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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또 다른 나 -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 떠나는 심리 치유 에세이
배준표 지음 / 작은씨앗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퇴근 길 우연히 들린 서점의 한 구석에서 발견한 책이었다. 그 책과 처음 만난 날은 제목에 끌려 몇 장을 읽어보다가는 다시 제 자리에 꽂아 두고 빈 손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튿날, 퇴근 길에 어제와는 다른 서점에 가서도 그 책을 또 발견하고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서점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첫 페이지부터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저자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가정사와 자살을 꿈꾸며 극심한 대인공포와 조울증으로 점철된 사춘기 시절을 지나 스스로 자신이 가진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더 넓은 세계로 도전하는 책의 전반부를 다 읽을 무렵 나는 계산대로 가서 책을 사서 집으로 향했다. 때 마침 버스가 교통 체증에 걸려 책의 나머지 후반 부분을 읽을 무렵, 진실한 사랑을 만나 그가 그토록 꿈 꿨던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부분에선 잠시 코끝이 찡하기도 했다.
'상처받은 치유자'란 말이 있다. 많은 심리상담가나 치유자들 자신 스스로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겪은 후에야 다른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자가 된다고 한다. 정신과 치료와 약물을 거부하고 자신의 마음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기록하는 탐구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문제를 극복한 저자는 과거의 자신처럼 심리적 문제를 가진 이들을 위한 사이버 공간(cafe.daum.net/daeingongpo)을 마련하고 오랫동안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생의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만나 진정으로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기 위해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삶이란 하나의 거대한 환상이며 놀이공원이다. 우리를 위협하는 공포와 긴장감의 정체를 바로 알게 되면 비로소 우리는 삶을 즐기며 누릴 수 있게 된다. 아직 젊은 저자의 삶에 대한 용기와 도전에 오랫동안 잊고 있던 젊은 시절의 꿈 하나가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 꿈틀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내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삶은 아름답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