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 김에 일잘러 되기
이은채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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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단기간에 직장 내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하는 법!

지금은 혼자서 일하고 있지만 과거에 회사를 다닐 때 제일 고민했던 부분은 역시 인간관계였다. 업무는 힘들어도 할만했고 실력을 인정받았던 것 같은데, 유독 사람들과 부딪히거나 삐걱거리는 일이 스트레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상사와의 마찰이 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행동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입사 초반에 이 책 [입사한 김에 일잘러 되기]와 같은 책을 읽었더라면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표정이나 인사와 같은 이미지메이킹부터 인간관계의 기술까지 회사 생활의 모든 것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이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저자 이은채씨는 현재 중소기업의 임원으로 재직 중이고, 본인 스스로 ‘멀티 일잘러’에 가깝다고 한다. 특히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는 초보 직장인들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썼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출근이 두려운 당신에게로 시작된 글은 6장 자기 계발 최적의 장소는 직장이다에서 끝이 난다. 소심한 직원의 용기를 북돋는 조언과 직장에서 써야 할 언어 구사법 그리고 직장 동료들과 소통을 잘하는 법과 스스로 몸값을 올리는 방법까지 매우 다양한 노하우가 소개된다.

내 개인적으로 재미있다고 여겨졌던 부분은 2장 : 당신의 가치를 빛나게 메이킹하라 였다. 업무를 잘해내는 것도 좋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을 조금만 다듬어도 빛나는 회사원이 될 수 있는 법. 특히 61쪽에 소개된 <신뢰를 쌓는 직장 생활 에티켓>은 특히 신입 사원들이 동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된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기, 지각 시 상사에게 사전 연락, 점심시간 엄수하기, 외근 후 퇴근 시 바람직한 태도 등등등, 까딱하면 놓칠 수 있지만 챙기면 우수 사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매너 혹은 에티켓에 대한 내용들이다. 회사에 막 적응해가는 신입들이 참고하면 좋을 깨알 같은 정보들이다.

제일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은 바로 5장 : 팀 속에서 빛나는 인간관계의 기술이었다. 사실 나는 다소 건방진 (?) 사원이었기 때문에 상사들과 그리 잘 지내진 못했었다. 지금은 많이 후회하고 있고, 신입일 때 이런 부분을 좀 공부하고 배웠더라면 회사 생활이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인간관계는 타고난 성격이 좌우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조건 노력해야 한다. 남 탓과 불평불만은 최대한 줄이기, 내 업무가 아닌 일은 칼같이 거절하기 그리고 시기와 질투에는 단호하게 맞서라 와 같은 조언들은 신입 병아리들이 사람들 사이로 잘 섞여들어가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거란 확신이 들었다.

조직 생활은 결코 쉽지 않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곳이고, 다양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단체이기 때문에 노련한 기술이 필요한 곳이 바로 회사이다. 나는 나름 나쁘지 않은 조직생활을 하긴 했지만, 만약 그때로 되돌아갈 시간여행 티켓이 주어진다면 반드시 나를 지켜줄 가이드북 하나는 챙겨서 갈 것 같다. 예전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혼자 삭이거나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면, 이 책 [입사한 김에 일잘러 되기]가 함께 한다면 무적의 회사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곧 사회로 첫걸음을 내딛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리고 좀 더 원활한 회사 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 [입사한 김에 일잘러 되기]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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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임파서블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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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할머니에게

가장 원하지 않는 능력이 생겼다.


은퇴한 수학 교사 72세 할머니 그레이스의 하루하루는 공허하기 짝이 없다.

아들 대니얼은 11살에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수십 년간 함께 삶을 나눠온 남편마저

세상을 떠난 지금, 그녀는 슬픔에 짓눌려서 아무런 느낌도, 아무런 감각도 못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에 잠시 친분이 있었던 여인 크리스티나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되는

그레이스. 놀라운 점은, 크리스티나가 그레이스에게 스페인의 섬인 이비자에 있는 집을

유산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그다지 큰 인연이 없는 크리스티나가 그레이스에게 유산을

남긴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기분 전환을 하고 싶었던 그레이스는 이비자로 가게 되고,

크리스티나가 남긴 작고 허름한 집에 도착한다. 집 안을 천천히 둘러보고, 크리스티나의

이웃들과 친구들을 만나는 그레이스. 그러다가 문득 인터넷에 남겨진 크리스티나의 기록을 살펴보던 그레이스는 충격적인 사진을 발견한다. 알베르토 리바스라는 다이버의 블로그에 있던, 수생 식물 사진 속에서 반짝거리던 목걸이는 수십 년 전 자신이 크리스티나를 격려하면서 줬던 바로 그 목걸이가 맞는데.... 과연 크리스티나는 사고로 죽은 게 맞는 걸까?


때때로 우리의 현실은 잔인하기만 하다. 소중한 것을 앗아가고 커다란 슬픔을 안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우리는 삶에서 벌어지는 기적과 마법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가장 힘들 때 "여기 있소"라면 거대한 선물 보따리를 준다고 하면 될까? 소설 [라이프 임파서블] 은 마치 신이 준비한 듯한, 운명과도 같은 거대한 변화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설 [라이프 임파서블]은 수학 교사였기에 매우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그레이스가

생각지도 못한 능력을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황당하지만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을 다룬다.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믿었던. 냉철한 그레이스가 어느새 동물의 감정을 읽고,

다른 이의 과거와 미래를 마치 영화를 보듯 들여다본다. 깐깐하고 폐쇄적이었던 그레이스가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들이 참으로 재미있었다.


쉴 틈 없이 빵빵 터지는 사건 덕분에 재미있기도 했지만

사실 캐릭터 때문에도 재미있었다.

그중에서도 알베르토 리바스라는 캐릭터가 독보적인 캐릭터랄까?

사회의 관습과 규범을 신경 쓰지 않으면서 살아가면서 어쩐지 삶의 신비와 의미를

깊이 있게 깨달은 선지자 혹은 선각자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

나사 하나가 빠진 듯한, 어딘가 2% 모자란 것 같지만 이야기 내내 그레이스를 이끌어주는

친절한 인생의 가이드인 알베르토....


젊음의 열기와 수채화같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한 섬 이비자.

과거의 희미한 인연의 끈 덕분에 이비자로 오게 되는 주인공 그레이스.

그러나 이것은 절대로 우연에 의한 사건은 아니었으니....

갑자기 그레이스가 엄청난 능력을 얻게 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그레이스와 알베르토 콤비는 과연 크리스티나의 죽음에 관련된 비밀을 찾을 수 있을까? 해답을 얻고 싶다면, 정말 정말 재미있는 이 소설을 꼭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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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타케무라 유키 지음, 현승희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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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 보호자 동반 불가?!

이 동물병원에는 뭔가 비밀이 있다!

수상한 수의사의 좌충우돌 사건 해결

존재 그 자체로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물들로 가득한 소설이 있다면? 이 책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이 바로 그것이다.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사쿠라이 아키가 그들을 치료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건과 좌충우돌을 다루고 있는 소설인데, 동물은 물론, 사람들까지 상당히 귀여워서 심장에 무리가 온다.

깨물어주고 싶은 귀여움에 훈훈한 감동까지 선사하는 소설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속으로 들어가보자.

사람들과의 소통에는 서툴지만 동물과의 대화는 완벽한게 해내는 젊은 수의사 사쿠라이 아키. 대학 다닐 때에도 사람 앞에서는 쩔쩔 매지만 동물과는 일심 동체인 듯 행동하는 그녀의 별명은 바로 괴짜였던 것!

대학을 졸업한 후 아키는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던 동물병원을 물려받아서 운영중인데, 사람들과의 대화가 거의 불가능한 (?) 그녀의 곁에는 할아버지와도 함께 근무를 했었던 남자 간호사 유키가 있어서 든든하다.

동물을 치료함에 있어서 다른 조건은 없지만 단 한가지의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치료를 할 때 보호자들이 함께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 아키가 동물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호자들이 봤다가는 정신 나간 사람의 혼잣말로 들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

새끼 고양이에게 몰래 양파가 든 어묵을 주는 바람에 배탈이 난 사건 그리고 낯을 너무 가리는 주인이 걱정이 되어서 일부러 밥을 안 먹고 아키의 병원에 오려고 한 깜찍한 미니 푸들의 사건까지... 아키의 동물병원은 사랑스러운 사건들 (?) 로 가득하다.

그러던 어느날,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어린 고양이를 한 청년이 데리고 온다. 아키는 허둥거리다가 그 청년에게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들켜버리게 되고 아키에게 급 관심을 가지게 된 그 청년은 급기야 자신의 이름이 데즈카란 것과 대학원에서 동물행동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하게 된다.

그런데 몸이 좀 나아진 어린 고양이는 데즈카의 사라진 개에 대해서 언급하게 되는데... 시바견을 닮은 청년 데즈카가 품고 있는 비밀은 과연 무엇이고, 아키에게 그는 어떤 의미로 남게 될 것인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들로부터 받는 위로와 감동은 굉장히 크다. 내가 키우는 냥이가, 댕댕이가,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내가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이라고 생각해본 집사들이 아마도 많을 것이라고 본다. 오직 동물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의사와 그녀의 친구들의 감동적인 현장에 함께 하고 싶은 독자들이 있다면 반드시 한번은 읽어봐야 할 감동적이고 따뜻한 소설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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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동이 트는 사랑방 이야기 - 수다스러운 산문
강외석 지음 / 국학자료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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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고 흘러나오는

수다스러운 산문

“사랑방”은 한국식 전통 가옥에 존재하는 공간이고 취미를 즐기거나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공간에서는 손님방과 같은 곳이었던가? 아마도 살림살이가 넉넉한 집안이나 양반집에서나 마련할 수 있었던 공간이라 여겨진다. 어쨌든 손님을 대접하는 공간이 따로 있을 정도로, 접대의 관습에 매우 친화적이었던 우리 조상님들. 저자 강외석님의 에세이 “먼 동이 트는 사랑방 이야기”는 주제에 상관없이, 손님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누는 대화를 닮아있다. 저자 스스로도 “수다스러운 산문”이라는 부제를 붙일 만큼 정겹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누어진다. 옛 동네의 골목에서부터 우리가 아버지에게 품는 오해와 진실 그리고 번역가와 평론가의 역할까지... 이 책은 실로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저자의 생각을 논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던 부분을 말하자면, 우선 “골목”이란 게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다룬 부분이었다. 18쪽 “골목이 일상이다” “골목은 대체로 서민층의 공간이다”라는 인상적인 문구는 양반에 비해서 차별받던 특정 계층과 옛 모습을 잃어가는 대도시에 대한 아쉬움으로 이어진다. 친구들과 뛰어놀던 그 골목길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울컥하는 심정으로 읽어 내려간 부분은 54쪽에서 시작되는 “아버지 생각 – 보이지 않는 아버지의 눈물” 편이었다. 스스로 외로움을 자처하는 아버지들의 시린 뒷모습을 표현하는 부분 “한 생을 깡소주를 마시고/담배를 피우며/행상하시던 어머니를 울리던 미운 아버지”와 진정한 부성애를 나타내는 표현 “겉으로는 냉혹하고 엄격하고 위압적인 이미지가 뚜렷하지만 한국의 아버지 역시 그렇다. 드러내놓고 표 내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자식에 대한 무량의 깊고 찐하며 짠한 사랑을 품고 있는 것이다”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이가 들고 보니, 자식들에 대한 사랑을 마음껏 표현 못 하시고 살던 엄격한 아버지가 몰래 흘린 눈물이 보이는 듯했다.

183쪽 : 건강한 페르소나의 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페르소나” 즉, 원래는 가면을 의미하는 말이었으나 현대에 와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대인의 인격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엿보인다. 저자는 페르소나가 실종된 상태의 인간 사회라면 어떻게 보일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마도 거짓과 위선이 득실대는 불의의 세상이 아닐까?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인터넷 속의 익명성을 예로 드는 저자.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세상에서는 굳이 페르소나라는 가면을 쓸 이유가 없기에 악성 댓글을 쓰는 악마들이 들끓는다는 사실... 반듯한 인격의 표상인 페르소나를 가지는 것이 곧 건강한 사회로 가는 길임을 저자는 한 번 더 강조한다.

쓴소리도 단소리도, 웃기는 소리도, 싱거운 소리 등등 온갖 세상 이야기들이 자유롭게 쏟아져 나올 수 있는 곳 사랑방. 저자는 우리가 현재 고향 상실의 시대, 즉 “엘렌트”에 살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따뜻하게 품고 보듬어주는 이웃들의 손길이 있었지만 현재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서 고립된 상태라고 말하고 있는 저자. 지성은 몰안시되고 형식과 물질 위주의 자본주의가 주도하는 껍데기 인간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 같다. 저자는 따뜻한 사랑방을 찾아온 독자들에게 차를 대접하며, 이제는 외면보다는 내면, 물질보다는 정신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리운 옛날과 불안한 현대를 오고 가며 다양한 주제로 저자와 한바탕 대화를 나눈 것처럼 느껴지는 에세이 [먼 동이 트는 사랑방 이야기]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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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배하는 자들, 호모 피델리스
한민 지음 / 저녁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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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무속에 의지하고 신을 믿는가?"

주술과 무속, 종교가 지배하는 세상을 예리하게 분석한 책

문화 심리학자 한민의 이 시대 종교를 향한 대담하고 강렬한 도발!

영화 [파묘]를 보고 김고은 배우가 펼치는 대살굿의 현란함에 한번 놀라고, 내 안에 숨겨져 있던 무속신앙에 대한 이끌림에 한번 더 놀랐다. 굿이라는 퍼포먼스를 보고 무서워하기 보다는 내 안의 끓는 피? 혹은 들썩거리는 몸? 을 느꼈던 나 자신. 한번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서 파묘를 내리 2번을 더 봤고, 이후로도 무속 신앙과 연관된 영화나 드라마를 일부러 찾아서 봤다. 이건 본능적인 이끌림에 틀림이 없다라고 생각하던 차에, 이 책 [숭배하는 자, 호모 피델리스]를 만나게 되었다. 문화심리학자인 한민 교수님의 무속과 신앙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서인 이 책은 인류의 초기부터 시작된 보편적인 종교와 신앙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3장부터는 본격적으로 한국인들의 영혼에 새겨져있는 무속 신앙에 대해 다루기 시작한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 종교와 마음은 종교라는 것을, 인류 보편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인간에게 있어서 "신"이란 과연 무엇인가? 인간이 종교를 가지게 된 이유는? 등등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신앙이나 종교라는 개념을 과학, 문화, 지역적 특성 등등 아주 다양한 관점을 기반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여기서 흥미로웠던 부분이 바로 36쪽 ~ 37쪽에 나오는 좌뇌와 우뇌의 본질이었다. 평상시 인간은 좌뇌가 우뇌를 통제하여 하나의 자아로 인식하지만 질병이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좌뇌와 우뇌가 분리가 되면 우리는 우뇌의 명령을 '신의 목소리'로 인식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굉장히 합리적이고 그럴 듯한 설명으로 드리는 대목이었다.

이외에도 49쪽에 나와 있는 한국 귀신과 일본 귀신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설명해놓은 부분도 대단히 재미있었다. 한국의 귀신은 한을 풀기 위해서 관청의 사또를 찾아가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종의 "민원형"이고, 일본 귀신은 특정 영역에 머무르면서 영역을 침범한 인간들은 무조건 해친다고 한다. 한국의 귀신들은 잘 달래기만 해도 승천을 하는 반면, 일본 귀신들은 달래는게 불가능하여 무조건 "소멸"이나 "봉인"한다고 하니 문화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졌다. 55쪽에 나오는 유목민들의 특징인 유일신 종교와 70쪽에 나오는 제정일치 시대에는 사제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기도 했다는 사실로 흥미로웠다.

그런데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백미는 한국 속의 무속 신앙과 종교를 살펴보는 2장부터의 내용들이었다. 깊이있는 분석과 폭넓은 해석으로 독자들의 궁금증을 그야말로 완벽하게 풀어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웠던 부분을 이야기해보자면, 우선 108쪽 "전 국민이 태몽이 있는 나라 " 였는데, 아기에 대한 예지몽을 꾸는 나라가 우리 밖에 없다니 굉장히 신기했다. 신화, 전설 등 일종의 원형적 이미지가 꿈으로 나타난다는 부분이 설득력이 있었다. 나는 특히 186쪽 무당의 역할에 대해 분석해놓은 부분이 재미있었다. 무당은 제사를 주관하는 제관이자, 상담을 받아주는 컨설턴트에, 화려한 퍼포먼스인 굿을 주관한, 요즘으로 치면 아이돌같은 연예인이었다고... 무당과 굿 그리고 무속신앙 전체가 우리의 삶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해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우리 인간은 존재한 그 순간부터 신, 창조주, 그리고 이 세상에 대해서 의문을 품어왔다. 과학적으로 따져보면 "신"이란 존재하지 않는 그냥 추상적인 개념에 불과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도 꾸준히 이상현상을 경험하는 사람이 있고, 해가 바뀌면 우리는 용한 무당에게 미래를 물으러 가곤 한다. 시대와 장소에 상관없이 사람들은 특정 신을 섬기고 받들며 종교라고 하는 이 체계는 우리의 일상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친다. 전문가가 쓴 책이긴 하지만, 이 책은 쉽고 잘 읽힌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았고, 사회, 문화, 과학, 지역 등등 아주 다양한 관점으로 이 주제에 대해서 접근하고 있다. 종교와 신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 무속 신앙에 큰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 [숭배하는 자들,호모 피델리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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