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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심리학 - 가르치는 사람들을 위한 행복한 치유
토니 험프리스 지음, 안기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사람마다 그 의미를 달리 해석하는 경우가 있지만 선생 노릇이 워낙 고된 까닭에 그 똥마저 먹을 것이 없어 개도 먹지 않는다는 말이 본래 의미다. 직업마다 그 나름의 고충과 어려움이 왜 없지 않겠느냐마는 선생이란 직업만큼 고된 일이 또 있을까? 이것은 비단 나 자신이 현직 교사이어서 하는 말은 아니다. 가끔 교직의 특수성을 무시하거나 일방적인 경제논리로 교육을 재단하는 '배워먹지 못한 인간들'을 볼 때면 그들을 가르친 선생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이 사회경제적 지위 획득의 수단으로 전락된지 이미 오래다 보니 지나친 학력경쟁과 그로 유발되는 학교의 비인간화,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유대 약화, 교원평가와 성과급제를 통한 교직사회의 경쟁 강화 등 급변하는 사회 상황 속에서 많은 교사들이 좌절감과 허무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가 급변하니 교육도, 학교도, 그리고 거기에 근무하는 교사도 그 변화의 물결에 발맞추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사람들에게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식의 말은 이미 흘러가버린 유행가 가락 같은 것일 것이다.
토니 험프리스의 <선생님의 심리학>은 비록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교사와 관리자(교장, 교감), 동료 교사, 학생들 사이의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상황과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 등을 기능주의적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 읽기가 어려운 면도 있지만 4장 선생님과 학생을 위한 치유의 심리학과 5장 함께 만들어 나가는 행복한 교실은 학교에 몸담고 있는 교사들이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눠볼 만한 내용이다. 특히나 교사, 관리자, 학생들이 학교에서 부딪힐 수 있는 여러 문제상황을 '자부심'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저자의 관점에 상당히 공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