 드라마를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닐까? 흥미진진 ) 텍사스 형사사법부의 폴런스키 교도소, 일명 테럴 교도소라 불리는 그곳에 2명의 FBI 요원이 파견되었다. 그들은 사형을 선고받은 앤서니 로이드 카터를 데리러 온 것. 소위 “ 노아 프로젝트 ” 라는 미정부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할 실험 대상을 연구단지에 데려다주는 일을 맡게 된 요원들. 둘 중 나이가 많은 울가스트는 결혼 생활에 실패한 이후 좌절감에 빠져서 FBI 요원직을 그만두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기전 마지막 임무로 이 일을 골랐기 때문에 “ 노아 프로젝트 ” 에 대한 관심도 전혀 없었고 알고자 하는 마음도 없었다.

사형수들을 실험단지로 데려다준 일까지는 그럭저럭 해나갔지만, 초능력 소녀 ( 에이미 ) 까지 이 비밀스런 프로젝트의 희생양이 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FBI 요원 울가스트는 여러 다른 선택지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어린딸 에바를 잃고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어야 했던 울가스트 요원. 그는 어린 아이가 희생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필사적으로 그녀를 구출하려 노력하지만,,,글쎄 그는 미국 정부의 손바닥에서 놀아난 벼룩 한마리 였을까? 결국 같은 FBI 요원 도일과 함께 체포되고 마는데....

3부까지 이어지는 대장정의 프로젝트인 [ 패시지 ]. 매혹적인 비극과 강렬한 불행을 예고하는, [ 인간 멸종 ] 을 실은 고속열차 같은 책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초능력 괴물들의 등장과 그들과 아마도 대결하게 될 (? - 이 부분은 알쏭달쏭 ) 초능력 소녀 에이미의 등장에 벌써부터 2편이 기대된다. 디스토피아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과연 무엇일까? 어둠과 파괴, 종말과 죽음 등등 비극에 끌리는 것도 있지만 비극 속에서 꽃피는 인간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 아닐지. [ 패시지 ] 는 그런 면에서 디스토피아 소설에 열광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엄청난 몰입감에 저절로 독서에 속도가 붙게 된다. 초초대형 기획 시리즈물 같은 소설 [ 패시지 ] .. 꼭 읽어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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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미드나잇 스릴러
레슬리 피어스 지음, 도현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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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가 선망하는 중산층의 삶, 그리고 그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서진 팔다리로 뛰쳐나온 여자들

고풍스런 저택, 화려한 커튼... 겉으로 보기엔 부유하고 행복해 보이는 가정 내부에 심한 학대와 폭력이 자행되고 있었다니.. 사람들의 속사정은 그냥 겉으로 봐서는 모를 일이다. 이 [ 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 이라는 제목의 책은, 1960년 당시 영국 사회의, 그것도 의사나 사업가 같은 중산층 가정에서 벌어진 가정 폭력과 폭력의 희생양이 되어 신음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결국엔 폭력의 소굴에서 벗어나 자립한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므로 그나마 다행이랄까?

1960년대 영국의 어느 작은 동네인 벡스힐을 배경으로 한 [ 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 당시 영국 사회엔 가부장제 아래 그리고 남편의 폭력 때문에 신음하는 여성들이 많았나보다. 소설 속 주요 인물인 글로리아와 에드나는 본인이 직접 폭력 가정을 탈출한 케이스이기도 하지만 그런 여성들을 찾아내 돌봐주고 그녀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으니.

이 소설의 메인 캐릭터는 케이티란 이름의 단호하고 용감한 젊은 여성이다. 그녀는 이 작고 지루한 마을, 벡스힐에서 벗어나 런던이라는 활기찬 도시에서 새로운 인생을 꾸릴 준비를 하고 있다. 가장 친한 친구인 질리가 런던 동물원에 입사할 예정이고 자신은 법학원에 입사할 예정이다. 케이티가 집을 떠나고 싶어서 안달인 이유는 또 있다. 냉정하고 무뚝뚝하며 까다로운 그녀의 어머니 힐다 때문. 아버지 앨버트는 다정스럽고 친절한 반면, 힐다는 자식들이나 남편에게 차갑고 엄격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작은 마을에서 엄청난 사건이 발생한다. 케이티와 친하게 지냈던 이웃주민, 글로리아라는 여성과 그녀의 딸이 화재로 목숨을 잃은 것. 누군가의 방화로 발생한 사건. 그런데 케이티의 아버지인 앨버트가 평소에 글로리아와 불륜 관계였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앨버트의 집 지하실에서 발견된 등유와 천 조각들은 그가 불륜을 아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불을 질렀다는 증거가 되어 앨버트는 경찰에 체포된다.

앨버트를 방화범으로 잡기에는 다소 증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 과연 지하실에 등유와 천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그게 그게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정황 증거 밖에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 역시나 앨버트의 딸인 케이티도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그녀 스스로 범인 잡기에 돌입한다. 즉, 탐정놀이를 시작한 것.

조사를 하던 중 글로리아 아줌마와 친하게 지냈던 에드나 부인을 만나게 된 케이티는 그들이 가정 폭력에 시달린 여성들을 도와서 자립 갱생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다면, 방화범은 글로리아에게 원한을 가진 여성들의 폭력 남편들 중 하나가 아닐까? 라는 합리적 의심을 품게된 케이티. 에드나에게서 그동안 도와준 여성들의 주소를 얻게된 케이티.... 이제 범인을 잡는 일만 남았는데....

케이티와 함께 범인을 잡아보겠다고 룰루랄라 탐정놀이에 나섰던 나... 그런데 이게 웬일?? 예상보다 빨리 범인이 마중나와 있어서 약간 김이 빠졌다. 평소에 항상 추리와 스릴러의 묘미는 범인 잡기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럴 수가. 단지 글로리아와 친했다는 사실과 등유가 지하실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케이티의 아버지 앨버트가 체포된 것도 좀 심심한 전개였는데 이렇게 심심한 스릴러가 있다니...

그러나 이야기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뒤에 케이티가 겪게되는 위험천만한 상황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범인과의 심리게임. 케이티가 실종된 이후 그녀를 찾아헤매는 멋있는 썸남 변호사 찰스. 범인을 향해 다가가는 위험한 조사에 기꺼이 참여하는 베스트 프렌드 질리의 진정한 우정 등이 이야기에 양념과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너무 잔인하고 선혈이 낭자한 요즘 추리나 스릴러에 비해서는 완전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이야기 [ 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 잘 만들어진 정통 추리물이다. 단지 파괴와 죽음 만을 다루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과 사회를 통찰하는 이야기인 듯 하다. 사람을 사람답지 못하게 하고, 가정을 행복하게 이끌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인지를 작가가 깊이 고민해 본 것 같다고나 할까?

케이티는 과연 글로리아를 죽이고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운 범인을 찾아내 응징할 수 있을까? 가녀린 여성의 힘으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녀의 활약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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