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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송어낚시
리차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평점 :
역시 명작으로 일컬어지는 책에는 이유가 있다. 산업화되 피폐한 미국의 몸과 마음과 그 과정에서 외면된 자연과 녹색에 대해 기가막히게 은유하고 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정말, 그러고 싶지만, 재미없었다. 꼭 이렇게 썼어야 했어? 지금은 60년대가 아니라, 2007년이고, 여기는 미쿡이 아니라, 한국이기 때문일까? 무튼, 그렇게 대단한 책이라고 하니, 나중에 한 번쯤 더 읽어볼지도 모르겠다.
서울의 큰 서점에 가면, 다이앤 애커먼의 <감각의 박물학>은 박물관 섹션에서 찾아볼 수 있고,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우아하고 고상한 일본 야구>는 스포츠 섹션에, 그리고 리차드 브라우티건의 <미국의 송어낚시>는 낚시 섹션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진짜 낚시 책인게 아닐까? 나는 낚시에 조금도 관심 없기 때문에, 이 책이 이렇게 지루했던게 아닐까?
시대와 장소를 탓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하는 뭔가를 항상 찾고 즐거워하는 독자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책이라고 이렇게 투덜거릴 이유는 없지 않은가.
'우리의 저주는 그 식물의 뿌리에게 일종의 음악이 되었다. 가지를 도끼로 쳐내는 것은 그 엉겅퀴에게 하프시코드를 연주해 주는 것과 같았다. 캐나다 엉겅퀴는 실로 끈질기게 자신의 존재를 그곳에 존속시켰다.'
딱 요부분만 재미있었다.
내가 왜 미주를 좋아했는지 생각났다. 오랜만에 역주가 책 뒤로 다 몰려있었는데, 하나도 안 봤고, 앞으로도 안 보지 싶다.
행여라도 읽고 넘어가고 싶지 않게 역주를 다 책 뒤로 몰아준 역자에게 감사한다.
그래도 책을 읽었으니, 뭐라고 책에 대한 얘기를 지껄여보고 싶지만, 할 말이 없다. 침묵.
<미국의 송어낚시>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재미있게 읽힌다. 자신을 이 책에 열어놓음으로써, 여러분은 소설이 주는 모든 좋은 것들을 맛보게 될 것이다. 또 자신의 상상속의집에서 여러분은 웃고 흥분하며, 울고 감탄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브라우티건의 문장이 그만큼 아름다고 속도감 있게 읽히기 때문이다.
.. 라는건 뉴욕타임즈의 북리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