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토록 많은 책들이 있지만 한 사람이 평생 읽을 수 있는 책은 과연 몇 권일까? 일본의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어느 날 집에 앉아 있다가 문득 자기가 도대체 몇권의 책을 읽었는지 진지하게 헤아려 보고 싶어졌다. 그 계산을 끝낸 뒤에는 자기가 평생 몇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건 별로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먼저 한 사람이 평생 책을 읽을 수 있는 날이 며칠인지 계산하고, 그다음에 책 한 권을 읽는 데 평균적으로 몇 시간이 걸리는지 계산하자 금세 답이 나왔다. 계산을 마친 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왈칵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그는 자기가 아무리 성실한 독서가라도 해도 평생 겨우 3천 권에서 4천 권밖에 책을 못 읽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 종의 기원을 읽다 中-


다자이 오사무가 존경해 마지 않았으나 결국에는 수상하지 못한 '아쿠타가와상'의 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아닌가? 류노스케는 읽지 못하는 수 많은 책들이 눈에 밟혀 왈칵 울음을 쏟았다지만, 1,100페이지 짜리 동의보감을 2년째 읽고 있는 나에게는 왠지 모를 억울함 때문에 이 글을 보고 눈물이 날뻔 했다. 살면서 몇 권이나 읽겠다고 읽지도 못하는 책들을 보관리스트에 저장하고 장바구니 담아대는지..결제만 해 놓고 못 보고 있는 미드나 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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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02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에 3천 권 이상 읽었다고 ‘입력‘한 회원들을 보게 됩니다. 정말 그 어마어마한 책을 읽었다면 대단한 일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그 정도, 또는 그 이상의 책을 읽으려면 아무 일을 안 해야 되고, 밥 먹는 시간도 아껴야 할 겁니다. 말 그대로 아침에 일어나서 잠 자기 전까지, 아니면 밤을 새면서까지 읽어야 합니다. 불가능한 일이에요.

에로틱번뇌보이 2017-03-03 13:02   좋아요 0 | URL
저도 한때 다치바나 다카시처럼 많은 책을 읽고 싶어 ˝책, 10권 동시에 읽어라˝같은 독서법 책에 꽤나 관심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책에 나온대로 병렬 독서도 실천해보았으나, 저 같은 필부필부에게는 불가능한 독서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