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코드 - 대학가는 길을 찾아주는 공부의 내비게이션
조남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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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특히 중고등학교 수험생들에게 공부란 절대절명의 지상과제이자, 피할 수 없는 통과제의이다. 그러나 공부를 하는 아이에서 공부를 시키는 어른에 이르기까지 공부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그래서인지 어떻게 하면 공부를 쉽게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책들이 해마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쏟아져 나온다. 

 

그동안 이런 저런 공부법 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왔고, 그 가운데 몇몇은 대중의 관심을 끌어 베스트셀러들가 되기도 했었다. 어떤 것들은 실제로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고, 어떤 것들은 그럴싸한 내용에 비해 그다지 실효성이 없는 것도 있었다. 서울대생들의 공부법이라는 속칭으로 널리 알려진 이 책 <스터디코드>도 꽤나 널리 알려진 공부법 책이고, 저자 조남호는 동명의 자기주도적 학습 관련 사업가이자 공부 전문가로 유명하다.

 

그러나 학교에 몸담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한 사람의 교사로서 나름대로 참신하고 효과가 입증되었다는 공부법들을 살펴보면 지나친 과장 광고인 경우가 십중팔구다. 이 책 <스터디코드> 또한 그렇다. 누구나 다 아는 공부법을 서울대생 3000명을 심층 조사해서 오랜 연구 끝에 내놓은 '그들'만의 공부 비법인양 책 곳곳에서 광고를 하지만, 조금만 훑어봐도 그것이 사기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저자가 정리한 스터디코드의 명제들을 살펴보자. 먼저 Think Study. 공부의 성격과 본질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 Think Deep & Back.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공부하고, Think Dream. 꿈을 가지고, Think Yourself. 자신의 공부 습관과 환경을 살피고, Think Plan. 계획을 짜고, Keep Think. 꾸준히 노력하는 것. 뭐가 비법인가? 왜 공부해야 하는가 하는 동기가 분명히 하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장기계획에서 단기계획에 이르기까지 계획을 세워, 평소 공부에 열중하면서 단순 암기보다 철저한 이해를 중심으로 하는 공부. 이것은 공부의 기본 아닌가?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이것이야말로 유일한 공부의 비법이다. 어줍잖은 포장과 유들유들한 언변으로 그럴듯하게 구라를 쳐서 순진한 학생들과 불안한 학부모들을 유혹하는 사기꾼들이 넘쳐 나는 세상이다. 인간이 되는 것이 교육이고 공부인데, 공부가 그저 대학입시를 통과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란 노골적인 목적론적, 결과론적, 단세포적 사고가 현실적이라 받아들여지는 세상이 안타까울 뿐이다. 공부란 어려운 과정을 온몸으로 통과하면서 인격적 성숙과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발견을 얻어야 할 것인데 공장에서 물건 찍어 만들듯 적당한 코드와 몇 가지 방법으로 그 모든 것을 대신하려 하는 사고방식이 꽤나 널리 호응을 얻는 것을 보니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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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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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이라는 명민한 작가의 에세이 <불안>은 엄밀히 말해 '사회적 지위'에 대한 현대인들의 불안감과 위기의식을 주제로 삼고 있다. 나날이 증가하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현대인들은 오히려 상대적 궁핍감 내지는 궁핍에 대한 불안감을 삶의 조건처럼 유지하며 살아간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보다 자신의 지위, 소유, 부, 명예 등 외적인 조건에 의해서만 타인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는 능력주의의 신화가 지배하는 현대는 가난과 지리멸렬한 일상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고 받아들였던 과거보다 과연 행복한 것일까? 

 

보통은 그의 박람강기한 재주로 그러한 불안의 원인을 통시적인 안목으로 개인의 심리, 경제, 정치, 문화의 측면에서 분석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들을 철학, 예술, 종교, 대안적 삶의 양식 등에서 찾고 있다. 아주 일상적인 소재에서 광범위한 사유를 펼치는 저자의 지적 상상력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우리나라에 고정 독자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이유를 이 책 한 권으로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특히나 번역자인 정영목의 유려한 우리말 번역이 이 책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저자의 다른 책을 궁금하게 만든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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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 행성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류시화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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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는 2008년 오프라 윈프리쇼 북클럽에 선정되어 이례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10주 동안 저자 에크하르트 톨레와 오프라 윈프리, 그리고 전세계의 독자들이 함께 대화를 나눴던 화제의 책 <A New Earth>를 명상가이자 시인, 인기 번역작가인 류시화가 번역한 책이다.

 

<NOW>는 위기에 직면한 인류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기 위해 반드시 깨어나야 하는 '에고의 환상'을 자상하게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의 일반적인 자아 정체성인 에고('나'라는 의식)는 하나의 생각, 하나의 기능장애로서 끊임없이 속삭이는 '머릿속의 목소리'이다. 그것은 형상과 생각과의 동일시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정한 우리 자신이 아니다. 진정한 우리의 본질은 그러한 형상과 생각의 배경으로 늘 지금 이 순간 존재하고 있는 순수의식이다. 그것은 언어와 생각으로 접근할 수 없는 것이기에 침묵이라 할 수 있다.   

 

에고는 하나의 환상, 실체가 없는 것이기에 항상 자신의 존재성을 외부로부터 획득해야만 한다. 그러한 에고를 자기 자신이라 믿고 살아가야 하기에 인류는 늘 어떠한 기능장애 상태, 심리적 고통과 불만족을 벗어나기 힘들다.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 뿌리 내리지 못하기에 늘 만족을 주리라 기대되는 미래의 어떤 순간을 상정하고 부단히 애쓰지만 미래는 하나의 허구적 관념일 뿐 결코 오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의 진실에 머무는 것, 형상과 생각의 동일시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의 본래 모습에 눈뜨는 것으로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하는 '새로운 세상'을 발견할 수 있다고 톨레는 말한다. 

 

톨레가 말하는 '지금(NOW)'은 언제인가? 창 밖에 낙엽이 또 하나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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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심리학 - 가르치는 사람들을 위한 행복한 치유
토니 험프리스 지음, 안기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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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사람마다 그 의미를 달리 해석하는 경우가 있지만 선생 노릇이 워낙 고된 까닭에 그 똥마저 먹을 것이 없어 개도 먹지 않는다는 말이 본래 의미다. 직업마다 그 나름의 고충과 어려움이 왜 없지 않겠느냐마는 선생이란 직업만큼 고된 일이 또 있을까? 이것은 비단 나 자신이 현직 교사이어서 하는 말은 아니다. 가끔 교직의 특수성을 무시하거나 일방적인 경제논리로 교육을 재단하는 '배워먹지 못한 인간들'을 볼 때면 그들을 가르친 선생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이 사회경제적 지위 획득의 수단으로 전락된지 이미 오래다 보니 지나친 학력경쟁과 그로 유발되는 학교의 비인간화,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유대 약화, 교원평가와 성과급제를 통한 교직사회의 경쟁 강화 등 급변하는 사회 상황 속에서 많은 교사들이 좌절감과 허무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가 급변하니 교육도, 학교도, 그리고 거기에 근무하는 교사도 그 변화의 물결에 발맞추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사람들에게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식의 말은 이미 흘러가버린 유행가 가락 같은 것일 것이다. 

 

토니 험프리스의 <선생님의 심리학>은 비록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교사와 관리자(교장, 교감), 동료 교사, 학생들 사이의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상황과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 등을 기능주의적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 읽기가 어려운 면도 있지만 4장 선생님과 학생을 위한 치유의 심리학과 5장 함께 만들어 나가는 행복한 교실은 학교에 몸담고 있는 교사들이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눠볼 만한 내용이다. 특히나 교사, 관리자, 학생들이 학교에서 부딪힐 수 있는 여러 문제상황을 '자부심'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저자의 관점에 상당히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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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전 : 꾀주머니 뱃속에 차고 계수나무에 간 달아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8
장재화 지음, 이지은 그림 / 나라말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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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용왕과 충성스런 자라, 영악한 토끼가 나오는 <토끼전>은 우리나라 사람이면 어릴 적에 한번쯤은 동화책으로 읽어보았음직한 소설이다. 문제는 그렇게 간추려진 줄거리 중심의 이야기만 읽고 제대로 된 원본은 거의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원본 텍스트가 가지는 다채로운 에피소드와 문체의 맛, 인물의 다양한 성격을 즐기지 못하는 까닭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전소설을 그저 어린이용 동화책 정도로만 인식하는 것이다. 

 

여러 이본들 가운데 가람본 <별토가>와 박봉술이 부른 판소리 <수궁가>를 저본으로 한 이 <토끼전>만 하더라도 동화책에 등장하지 않는 별주부의 아내 이야기, 별주부가 뭍에 가서 소와 만나 나누는 대화, 토끼가 별주부의 아내를 취하는 대목, 용왕과 별주부를 속이고 뭍으로 돌아온 토끼가 또다시 꾀를 내어 사람들이 쳐놓은 그물과 독수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목숨을 구하는 부분과 같이 축약본에서는 볼 수 없는 풍부한 사건들이 가득 들어 있다. 

 

조선 후기의 가혹한 사회상황 속에서 지배층의 가렴주구에 시달리던 당대 백성들에게 뻔뻔스럽고 능청스럽게 용왕과 수국의 조정 신하들을 속이는 토끼의 모습은 자못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지 않았을까? 특히나 의심많은 용왕에게 간을 넣다 빼는 구멍이랍시고 똥꼬를 들이미는 토끼의 행위는 풍자와 해학의 극치이다. 뭍에서나 수궁에서나 늘 생명의 위협을 받는 토끼의 처지가 오늘날 날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힘 없는 서민들의 삶과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듯하다. 예나 지금이나 힘 없는 사람은 슬기로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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