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피의 나라 러시아 미술 Art Travel 1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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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라는 믿을 만한 출판사에서 기획한 ART TRAVEL은. '미술 명소를 중심으로 감상의 길을 안내하는 시리즈'이다. 근간으로 기획하고 있는 <뉴욕 미술관>, <런던 미술관>,<북유럽 미술관>등에 대해서는 그 방대한 양과 이미 나와 있는 좋은 책들 사이에서 어떤 차이점을 둘지 궁금하긴하지만, <눈과 피의 나라 러시아 미술>은 그 분야에 소개 되어 있는 책들도 거의 없고,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러시아 미술이 유럽이나 미국 등에 비해 덜 알려지고 낯선 점에서 꽤나 멋진 기획의 첫발을 디뎠다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편안하고 쉽게 글을 쓰는 이주헌이니 금상첨화이다.

앞에서 아트트래블이라는 시리즈에 대해 먼저 언급한 것은 이 책이 '러시아 미술' 입문서라기보다는(물론 그런 역할을 훌륭히 해내기는 하지만) 러시아에 있는 미술관들을 돌아본 이야기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어서이다. 얼마 안 되는 단점(단순히 내 개인적 취향의 문제이긴 하지만)을 먼저 이야기한다면, 책의 꽤 많은 부분을 (1/4 정도) 마지막에 소개되는 에르미타슈 박물관의 그 방대한 유럽 컬렉션이 잡아 먹고 있기 때문인데, 렘브란트나 루벤스 등을 보기 위해 이 책을 고른건 아니였기 때문이다. 차라리 러시아 미술에 대해 더 많은 양( 특히 추상의 칸딘스키나 말레비치 등 낯익은 러시아 추상 화가들)을 소개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외에는 도판의 질이라던가, 시간순, 또는 컨셉별로 작품과 화가, 그리고 러시아의 역사와 사회상을 이야기해주는 짜임은 아주 좋았고, 부록격인 러시아 회화사 정리나 책에 나왔던 화가의 간략한 백과사전식 소개, 그리고, 도판으로 나왔던 그림에 대한정보등은 꽤나 신경쓴 흔적이 보였으며, 유용했다.

러시아의 가장 크고 유명한 트레티야코프 미술관과 러시아 미술관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러시아 민중 앞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이미지를 유럽에서의 그것과 비교하여 이야기해주고 있고, 러시아 미술 하면 떠오르는 성화들, 이콘ICON에 대해서도 좋은 길잡이가 되었다. 그외에도 러시아 황실에 대한 이야기들, 농민혁명에 관한 장르화들, 그리고 러시아에서 자작나무가 의미하는 바와 러시아인들이 사랑한 자작나무 그림들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처음 접하는 화가들의 멋진 그림들과 이야기들이 러시아 미술에 대한 흥미를 있는대로 돋구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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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07-08-25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게나마 러시아 문화에서 자작나무가 뭘 뜻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문득 옛날에 읽던 웅진출판사 판 세계전래동화 러시아 권에서 자작나무숲이 이야기 배경이 되는 일이 잦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러시아의 자작나무는 한국의 ~~~라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설명해 주시면 더 머리에 잘 들어올 듯 하네요.

하이드 2007-08-25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가 우리의 나라나무라면, 자작나무는 러시아의 나라 나무다." 라고 나와요. 가장 사랑받는 나무이고, 예부터 슬라브 사람들은 자작나무가 사람을 보호하는 신의 선물이라 여겨 집근처에 자작나무를 심었다네요. 자작나무의 러시아 이름 '베료자' 는 '보호하다' 라는 뜻을 지닌 동사 '베레치'에서 유래한거라네요. 러시아 사람들은 여름맞이 명정을 '러시아 자작나무의 날'이라고도 한데요. 책에서는 그런 자작나무 이야기들과 자자나무가 그려져 있는 풍경화들이 소개되지요.

심술 2007-08-25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구나. 우리나라 애국가 2절에 남산 위의 저 소나무가 나오듯 러시아 국가에도 베료자가 나올 지도 모르겠군요.