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스토리
에릭 시걸 지음, 황보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아마 내가 아주 어릴 적 흑백 티브이에서였을 거다. 에릭 시걸의 베스트셀러 소설 <러브 스토리>를 영화로 본 것은. 기억 나는 장면이라곤 눈밭을 뒹구는 젊은 남녀와 그들의 촌스러워 보이던 결혼식 장면, 그리고 'Where do I begin....'으로 시작되는 앤디 윌리엄스의 주제가와 프란시스 레이의 감미로운 음악이다.     


전혀 다른 사회 경제적 배경을 가진 두 남녀가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진부한 이야기. 게다가 여주인공이 백혈병에 걸려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는, 말 그대로 '신파조 러브 스토리'의 원조가 바로 <러브 스토리>다. 물론 주인공 제니퍼와 올리버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올리버와 그의 아버지, 제니퍼와 그의 아버지, 서로 다른 두 부자(부녀) 간의 사랑 이야기도, 나이가 들어 읽어보니, 꽤나 의미심장하다. 특히나 늘 엄격하고 자신보다 큰 존재로만 보이던 아버지에게 무의식적인 반항을 하던 올리버가 제니퍼와 그녀의 죽음을 통해 아버지와 화해하는 부분이라든지,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초반의 다소 오만한 젊은 무신론자 부부가 인간의 이성으로 어찌해 볼 수 없는 불행한 운명 앞에서 신과 종교에 대해 보다 수용적인 모습을 보이는 부분들도 젊었을 때 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이다.       

 이 소설의 작가 에릭 시걸은 2010년 1월 17일 향년 72세의 나이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러브 스토리>는 물론 그의 다른 소설 <닥터스>도 군대 시절 매우 감동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